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아동문학》 주체112(2023)년 제7호에 실린 글 

 

우화 

 오미자기침약

최시내

 

밤낮 도적질을 다니던 여우가 기침병을 만났습니다. 기침약을 채먹으려고 새벽부터 염소의원네 집을 살피던 여우는 염소가 토방우에 물건들을 가득 펼쳐놓고 보따리를 싸는것을 다 훔쳐보았습니다. 그 물건들속에는 오미자기침약도 있었습니다.

염소가 보따리를 다 싸자 꼬마오소리가 나타나 건너마을에 보낼 짐을 달라고했습니다.

염소의원은 꽁꽁 싼 보따리를 꼬마오소리에게 부탁했습니다.

(됐구나, 저걸 뺏아먹어야지.)

쾌재를 올린 여우는 제 먼저 개울가로 달려가 외나무다리에 작간질을 해놓고 꼬마오소리를 기다렸습니다.

그런줄도 모르고 외나무다리를 건느던 꼬마오소리는 다리가 갑자기 휘친거리는 바람에 그만 물에 풍덩 빠지고말았습니다.

《살려주세요-》

여우는 나는듯이 달려가 보따리부터 건져냈습니다.

여우의 꼬리를 겨우 붙잡고 물밖에 나온 꼬마오소리는 고맙다고 거듭 인사를 했습니다.

《그쯤한걸 가지구 뭘 그다지나…》

여우는 눈을 할기죽거리며 보따리를 들고 언덕쪽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아니, 그 보따리는 놓고가세요.》

꼬마오소리가 따라가며 소리쳤습니다.

《왜 그래? 이건 내거야.》

여우는 꼬마오소리를 밀쳐버리며 소리쳤습니다.

이때 낚시질하러 가던 황소가 그 모양을 보고 둘을 불러세웠습니다.

《무슨 일이냐?》

여우는 제 먼저 가슴을 탕탕 치며 하소연했습니다.

《글쎄 물에 빠진걸 건져주니까 내 보짐내란다더니 저 철면피한 꼬마오소리를 보세요.》

꼬마오소리도 지지 않고 말했습니다.

《아니예요. 저건 내가 가지고가던 보따리예요.》

서로마다 보따리를 제것이라고 하는 바람에 두눈을 뜨부럭거리며 생각하던 황소는 말했습니다.

《그럼 이 보따리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아맞춰봐라.》

여우는 제꺽 대답했습니다.

《말린 약초와 오미자기침약.》

《이번엔 오소리, 네가 말해봐라.》

황소의 말에 꼬마오소리는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정직한 꼬마오소리는 염소의원이 부탁한 보따리를 풀어보지도 않았던것입니다.

말없이 보따리를 헤쳐보던 황소는 여우의 말이 딱 들어맞는 바람에 아무 소리도 못했습니다.

《보세요, 누가 임자인지 이젠 알겠지요?》

여우는 보따리를 안고 힝- 하니 달아나며 중얼거렸습니다.

《억지가 사촌보다 낫다니까.》

뚝을 넘어선 여우는 보따리에서 오미자기침약을 꺼내 꿀꺽꿀꺽 마셨습니다. 그러던 여우는 갑자기 배를 그러쥐고 대굴대굴 굴었습니다.

《아기고, 배야, 아기고, 배야!》

잠시후에 꼬마오소리한테서 보따리를 빼앗겼다는 말을 들은 염소의원이 달려왔습니다.

염소의원은 여우의 발치에서 나딩구는 오미자기침약병을 보고 눈이 둥그래졌습니다.

《이놈이 두부를 앗으라고 보낸 서슬을 먹었구나! 서슬을 오미자기침약병에 넣었댔는데…》

모든 사연을 알게 된 황소는 숨을 할딱거리는 여우를 쏘아보며 한마디 했습니다.

《날강도심보가진 네놈이 갈길은 그 길밖에 없지.》 

조선4. 26만화영화찰영소 로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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