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111(2022)년 제9호에 실린 글

 

우화 

 방울염소의 《편지농사》

문영철

 

턱밑에 달랑달랑 방울단 방울염소

제딴에는 동산의 문장가라고

늘 우쭐대군 하였다네

 

어느 봄날 이웃에 사는

깡충이가 찾아와

풍년모 함께 키우자고 하니

방울염소 턱쳐들고 대답하길

《내 걱정은 하지 말게

난 힘들게 일하지 않고서도

올해농사를 잘 지을수 있어》

 

그리고는 보란듯이 책상우에

종이장 펼쳐놓고

여기저기에 편지를 띄웠네

《저를 친동생보다 더 살뜰히

돌봐주시는 황소형

실한 벼모를 좀 보내주세요

황소형의 건강을 바라는 방울이 올림》

 

《나의 둘도 없는 딱친구 멍멍이

네가 얼마나 보고싶은지

꿈에 다 보이더구나

참, 좋은 강냉이모를 좀 보내렴

언제나 너를 못잊는 방울이》

 

《으뜸가는 호박박사 꿀꿀이아주머니 앞

저는 꿀꿀이호박박사의 제자가

되고싶습니다

그러니 좋은 떡호박모를 좀 보내주십시오

꿀꿀이박사가 제일 사랑하는 방울이》

 

그러자 여기저기서 정말로

풍년모를 보내왔네

벼모도 강냉이모도

그리고 꿀꿀이아주머니한테 부탁했던

떡호박과 땅호박모도…

 

《헹, 귀맛좋은 글을

몇자씩 적어보냈더니 앉아서도

이렇게 많은 모들이 생겼구나》

방울염소는 사기나서 깡충이한테

자랑을 하였네

 

헌데 보내온 모들에서 싹은 텄으나

물주고 김매기가 헐치 않았네

턱수염에 맺힌 땀방울 훔치고나서

방울염소 또다시 책상에 마주앉아

여기저기에 편지들을 띄웠네

 

그런데 보내온 회답편지들은…

《이보라구, 둘도 없는 방울염소동생

생각같아서는 금시라도 달려가고싶지만

그럴 겨를이 없구만, 리해해주게

황소로부터》

 

《나를 잊지 못해 꿈에도 본다는 방울아

나도 밤마다 꿈에 너의 밭김을 매준단다

조금만 더 기다려

너의 딱친구 멍멍이로부터》

 

《나의 제자가 되겠다는 방울이

자넨 땀흘려 성실히 일하는 법부터

배워야겠네

꿀꿀이박사로부터》

 

아까운 시간을 보내며

온 여름내 자기를 도와줄 일손들만

애타게 기다리던 방울염소

이런 회답편지들을 받아안자

그만 맥이 풀려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네

 

《아이쿠, 망했구나 망했어

닥쳐올 겨울은 어떻게 난담》

여름철은 다 놓치고

가을되여 쭉정이만 걷어들인 방울염소

이렇게 저 혼자 한탄하고있을적에

풍년열매 걷어들인 깡충이

충고를 하였다네

 

《어찌겠나, 그렇게 일하기 싫어

남만 쳐다보며 <편지농사>를 짓다가

한해농사를 망쳤으니

이제는 글자를 씹어먹으며

겨울을 나는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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