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4 회)

12. 간계냐 무지냐

 

(4)

 

드디여 량세봉은 자기 중대의 지휘관들과 핵심대원들을 만주의 각지에 진출한 조선독립군부대들에 파견하여 지휘관들을 왕청문으로 오도록 하였다.

이렇게 되여 흩어져있던 조선독립군부대들의 지휘관들이 왕청문으로 모여왔다.

그들을 만나 부대들의 실태를 들어본 량세봉은 무척 락심하였다. 예상했던것보다 너무나 한심하였다.

우선 병력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지휘관들마다 솔직히 실토하였다. 어떤 부대는 지휘관 여라문명만 남고 뿔뿔이 흩어졌다고 한다.

무장장비나 후방물자도 거덜이 났다고 우는소리들이였다.

적의 공세가 강해지고 아군의 기세가 떨어지면 대오가 하루새에 크게 자리나게 줄어드는것이 독립군이였다.

도망친다고 따라다니며 끌어올수도 없는노릇이였다.

량세봉은 지휘관들만 나무랄수는 없었다. 어찌하든 그들은 아직도 버티고있으며 찾아오지 않았는가.

량세봉은 이제 다시 대원들은 모여들것이며 부대는 일떠설것이라고 고무해주군 하였다. 그렇게 되자면 독립군의 명성을 한시바삐 떨치며 그를 위해서는 소대, 중대들을 훈련과 규률로 다져야 한다고 일깨워주었다.

한편으로는 그들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하여 모든 면에서 정예군 맛이 나는 자기 중대를 보여주었다. 모든 지휘관들이 부러움과 찬탄을 금치 못하였다.

왕청문에서는 조선독립군 간부회의가 며칠동안 진행되였다.

회의에서는 무엇보다도 지역부대장들의 일치한 제의에 의하여 량세봉이 조선독립군 사령으로 선출되였다.

량세봉이 한사코 사양하였으나 회의참가자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독립운동의 원로인 강서명은 물론 사령자리를 은근히 넘보던 고인허나 김한석도 회의분위기에 압도되여 독립군 장병들과 남만의 조선사람들의 선망을 받고있는 량세봉을 지지하였다.

량세봉은 사령부를 왕청문에 그냥 두기로 하고 사령부밑에 다섯개의 사단을 조직하여 로군이라는 이름을 붙이였다.

첫날 회의는 사령을 선출하고 그에게 부사령과 참모장임명을 위임하고 끝났다.

량세봉은 부사령과 참모장임명이 자기의 직권으로 넘어오기는 하였지만 조선혁명당을 대표하고있는 고인허와 마주앉아 협의하였다.

《그 문제는 재론할거야 있겠소? 김한석참모장은 광복군총영때에 오동진총영장이 발탁한 사람이고 리진택의 밑에서도 지금까지 참모장을 하여왔으니 그대로 류임하면 될것이고 부사령으로는…》

고인허는 량세봉이 자기 권한에 속하는 문제를 가지고 자기와 사전에 협의하는것이 고마와 진지한 어조로 자기 의견을 내비치였다.

《가만!》

고인허가 고불통에 담배를 주근주근 다져넣으며 새삼스러운 어조로 엮어가자 량세봉이 그의 말을 조용히 중둥무이하였다.

《난 참모장으로 화흥중학교 교장 양하산선생을 제기하고싶습니다.》

화흥중학교는 오래전부터 독립군의 지휘관들을 양성하는 군사학교나 같은것이였다.

《양하산?》

《예, 양하산선생의 군사전술강의를 한번 들어본 일이 있습니다. 독립군의 원로로서 리청천선생과 함께 군사리론에도 밝고 부대관리에 경험이 풍부한분으로 알고있습니다. 700명의 군사양성기지를 지금껏 끌고 나왔다는것만 봐도 그분의 자질과 담력과 통솔능력을 잘 알수 있습니다. 양하산선생은 독학으로 황포군관학교교재를 통달하였다고 하는데 세계 여러 나라의 전법에도 도통한 군사리론가이며 지난 시기 오동진총영장과 함께 독립군을 창설하고 수십차례의 전투를 치른 실전경험자입니다.》

《음, 그래서 이번에 량사령이 양하산교장을 사령자리에 모시려고 여러번 주장했구만.》

고인허는 고불통을 꺼내들고 자못 감심되여 말하였다.

독립군의 원로들을 언제나 존중하는 량세봉의 품성을 고맙게 받아들여온 고인허였다.

《예, 난 그분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그래서 진심으로 그분을 사령으로 내세우고싶었습니다. 이번에 마땅히 그분이 사령으로 되여야 하는건데 내가 선출되여 두루두루 편안치 못합니다.》

《아, 그런 말은 거두시오. 지나친 겸양도 좋지 않소. 양하산교장이 어떻구어떻구 해도 량사령하고야 비교가 되겠소? 이번에 내까지 반대를 했는데 량사령이 나서서 큰일을 해내지 않았소. 양하산의 이름으로야 어방이나 되는 일이요.》

고인허의 고집이 하늘소발통이라는 뒤소리는 듣지만 사람이 솔직한데도 있어 자기가 한 일이 잘못이라고 인식되면 복잡한 생각이 없이 선뜻 돌아서고 후회하는 사람이였다.

《그건 그렇고… 그런데 량사령은 김한석참모장을 어떻게 쓰려고 하오. 그 사람을 부사령으로 돌려앉히려 하오?》

《아니요. 양하산선생밑에 상급참모로 두려고 합니다.》

《본인과 량해가 되였소?》

《아니요.》

《안될 말이요. 그가 지금까지 크게 벌받은것도 없고 크게 실책을 범한 일도 없는데… 난 량사령이 그 사람을 탐탁치 않게 여긴다는걸 알고있소. 당신네야 벌써 오랜 세월을 넘어오면서 감정상분규가 여러차례 있지 않았소.

김한석을 양하산의 밑에 처박아넣으면 이러루한 후문이 돌지 않을가? 신임사령이 올라앉자마자 개인감정에서 자기의 숙적을 밀어냈다고.

여론이란건 굴러가는 눈덩이가 돼서 걷잡을수 없다오. 모나는 언행을 삼가해야 하오. 자리가 커질수록 신상관리에 여러모로 주의해서 매사를 살얼음장 건너가듯 해야 한다오. 객적은 소리겠지만 들어두오.》

고인허는 진심으로 량세봉의 신상관리가 념려스러워 길게 타일렀다.

《고맙습니다. 저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오동진총영장이 이미 나한테 말한게 있습니다. 김한석을 주의해야 되겠다고, 그를 참모장직위에 앉혀놓은게 오유였다고.》

《오동진총영장이?… 언제때 소리요?》

고인허는 뜻밖이라는듯 눈이 커졌다.

《왜놈들에게 체포되기 직전이였습니다. 변절도주한 오광놈과의 관계가 석연치 못했고 총영안의 몇몇 지휘관들만이 알아야 하는 작전비밀이 적들에게 넘어가고있는데 대해서도 오동진총영장이 걱정했습니다.》

《그러니 김한석참모장에게 혐의가 있다는거요?》

《딱히는 없습니다. 지난해에 있은 동창구 리진택부대에 대한 습격사건을 두고도 난 아직도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습니다.》

《동창구습격사건? 아, 거야 리진택이 우리를 공격한다기에 우리가 선제타격을 했던거 아니요. 난 거기에는 무슨 의문이 없다고 보오.》

《그때 위원장선생이 김한석참모장을 달고와서 리진택이 당장 쳐들어온다고 숨가쁘게 이야기를 했지요. 위원장선생이 어디서 직접 입수한 정보야 아니였겠지요?》

《거야… 음… 거야 참모장이 금방 입수한 정보라고 명백히 말하면서 서둘러대기에 내가 그 사람을 데리고 량사령을 찾아갔던거요.》

《예, 옳습니다. 나도 그때 그렇게 들었습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고 인정하고 나도 허둥거리며 미처 재확인을 해보지 않은채 한심한 싸움판을 벌려놓았지요. 헌데 석태무중대장이 말했습니다. 그때 리진택총사령은 물론 그 누구도 자기네가 떠나온 독립군부대를 공격할 생각이 없었고 따라서 작전토의는 고사하고 그 어떤 사소한 움직임도 없었다는겁니다. 누워 자다가 벼락봉변을 당하고 자위를 위해 대응사격을 했다는겁니다.

나는 석태무를 아이적부터 알고있습니다. 석태무는 말을 만들어 돌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런 의혹도 생깁니다. 그때 제 귀에는 김한석참모장이 리진택의 쪽으로 기울어졌다는 뒤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음… 옳소. 나도 그런 말을 들었소. 까닭이 있었는데 더 얘기해보시오.》

《리진택총사령이 부대를 떠나려고 할 때에도 참모장은 가는게 옳다고 뒤에서 부추겼다는 말도 있습니다.》

《계속하시오.》

《그런데 그 사람은 자기는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같이 밀려다니며 등을 밀어주고는 떠나간 그 사람들을 선제타격하자고 우리를 더러운 싸움에로 내몰았습니다.》

《그래… 음, 그 문제라면 내가 해명해줄수 있소. 리진택에게로 가까이 떠밀어준것은 나였소. 리진택의 동향이 수상스러워 그 사람의 의향을 똑똑히 알아내라고 했던거요.

아니, 시작은 그렇게 된것 같지 않아.

아, 생각나오. 그 사람이 리진택과 자주 마주앉아 쑥덕공론을 했지. 이상해서 내가 한번 따져물으니 리진택총사령의 동향에 문제가 있는것 같아서 총사령의 진속을 알고싶어 자주 마주앉는다는거였소. 그래서 내가 한수 더 떠서 리진택에게 바싹 붙어서 그 사람의 진맥을 짚어내라고 했던거요. 그런데 결국은 오진을 했다는거지…》

고인허는 례사스러운 어조로 그때 일을 들려주었다.

량세봉은 고인허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고나서 말을 이었다.

《아니, 오진이 아니라 보다 엉큼한 그 어떤 계교가 있지 않았는가 하는겁니다.》

《계교?… 음, 나도 좀 생각해봅세.》

고인허는 신중해졌다.

《그리고 언제부터 선생님께 묻고싶은게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세번째로 봉천에서 왜놈들에게 잡혀 신의주감옥으로 압송되게 되였을 때 김한석이 호송도중 탈출하도록 도와주었다는것이 사실입니까?》

《아, 그런 일이 있었소. 그때 신의주감옥에 끌려갔더라면 난 아마도 목없는 귀신이 됐을거요. 그때까지 난 왜놈들을 예닐곱놈 제꼈던거니까. 호송되기 며칠전에 그 사람도 체포되여 내가 있던 감방으로 들어왔더구만. 난 그때 너무 얻어맞아 탈출하라고 해도 그럴 형편이 못되였소. 그런데 렬차칸에서 그 사람이 호송병들을 까눕히고 나를 업고 렬차에서 뛰여내렸소. 그래서 살아났소. 그게 인연이 돼서 그후로 가까이 지내왔소. 여하간 김한석은 내게 생명의 은인이 아닌가. 그런데 이것도 왜놈의 간계, 김한석의 간계라는거요?》

고인허는 무엇인가 가슴이 찔리는듯 한 예리한 아픔을 느끼면서 따져물었다.

량세봉은 고인허가 낯색을 달리하고 까끈까끈하게 들이대자 당황해졌다. 그는 얼른 손을 들어 흔들며 대답을 하였다.

《아니, 지금은 꼭 그렇게 단정할 단서는 없습니다. 그저 무엇인가 이것저것 생각되는게 있어서 굴려보는중입니다. 그리고… 지켜보는중입니다.》

《음, 그게 사실이라면 속옷까지 말짱 벗겨봐야 할게 아닌가.》

《좀더 생각해보고싶습니다. 그러나 더이상 우리 독립군의 가장 요진통자리에 앉혀놓을수는 없습니다. 나는 사령으로서 이 문제를 놓고 그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을것입니다.》

량세봉은 단호하게 자기 이야기를 결속하였다.

고인허의 얼굴이 대번에 굳어졌다. 그는 부동자세로 량세봉의 결연한 모습에 눈길을 박고있다가 크게 건기침을 톺아올렸다. 입술이 푸드드 떨리고 량볼이 푸들쩍거렸다. 그로서는 너무도 예상밖이였다.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어망처망한 일이였다.

고인허는 충동적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좋소, 난 량사령의 결단에 동의하오. 그렇다면 대책을 세워야 할게 아닌가. 오동진총영장이 생전에 나보고도 한마디 한바 있소. 총영안에 큼직한 두더지가 박혀있는것 같다고. 난 그 두더지가 오광이라고 생각했소.》

위원장선생님, 내 생각은 아직도 그저 혼자의 생각일뿐입니다. 그 무슨 단서도 없고… 그런데 이것저것 그 사람에게는 몽롱한게 많습니다. 나의 의심이 제발 허무하기 짝이 없는것으로 되였으면 합니다.》

《글쎄 나도 그 생각이요. 눈에 쌍심지를 켜고있어야 한다는 말 신통해. 그럼 부사령자리에는 누구를 앉히려고 하시오?》

고인허는 예민한 생각에서 벗어나 화제를 돌리였다.

위원장님이 천거해보시지요.》

《난 현재상황에서 량사령과 참모장의 지휘권을 강화하기 위하여 부사령직은 당분간 비워두었으면 하오. 부사령자리를 채우는건 바쁜 일이 아니라고 보오.

쟁쟁한 사람들, 믿음이 가는 사람들은 하나라도 더 로군들에 내보내고 화흥중학교 역원들도 보강해서 독립군을 한시바삐 질량적으로 장성시키는것이 중요하다고 보오.》

위원장선생님의 고견이 옳습니다. 부사령직은 당분간 비워둡시다. 그리고 위원장선생님에게 한가지 부탁할게 있습니다.

참모장문제와 관련하여 량사령이 해를 넘겨온 감정상마찰로 김한석참모장과의 호흡이 잘되지 않기때문에 고려되였다는 설을 돌리기를 바랍니다.》

《아, 그건 안될 말이요. 량사령이 올라앉자마자 그런 맹랑한 험터구니를 쓰고있으면 안되지.

그런 소리가 돌아갈수 있겠지만 내라는 사람은 도대체 뭘하는 사람이요.

독립군을 받드는것이 혁명당의 소임이고 사령을 받들고 내세워주는것이 이 위원장의 첫째가는 직분이 아니겠소.》

고인허가 손을 내저으며 목청을 돋구었다.

《고맙습니다. 그러나 김한석과의 사업을 위하여 그런 말을 돌려주십시오. 당분간이라도 말입니다.

난 사실 그를 참모장자리에 그냥 둬둘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허나 어쨌든 참모장위치는 부대운명에 크게 관계되는 자리라고 볼 때 나는 결코 모험을 할수 없다고 생각하고 결심을 바꾼것입니다.

당분간 김한석의 사람됨을 옳게 파악하자는것입니다. 참모장해임이 다른 문제가 아니라 이 량세봉의 편협한 감정상문제라는 여론이 돌아가게 해서 김한석이도 그렇게 판단하고 놀라지 않게 하여야 합니다.》

그제야 고인허도 량세봉의 숨은 의도가 짐작이 가서 고개를 크게 한번 내리찧었다.

고인허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는데 량세봉이 그냥 앉아있으라고 손시늉을 하였다.

《난 각지에 있는 독립군대원들을 다 여기로 불러들이려고 합니다. 원체 지휘관들만 오지 말고 대원들도 다 데리고와야겠는데 제가 생각이 밭았습니다. 지금 부대들의 형편이 보나마나 한심할겁니다. 다 모여놓고 이번에 진행된 회의정신도 알려주고 대렬정돈도 하고 훈련도 시키고 무장도 새로 갖추도록 해야겠습니다.》

《좋은 생각이요. 지휘관들의 꼴들을 보오. 그래가지고서야 무슨 독립군이요.》

고인허가 혀를 끌끌 차며 개탄하였다.

《우리가 잘못하였습니다. 우리부터 새로운 용기와 신심을 가지고 잘해봅시다. 오늘밤중으로 매개 부대들에 지휘관들을 한두명씩 돌려보내려고 합니다.》

이날밤 여러명의 지휘관들이 량세봉의 방에 불리워가서 그의 특파원자격으로 자기 부대를 향하여 길을 떠났다.

다음날 회의에서 량세봉은 신임참모장의 임명과 김한석의 해임조동을 발표하였다.

그러자 예상했던대로 회의장이 크게 술렁거리였다.

량세봉은 여기저기에서 끼리끼리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으나 개의치 않고 그냥 회의일정대로 밀고나갔다.

뒤를 이어 조선혁명당지도부가 새로 조직되고 당강령과 규약이 현대맛이 나게 혁신적으로 개정되였다는것이 발표되였다.

새로 조직된 조선혁명당지도부회의에서는 고인허의 위임에 따라 량세봉이 당의 강령과 정책을 새롭게 규정한데 대하여 언급하고 초안을 읽기 시작하였다.

《우리 당은 혁명적투쟁으로 일제침략세력을 타승하고 5천년독립건국을 지켜온 국토와 주권을 회복하며 정치, 경제, 교육의 평등을 토대로 한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수립함으로써 전체 국민의 평등한 생활을 보장하고 세계인류의 평화와 행복을 촉진한다.…》

량세봉이 당의 강령과 정책을 읽어내려가자 기침소리와 소곤거리는 소리가 점차 커지기 시작하였다.

량세봉이 읽다말고 눈을 들어 좌중을 둘러보았다.

대체로 유생출신이거나 부자출신인 민족주의원로들이 이마살을 찌프리고 저들끼리 소곤거리는데 그 소리가 량세봉의 귀에까지 똑똑히 들려왔다.

《저건 유산자들을 완전히 무시한거요.》

《글쎄?! 현대맛이 있긴 한데 공산당의 냄새가 너무 풍긴단 말이요.》

량세봉이 그들의 머리우를 쏴보다가 굵은 소리로 눌러놓았다.

《이건 독립운동원로이신 강서명선생님과 석태무중대장, 강연희비서와 함께 여러밤을 지새우며 만들어낸것이요. 그리고 손문선생의 삼민주의며 쏘련공산당의 강령까지 갖다보며 만들어낸거요.

당의 정책에 대하여 의견이 있으면 초안발표가 끝난 다음에 개별적으로 제기하지 뭘 회의장에서 쑥덕거리는거요.

지레 한마디 하고 넘어갑시다. 난 소작농의 아들입니다. 우리 독립군의 절대다수가 가난한 농민들입니다. 독립군이 농민대중의 리익을 옹호하지 않는다면 독립군은 구태여 혁명당을 자기의 당으로 인정하지 않을것입니다. 나 역시 그렇게 하리라는것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농민의 리익을 옹호하는것이 독립군입니다.

우리가 일본놈들을 쳐부시고 절대다수인 농민들이 또다시 지주놈들에게 억눌리고 봉건통치배들같은 보잘것없는 놈들에게 짓눌려 살아서야 피를 흘린 보람이 있겠습니까?》

량세봉이 여느때없이 거세게 반응하자 장내의 소요는 인차 가라앉았다.

《옳소! 그건 지당한 말씀이시오. 난 량사령의 뜻을 전적으로 지지합니다. 지금까지 랑독된 조항들에 대해서도 지지합니다. 사령, 랑독하시오.》

강서명이 결연한 어조로 지지해나서자 회의장중심에 틀을 차리고 앉아있던 고인허도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였다. 석태무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도 사령님의 립장을 전적으로 지지찬동합니다.》 하고 굵은 소리로 부르짖었다.

이리하여 량세봉은 이날 새롭게 작성된 혁명당의 강령을 무난하게 통과시켰다.

량세봉은 회의에서 이제부터 화흥중학교도 조선독립군이 관할하게 될것이라고 하면서 흥경현에 일제의 이목이 집중되여있으므로 통화쪽으로 학교의 소재지를 옮기고 군사정치교육을 전문으로 하며 독립군의 지휘관을 양성하는 속성군관학교로 명칭을 바꾸자고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서도 참가자들은 그대로 접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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