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9(2020)년 12월 15일 《우리 민족끼리》

 

《부름많은 처녀》 

 

나는 오늘도 퇴근시간이 지났지만 습관대로 과학기술보급실에서 새로 나온 과학기술자료들을 열람하고있었다.

《남수동무, 동무에게 전화가 왔소.》

조용히 들어와 나를 찾는 직장장동지의 목소리였다.

《누굴가?》

직장사무실에 들어와 전화를 받고보니 내가 자주 원고를 보내면서 사업상관계로 알게 된 어느한 신문사의 기자였다.

간단한 인사말이 오간후 그는 나에게 직방 이렇게 말했다.

《지금 신문사로는 80일전투의 새 소식이 련속 들어오고있소. 보통강신발공장로동계급의 새 소식도 기다려지누만. 동무야 그곳 로농통신원이 아니요.》

그렇다. 기자의 말처럼 지금 온 나라 곳곳에서는 날에날마다 새로운 소식들이 전해지고있다.

벅찬 시대의 흐름에 숨결을 같이하며 련일 혁신을 이룩하고있는 공장로동계급의 자랑찬 성과를 계속 전해야 할 임무가 나에게 있다고 생각하니 조바심이 나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늘 그러하듯이 품안에서 수첩을 펼쳐들고 짬짬이 적어두었던 직장별 혁신자들의 이름과 소행자료들을 쭉 훑어내려가던 나는 다시 수첩을 덮었다.

아쉽게도 수첩에는 이미 그들이 신문과 방송을 통해 소개된 혁신자들이라고 표시되여있었다.

그렇다고 퇴근길에 오르는 종업원들에게 하나하나 물어볼수도 없는 일이였다.

(그럼 누구를?)

안타까움에 모대기던 나는 공장의 실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직관원아바이를 만나보기로 하였다.

공장혁신자를 신문에 내야겠는데 도와달라는 나의 이야기를 듣고난 아바이는 웃으며 나에게 《마침 잘됐네. 오늘 내가 속보판에 낸 주인공을 소개하면 될게 아닌가.》라고 말하면서 공장속보판앞으로 나를 이끄는것이였다.

붉은 색으로 《부름많은 처녀》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사출직장의 한초심동무에 대한 소행자료였다.

그렇지, 한초심. 직장은 나와 다르지만 그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자주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었다.

이번 큰물피해복구전투때 수도당원사단의 한 전투원이 되여 용약 피해복구전구로 달려나가 우리 공장의 영예를 남김없이 떨친 제대군인처녀.

어디 그뿐인가.

직장에서 언제나 말이 없고 일밖에 모르는 《이악쟁이처녀》로, 생산공정을 단축한것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새 기술을 척척 발명하는 《창의고안처녀》로, 작업장이나 구내에 떨어진 하나의 자그마한 원료쪼박도 차곡차곡 절약함에 모아두어 《절약책임자》로 불리우고있는 처녀…

언제인가 공장종업원들앞에서 모범혁신자로 토론도 한적이 있는 처녀여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아마도 그 처녀의 많고많은 부름들중에서 어느 하나로 초심동무를 다 보여주기 힘들어 《부름많은 처녀》라고 속보제목을 달았는지도 모른다.

나는 사출직장으로 달려가 그 《부름많은 처녀》와 만났다.

내가 찾아온 경위를 안 처녀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제가 무슨 큰 일을 했다고 신문에까지

말끝을 맺지 못하는 그에게 나는 좀전에 있었던 기자와의 통화내용까지 알려주며 《부름많은 처녀》를 꼭 소개하고싶은 나의 심정도 피력하였다.

잠시 고개를 숙였던 처녀는 나직하나 힘있는 어조로 말했다.

《저를 공장의 자랑으로 내세우고싶어하는 동지나 종업원들의 심정은 리해되지만 전 해놓은 일보다 해야 할 일이 더 많습니다. 오늘 당보를 보니 철도운수부문에서 460여명의 기관사가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목표를 완수했다는 소식과 방직공업부문의 750여명이 5개년전략목표를 완수했다는 소식이 실렸더군요. 그들에 비하면 전 아직 멀었습니다.》

처녀는 말을 마친후 제 기대에로 돌아가 계속 일손을 놀리는것이였다.

처녀의 진정어린 말을 듣고 공장구내를 걸으며 나는 많은것을 생각했다.

오늘의 하루하루를 값높은 위훈으로 새겨가는 《부름많은 처녀》, 그리고도 자기를 극력 내세우기 싫어하는 겸손하고 소박한 그 마음.

비록 처녀의 만류로 그의 소행과 사진은 신문사에 보내지 못하였지만 후더워오르는 가슴을 진정할길 없었다.

해놓은 일보다 해야 할 일을 두고 시대앞에 선 자기의 위치를 자각하는 평범하고도 소박한 사람들, 그들중의 한 사람인 처녀의 모습에서 나는 시대의 숨결을 안고사는 미더운 청춘들의 참된 모습을 볼수가 있었다.

누구나 기적과 위훈의 창조자가 되여 값높은 삶을 빛내일 불타는 열망을 안고사는 오늘의 벅찬 현실은 말해주고있다.

우리 당의 힘찬 호소에 산악같이 떨쳐나선 천만인민의 드높은 열의속에 오늘의 80일전투는 빛나는 승리로 결속되여 우리 당 전투기록집에 또 한페지의 자랑스런 자욱을 새겨넣을것이라고…

오늘의 투쟁속에서 더 많은 혁신자들을 찾아내고 그 선구자들과 함께 벅차게 살며 전진하려는 열의와 각오가 나의 마음속에서도 용암마냥 끓어번졌다.

 

보통강신발공장 로농통신원 렴 철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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