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111(2022)년 제7호에 실린 글

 

동화

 막내꿀벌의 날창

(2)

조명철 

 

막내꿀벌은 형들이 말릴 사이도 없이 하늘로 씽 날아올랐습니다.

《동산을 부탁해요. 인차 갔다오겠어요. 꽃나무들을 잘 돌봐주세요.》

막내꿀벌은 동산을 살릴수 있다는 기쁨을 안고 씽씽 날아갔습니다. 높고높은 구름봉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막내꿀벌은 이를 악물고 날고날아 이틀째만에는 금빛다람이네 야장간에 이르게 되였습니다.

《금빛다람이아저씨, 나에게 신기한 날창을 벼려주세요.》

막내꿀벌은 찾아온 사연을 서둘러 이야기했습니다.

《아저씨, 한시가 급해요. 우리 꽃동산의 꽃나무들이 다 죽어가요.》

막내꿀벌의 이야기를 다 들은 금빛다람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나서 말했습니다.

《그러니 너에게는 소리날창을 벼려주어야겠구나.》

《소리날창이요?》

막내꿀벌은 머리를 기웃거리며 금빛다람이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래, 내가 벼리는 날창은 나쁜 놈들을 따라가 잡는 날창인데 그놈들이 어떤 놈들인가에 따라 빛날창으로 벼릴수도 있고 소리날창으로 벼릴수도 있지, 또 다른 날창으로도 벼릴수 있고. … 저 잠자리들에게는 풍뎅이놈이 빛을 쫓아다닌다고 하기에 빛날창을 벼려주었단다.》

금빛다람이의 차근차근한 설명에 막내꿀벌은 알만하다는듯 머리를 끄덕이였습니다.

《그럼 어서 소리날창을 벼려주세요.》

막내꿀벌은 금빛다람이에게 졸라댔습니다.

《그래, 벼려주지. 날창을 벼리는건 별다른게 없는데 소리날창을 벼리려면 날창을 다 벼릴 때까지 소리를 먹여야 한단다, 사흘낮, 사흘밤을 쉬지 않고 말이다.》

《사흘낮, 사흘밤씩이나요?》

막내꿀벌은 입을 딱 벌렸습니다.

아무리 노래를 잘 부르는 막내꿀벌이기로서니 어떻게 사흘낮, 사흘밤을 쉬지 않고 노래를 부르겠나요.

그러나 다른 방도는 없었습니다. 동산을 위한 일인데 무엇을 서슴으랴 하는 생각에 막내꿀벌은 잠시라도 망설인 자신을 꾸짖으며 말했습니다.

《그건 걱정마세요. 노래를 부르겠어요.》

이렇게 되여 날창을 벼리는 일이 시작되였습니다.

막내꿀벌은 부지런히 일손을 다그치는 금빛다람이옆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봉봉봉 벼리자요

날창을 벼리자요

봉봉봉 말벌놈들

료정내자요      

 

막내꿀벌의 노래소리는 날창벼리는 소리와 함께 골안으로 울려갔습니다.

신기한 날창에 노래를 먹이느라 쉼없이 노래를 부르는 막내꿀벌의 목소리는 점점 갈렸습니다.

하지만 막내꿀벌은 노래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꽃동산의 꽃나무들과 꿀벌형제들이 그처럼 좋아하던 고운 목소리가 상했지만 막내꿀벌은 아쉽지 않았습니다.

막내꿀벌은 앞으로 아예 노래를 부르지 못한다고 해도 후회하지 않으리라 속다짐하며 노래를 부르고 또 불렀습니다.

정말 사흘낮, 사흘밤을 벼리니 신기한 날창이 완성되였습니다.

완성된 날창에서는 서슬푸른 빛과 함께 붕붕- 웅글은 소리까지 울려나왔습니다.

막내꿀벌은 날창을 꼭 쥐고 눈물을 머금었습니다.

(이젠 꽃동산을 구원할수 있게 되였구나.)

막내꿀벌은 금빛다람이에게 허리굽혀 인사를 하고나서 날창을 들고 꽃동산으로 향했습니다.

막내꿀벌이 소리날창을 가지고 꽃동산에 도착하니 꿀벌형제들이 그를 에워쌌습니다.

《막내가 왔구나. 이게 신기한 날창이냐?》

막내꿀벌은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였습니다. 며칠동안이나 노래를 부르다나니 이제는 말조차 하기가 힘들었던것입니다.

소리날창에 노래를 먹이느라 쉼없이 노래를 부르다가 목소리를 상했다는 말을 차마 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면 말벌놈들의 성화에 쓰러진 꽃나무들을 돌보느라 고생한 형제들이 얼마나 가슴아파하겠습니까.

막내꿀벌은 아픈 목을 움켜쥐고 간신히 말했습니다.

《자, 어서 이 날창으로 말벌놈들을 족치자요.》

막내꿀벌은 날창을 들고 푸웅- 소리가 나는 덩굴쪽으로 날아갔습니다.

그러자 소리날창은 붕- 소리를 내며 마구 뒤엉킨 다래덩굴속으로 곧바로 날아갔습니다.

《으악-》 하는 소리와 함께 말벌놈이 풀피리를 입에 문채로 땅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야! 말벌놈을 잡았다!》

꿀벌형제들이 환성을 올렸습니다.

소리날창은 한놈을 잡은데 그치지 않고 련속 여기저기로 날아다니며 말벌놈들을 잡아냈습니다.

이제 더는 푸웅- 하는 흉칙한 소리가 울리지 않았습니다.

《이젠 됐구나. 말벌놈들을 다 족쳤다!》

꿀벌형제들은 붕붕 날아예며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푸웅- 소리가 사라지자 쓰러졌던 꽃나무들도 다시 피여나기 시작했습니다.

《막내야, 이 기쁜 날 꽃나무들이 좋아하는 네 노래를 들어보자꾸나.》

맏이꿀벌이 막내꿀벌에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막내꿀벌은 빙그레 웃기만 할뿐 선뜻 입을 떼지 못했습니다.

노래를 부를수가 없었던것입니다.

갑자르기만 하는 막내를 바라보던 맏이꿀벌이 막내의 손에 쥐여진 소리날창과 막내를 번갈아보다가 물었습니다.

《어떻게 된거냐?》

막내꿀벌은 갈린 목소리로 떠듬떠듬 자초지종을 이야기했습니다.

막내꿀벌의 이야기를 듣는 꿀벌형제들은 눈굽을 훔치였습니다.

동산의 자랑이였던 고운 목소리를 서슴없이 바쳐 동산을 구원한 막내가 한없이 돋보이고 사랑스러웠던것입니다.

《넌 정말 훌륭하구나.》

꿀벌형제들이 막내의 머리며 잔등을 쓰다듬어주며 칭찬했습니다.

《뭘요, 누구나 다 그렇게 했을텐데요 뭐.》

막내꿀벌은 흔연히 웃으며 말했습니다.

《난 이제부터 소리날창으로 동산을 튼튼히 지킬테야요.》

꿀벌형제들은 동산을 위해 자기를 바쳐 큰 일을 하고도 응당한것으로 여기는 막내꿀벌이 너무도 대견하여 높이높이 추어올렸습니다.

꽃동산의 꽃나무들도 기특하고 고마운 막내꿀벌에게 달디단 꿀을 넘치게 안겨주었답니다.

 

막내꿀벌의 날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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