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9(2020)년 9월 16일 《로동신문》

 

수필

보풀이 인 수첩을 보며

 

얼마전 함경남도 피해복구현장에서 치렬한 철야전, 과감한 립체전을 벌리고있는 제1수도당원사단을 찾았을 때였다.

걸싸게 일손을 놀리는 20대 청년의 모습이 나의 눈길을 끌었다.

어떻게 제1수도당원사단의 한 성원이 되였는가고 묻자 그는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겨있더니 문득 품안에서 작은 수첩 하나를 꺼내보이는것이였다.

《전쟁로병이였던 우리 할아버지의 일기장을 정리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적어둔 수첩입니다.》

얼마나 보고 또 보았는지 수첩은 몹시 보풀이 일었다.

수첩의 갈피에는 이런 대목도 있었다.

《…무거운 총을 메고 넘던 험한 령들을 우리가 어떻게 잊으며 가슴에 차넘치는 멸적의 복수심이 달군 불같이 뜨거운 총으로 적기들을 쏴떨구던 가렬한 전투의 나날을 우리 어떻게 잊을수 있으랴.

가장 준엄한 때에 조국을 위해 목숨내대고 싸웠다는 자랑, 이것이야말로 후날 자식들에게도 떳떳이 말할수 있는 청춘시절의 가장 큰 자랑이다. …》

뜨거움에 가슴은 뭉클 젖어드는데 대원의 목소리가 귀전에 울려왔다.

《할아버지처럼 청춘시절을 떳떳하게 추억하고싶었습니다.》

아마도 그는 어렵고 힘든 순간마다 이 수첩의 글발을 보며 힘과 용기를 가다듬었으리라.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전화의 불길속에서 창조된 조국수호정신, 이것은 그 어떤 물리적힘에도 비할수 없는 최강의 힘이며 우리 새 세대들이 사상과 신념의 강자들인 로병들에게서 넘겨받아야 할 가장 귀중한 유산입니다.》

사람마다 꿈과 희망으로 가슴부풀고 산악도 단숨에 허물어버릴 혈기로 심장이 세차게 높뛰던 청춘시절이 있다.

그러나 인생에 한번밖에 없는 이 귀중한 시절을 긍지높이 추억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꼭같이 차례지는것이 아니다.

로병의 일기를 보느라니 우리 당의 크나큰 은정속에 마련되였던 제6차 전국로병대회가 떠올랐다.

비록 머리에 흰서리가 내리고 얼굴에는 세월의 년륜인양 주름살이 깊이 새겨졌어도 청춘시절에 대한 크나큰 자랑과 긍지높은 추억을 안고 수도 평양으로 모여온 전쟁로병들,

그들모두를 온 나라가 떨쳐나 열렬히 축하해주던 모습을 잊을수가 없다. 그것을 단순히 우리의 행복을 지켜준 혁명선배들에 대한 존경심의 표현이라고만 볼수 있으랴.

우리와 만난 청년의 아버지는 이 수첩을 가슴에 품고 조국이 가장 어려웠던 고난의 시기 청년영웅도로건설장에 달려나가 청춘시절을 값있게 보냈다고 한다.

오늘은 그의 아들이 할아버지의 청춘시절을 그려보며 함경남도 피해복구현장에 용약 달려나와 값높은 삶의 자욱을 새겨가고있다.

한목숨바쳐 조국을 지켜싸운 할아버지, 할머니세대의 청춘시절을 삶의 표본으로 새겨안고 당과 조국이 부르는 어렵고 힘든 곳마다에서 위훈을 창조하고있는 청년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나는 그 청년의 가슴속에 간직된 보풀이 인 수첩을 다시금 뜨거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비록 수첩은 작아도 거기에는 위대한 년대의 전승세대들처럼 하나밖에 없는 조국을 위하여 청춘도 생명도 서슴없이 바쳐싸울 때 누구나 청춘시절을 값있게 추억할수 있다는 철의 진리가 담겨져있었다. 그래서인지 나에게는 그 수첩이 무심히 안겨오지 않았다. 그것은 인생의 귀중한 청춘시절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가르쳐주는 참된 삶의 교과서로 나의 마음속에 깊이깊이 새겨졌다.

 

본사기자 정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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