잡지 《아동문학》 주체111(2022)년 제4호에 실린 글

 

우화 

 시라소니가 내다본 《수》

리완기

 

시라소니는 골이 쑤셔났습니다.

승냥이가 골안의 제왕이라고 자기같은것은 안중에도 두지 않고 심부름군부리듯하는것이였습니다. 그래도 범의 4촌이라고 작은 짐승들앞에서는 우쭐거리는 시라소니였지만 승냥이만은 당해낼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저 승냥이를 꾹 눌러놓을수 있을가?)

승냥이의 등쌀에 속을 썩이던 시라소니가 어느날 문득 기발한 생각을 해냈습니다.

그것은 제 새끼를 승냥이의 제자로 보내는것이였습니다.

시라소니는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열백번 따져보고는 흡족해했습니다.

(내가 정말 좋은 수를 생각해냈지. 일이란 하고보면 이렇게 단순한거야. 승냥이 이놈, 앙쌀맛을 봐라.)

그로부터 몇달후 돌아온 새끼의 일솜씨를 본 시라소니는 놀랐습니다.

글쎄 제 새끼가 메돼지를 벼랑으로 유인해서 떨구어죽이고 단번에 그의 창고를 털어먹어치웠으니 말이지요.

(오호, 승냥이놈기질그대로이군.)

하루는 새끼가 시라소니를 찾아와 곰을 잡아치우겠다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자기가 엄두도 내지 못한 일을 새끼가 하겠다고 선뜻 나서니 시라소니는 속으로 감탄까지 했습니다.

《그래, 무슨 수를 쓰려니?》

《외통길에 덫틀을 만들어놓으려고 해요.》

시라소니는 아주 자신만만해서 대답하는 새끼에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의심많고 촉기빠른 곰놈을 그곳으로 유인하기가 헐하겠니? 까딱 실수하는 날엔 너나 나나 끝장이다.》

미덥지 않아 머리를 기웃거리는 시라소니에게 새끼가 말했습니다.

《그건 걱정없어요. 곰하구 아주 친한 사이인 산달과 다 약속했거던요. 덫틀을 놓은곳까지 끌고오면 후에 곰네 창고에서 절반을 덜어주겠다고요.》

《뭐? 절반씩이나? 그건 좀 너무하지 않니?》

그러나 곰을 없애고는 산달까지 마저 해치우고 창고를 독차지하겠다는 새끼의 말에 시라소니는 크게 감탄하며 중얼거렸습니다.

《포악한건 꼭 승냥이한가지로군. 좋아좋아, 승냥이를 이기려면 그놈을 릉가해야 돼.》

며칠후 제 새끼가 삼지골외통길에서 곰을 잡았다는 놀라운 소식을 전해들은 시라소니는 춤추듯 두팔을 휘둘러대며 그곳으로 달려갔습니다.

(정말 내 새끼가 대단하구나. 이젠 승냥이놈을 잡으라고 해야지. 이게 바로 내가 내다본 수야.)

기분이 등 떠서 삼지골입구에 들어서던 시라소니는 발에 뭔가 걸치는 바람에 앞으로 푹 꼬꾸라졌습니다. 이어 정신차릴새없이 묵직한 덫틀이 쾅 하고 내려앉았습니다.

시라소니는 악소리를 지르며 깔리고말았습니다.

《아이쿠, 이게 뭐야?》

시라소니가 아우성을 치는데 어디에 숨었댔는지 제 새끼가 히들거리며 다가왔습니다.

《이, 이놈아… 잡겠다던 곰은 안잡고… 이 애비를 잡아?…》

《할수 없지요. 아무렴 내가 죽자고 곰에게 접어들겠나요? 어쨌든 내가 집창고를 독차지하게 되겠으니 정말 고마워요.》

덫틀에 깔린 시라소니는 너무 분통이 터져 가슴을 치며 한탄했습니다.

《아이쿠, 승냥이한테 새끼를 보냈던 내가 어리석었지.》

정말 시라소니는 어리석기 그지없었습니다.

죽는 순간까지도 끝내 깨닫지 못했거던요. 서로 잡아먹을내기하는 승냥이골안에서는 어떤 수를 쓰든 반드시 망하고만다는걸 말입니다.

 

되돌이
감 상 글 쓰 기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를 하려면 여기를 눌러주십시오
Copyright © 2003 - 2022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