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111(2022)년 제8호에 실린 글

 

우화

망신당한 꿀꿀이

 리경진

꿀꿀이는 손님맞을 차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장차 사돈을 맺게 될 메돼지가 오늘 오겠다는 련락이 왔던것입니다.

(한상 푸짐히 차려서 사돈을 후하게 맞이해야지.)

꿀꿀이는 어뜩새벽부터 떡을 빚는다, 두부를 앗는다 하며 분주히 돌아갔습니다.

이때 대문밖에서 찾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보라구 꿀꿀이, 이런거야 따로 모았다가 버려야지 이렇게 행길옆에 막 버리면 쓰나.》

나가보니 양할머니가 대문밖 도랑에 내다보린 물고기대가리들을 가리키며 하는 말이였습니다.

《예예, 안됐어요. 손님이 오겠다기에 너무 바빠서…》

《손님이 오면 더 깨끗이 해야지.》

양할머니는 따끔히 타이르고 가버렸습니다.

(참, 늙으면 잔소리가 많다더니. … 사돈이 아무렴 청소검열을 올가?)

꿀꿀이는 투덜거리며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꿀꿀이는 큰 상우에다 떡이며 물고기며 맛있는 음식들을 무둑무둑 쌓아놓고 메돼지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이쯤하면 이 꿀꿀이가 손이 작다는 소리야 안듣겠지.)

그런데 점심때가 다 지나가도록 메돼지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처음 오는 길이여서 집을 찾지 못한게 아니야?)

꿀꿀이는 머리를 기웃거리며 집을 나섰습니다.

(여기 지키고있다가 사돈을 제꺽 맞아들여야지.)

꿀꿀이는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살구나무그늘에 퍼더버리고앉았습니다.

꿀꿀이가 제풀에 흥에 겨워 코노래를 부르고있는데 통신원까치가 쪽지편지를 전해주었습니다.

《꿀꿀이아주머닌 메돼지아주버니를 기다리지요?》

《응, 그런데 네가 그걸 어떻게 아니?》

꿀꿀이가 눈이 둥그래서 엉거주춤 일어서는데 까치가 말했습니다.

《이자 요 언덕너머에서 메돼지아주버니를 만났댔는데 아주머니더러 자기를 기다리지 말래요.》

《그래? 무슨 일이라두 …》

마음이 급해난 꿀꿀이는 쪽지편지를 흝어보았습니다.

편지에는 처음으로 사돈집을 찾아왔다가 대문밖에서부터 어지럽기 그지없는 집형편을 보고 사돈맺는것을 좀 생각해보겠다는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아니, 그럼? …)

꿀꿀이는 집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비자루질 한번 해보지 않은 울밑이며 모퉁이마다엔 오물이 쌓이고 회물 한번 바른적없는 울타리는 부실부실 흙이 떨어져 볼꼴이 없었습니다.

남들이 다들 집을 깨끗이 꾸릴 때도 괜한 짓을 한다고 코웃음쳤던 꿀꿀이였습니다.

《아이쿠, 사돈을 푸짐하게 맞는다는노릇이 이게 뭐람. 겉볼 안이라고 사돈이 대문밖에서부터 눈여겨본다는걸 왜 몰랐을가. 배불리 먹고 푹 자는데 지장이 없다고 되는대로 살다간 이렇게 배척받는 신세가 되고마는구나.》

얼굴이 시뻘개진 꿀꿀이는 너무도 부끄러워 집안으로 달려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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