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112(2023)년 제2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특별숙제
김현심
마지막회
우리는 모두 한가정
반장큰엄마가 천구럭에 무엇을 가득 들고들어왔습니다.
《우리 진송이, 은송이가 빨리 나으라고 온 인민반큰아버지, 큰엄마들이 맛있는걸 보내줬구나. 이제 보겠니?》
반장큰엄마는 천구럭을 펼치였습니다.
《이건 옆집 철이 할머니가 보내준 신선한 오이, 이건 아래집 영성이네가 보내준 찰떡, 이건 웃집 순아네가 보내준 이면수… 아니, 이건 또 뭐냐? 놀이감땅크?!》
그런데 그 놀이감땅크에는 무슨 종이쪽지가 끼워져있었습니다. 반장큰엄마가 똘똘만 그 쪽지를 펼쳐서 읽어보고는 《호호호》 하고 큰소리로 웃더니 나에게 내여 밀었습니다.
《딱친구 성은송이에게.
네가 그렇게 갖고싶어하던 땅크를 드디여 큰맘먹고 네게 아주 준다. 그리고 도제 두알 남았던 사과를 다 보내니 진송형하구 꼭같이 나누어먹고 빨리 낫기를 바란다. 회답은 전화로 할것. 박건웅 보냄.》
나는 이부자리에 앉은채로 《105》라는 수자를 포탑에 새긴 건웅이의 그 무선조종놀이감땅크를 들고 이윽히 내려다보았습니다. 열흘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살살 알랑을 부리기도 하고 종주먹을 들고 위협해보기도 했지만 도대체 어림도 없더니… 어느새 나는 코물을 훌쩍훌쩍 들이마시고있었습니다.
그런데 반장큰엄마가 구럭의 맨 밑바닥에서 무슨 종이장을 또 하나 꺼내들었습니다.
《에쿠, 여기 편지가 하나 더 있구나. 어디 보자.
〈진송동무에게, 동무가 세게 앓는다고 우리 엄마랑 모두 걱정을 해. 사과는 동생 건웅이한테 선손을 뺏겼으니까 나는 동무에게 우리 엄마가 지져준 록두지짐을 보낼게. 정말 맛있어. 빨리 나아. 류정희 씀.〉
원참, 녀석들도… 철부지들이 제법이라니까. 내가 다 눈물이 나는구나.》
반장큰엄마는 또다시 남몰래 눈굽을 닦았습니다. 군대아저씨들이 나와 형을 바라보며 그윽히 미소를 지었습니다.
《너희들은 정말이지 참 복동이들이라니까. 그래 이런 하나의 대가정속에 우리가 살고있어 오늘의 최대비상방역전에서도 우린 꼭 승리하는거란다.》
나는 어린 마음에도 가슴에 꽉 차오르는것이 있었습니다.
참 좋은 동무들, 화목한 우리 마을, 고마운 군대아저씨들… 말그대로 우리는 모두 한가정, 한식솔이였습니다.
특별숙제
군대아저씨들은 어뜩새벽에도, 깊은 밤에도 그냥 찾아왔습니다.
아저씨들이 내준 특별숙제정형을 검열하기 위해서지요.
예? 무슨 특별숙제인가구요?
나와 형이 열이 깨끗이 내리고 몸이 완전히 회복되여 그 어떤 조그마한 후유증도 나타나지 않게 하는거랍니다. 그래서 날마다 언제나 지덕체
10점꽃만을 활짝 피워
나와 형은 굳게 결의다졌답니다.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