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111(2022)년 제10호에 실린 글

 

우화 

 여우할미의 보짐털기

조명철

 

굶주린 배를 부여안고

여기저기 헤매던 늙다리 여우할미

어느날 뿔사슴의원할아버지네 집

퇴마루에 놓인 보따리를 발견했네

 

(저게 뭐야?)

누구도 없는 집마당에 살그머니 들어가

보따리를 안고나와 헤쳐보니

맛있는 음식 가득 쌓여있겠지

 

얼씨구 좋구나 주린 배를 채운 여우할미

그 주변을 떠나지 않았네

동산짐승들 돌보느라 늘 집을 비우는

뿔사슴의원에게 가져오는 보짐털기로

호강할 꿈을 꾸며…

 

어느날 뿔사슴네 집에 찾아온 점박이노루

여우할미 숨어 엿보는줄 모르고

소중히 안고온 산삼보약단지

편지와 함께 퇴마루에 놓고갔네

 

점박이노루가 사라진 뒤

얼른 보약단지 안고나온 여우할미

노루의 편지는 구겨버리고

산삼보약 퍼먹으며 히물거렸네

(흐흐, 내가 명당자리를 타고앉았군)

 

여우할미 하는짓 알리없는 의원할아버지

길가에서 만난 점박이노루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네 어리둥절해졌네

 

《허허, 웬 보약단지 말인가?

난 꿈에도 본적이 없어》

《아니, 내가 분명

할아버지네 집 마루에 놓고왔는데…》

 

그 바람에 덜컥 의심생긴 이웃들도

저저마다 덩달아 사슴한테 물었네

그러나 성의어린 음식보따리들

어느 하나도 제대로 전달된게 없었네

《하, 이거 나쁜 놈이 있군》

동산짐승들 각성을 높여야겠다고 윽윽댔네

 

며칠후 멍멍이가 놓고간

음식보따리 가로챈 여우할미

얼른 수풀속에 들어가

향기론 꿀냄새 몰몰 나는 보따리를 푸는데

보따리속에서 쏟아져나온 벌떼

사정없이 여우할미에게 달려드네

 

으악- 비명소리지르며

여우할미 수풀속에서 맴돌이치는데

비명소리 듣고 달려온 멍멍이

성이 나서 꾸짖었네

《동네에 없던 일이 자꾸 생겨

화목하던 분위기가 깨져나가길래

그 장본인을 붙잡느라

벌둥지를 싸서 가져다놓았더니

여우 네놈이 걸려들었구나》

 

벌에게 쏘이며 맴돌이치는 여우할미꼴 보며

동산짐승들 쓰겁게 웃었네

《하하, 여우할미가 보짐털기덕을

톡톡히 보는군

남의것을 가로채먹으려면

저런 봉변 당할 각오도 하고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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