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0(2021)년 7월 26일 《우리 민족끼리》

 

동창생의 편지를 읽고

 

폭양이 대지를 뜨겁게 달구는 삼복의 무더위는 한낮에 이어 저녁에도 식을줄 몰랐다. 그러나 책상우에 놓인 한통의 편지를 바라보는 나의 가슴속에는 더운 열기를 활 밀어제끼며 정신을 상쾌하게 해주는 신선한것이 스며들었다. 등뒤에서 사르릉거리며 기세차게 돌아가는 선풍기의 바람때문만도 아니였다.

오늘 나에게 한통의 편지가 왔다. 편지의 겉봉을 들여다보던 나는 《라선에서 김태성 보냄》이라고 쓴데서 눈길을 멈추었다.

태성은 나와 대학때 한학급에서 함께 공부한 동창생이다. 한책상에서 공부하며 대학 전기간 기쁨과 어려움을 함께 나눈 사이여서 우리의 우정은 자별하다.

그의 성격처럼 씨원씨원한 글줄이 눈에 안겨들었다.

《…

자넨 나에게 보낸 편지에서 한 전쟁로병을 친아버지처럼 진정을 다하여 돌봐준데 대해 감동을 금치 못했다며 동창생으로서 동지적인사를 보낸다고 썼었지. 그리고 어떻게 되여 그 로병의 친아들이 될 생각을 했는지, 그 나날에 있었던 일들도 써보내달라고 했지.

그러나 동무의 인사를 받을수 없는 나를 리해하라구.…》

아니,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인사를 받을수 없다니.… 그럼 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의아한 생각이 나의 머리속에 스며들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한시바삐 알고싶어 나는 서두르며 그의 편지에 다시 시선을 못박았다.

나의 눈에 그가 써보낸 편지의 글줄들이 영화의 화면처럼 언뜻언뜻 스쳐지나가며 생활의 이야기들을 가슴뜨겁게 펼쳐놓았다.

5년전 어느날,

전쟁로병의 집으로 찾아온 30대 중엽의 한 고수머리청년, 그가 바로 대학을 졸업하고 자기 고향 라선시의 어느 한 고급중학교에서 교편을 잡고있는 나의 동창생 태성이였다.

《아버님, 남들은 도움을 드리러 오지만 전 수고를 끼치자고 왔습니다. 이제부터 제 집처럼 아무때나 찾아와 뵙겠으니 그저 올적마다 아버님의 잊지 못할 전우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가지씩 들려주십시오.》

그의 첫인사는 참 별스러웠다. 그런데 그렇게 맺어진 그들의 관계는 남들이 보기에도 놀라울 정도로 빨리도 깊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사이에는 《아버님, 그새 앓지 않으셨습니까?》라는 물음과 《오, 태성이 자네가 왔구만. 보다싶이 난 건강하네.》하는 허물없는 대답이 스스럼없이 서로 오가며 부자간의 정으로 되여버리고 말았다. 태성이 《로병의 아들》이 된 셈인것이다.

시간은 빨리도 흘러 그때로부터 2년이 지난 2018년 7월이였다.

전쟁로병이 제5차 전국로병대회 대표로 평양에 간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태성의 반가움은 이루 다 표현할길 없었다.

길거리를 지나가던 손님들은 갖가지 식료품이 든 구럭을 량손에 들고 흥얼흥얼 코노래를 부르며 달음박질하다싶이 하는 그의 모습을 어리둥절해서, 혹은 재미나서 지켜본다.

지글거리며 내리쬐는 삼복의 더위에 얼굴로 송골송골 내돋는 땀을 아이들처럼 팔꿈치로 벅 문지르면서도 웃음발을 감추지 못하는 그의 행동은 사람들을 더 웃긴다.

태성의 기분도 어지간히 붕 떠있었다. 아마 그에게도 로병을 축하해주려 찾아가는 이 류다른 길이 마음에 들고 즐거운 모양이다.

아름답고 선한 일에는 언제나 즐거움이 따르는 법 아니랴.

그런데 로병의 집대문으로 성큼 들어서던 태성은 놀랐다.

마당에 낯모를 사람들이 한가득 모여서서 마치 세간난 자식들이 제 아버지를 만나뵈온듯 기뻐 어쩔줄 몰라하며 자기들이 가져온 기념품들을 훈장들로 번쩍이는 로병의 넓은 가슴에 저마끔 안겨주고 있었던것이다.

이 아들이 가져온것을 렬차칸에서 잊지 말고 꼭 잡수라며.

이 딸들이 가방에 넣어준것은 식사전에 한숟갈씩 떠마시라며.

그들속에는 마을사람들, 시일군들, 대좌견장을 단 군관과 군인들, 청춘남녀들, 사진사 등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었다.

심지어 소년단넥타이를 맨 전쟁로병의 나어린 《딱친구》들도 눈에 보인다. 전쟁로병은 장대런듯, 아이들은 매여달린 아기줄당콩들인듯 한덩어리로 어우러져 웃음덩어리들을 빚는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눈가에는 맑고 뜨거운것들이 부서지고있는데 로병의 어깨며 잔등에 저마다 매달려 재롱을 부리는 아이들의 눈동자에서는 친할아버지를 찾아온 기쁨만이 넘칠듯 찰랑인다.

(우리 아버님에게 저렇듯 많은 자식들, 손주들이 있었는가?!)

태성은 부끄러웠다. 자신을 늘 로병의 하나밖에 없는 《외아들》이라고 생각해왔던것이다.

아, 얼마나 고마운 사람들인가.

우리 전쟁로병들을 도덕의리적으로만이 아니라 인간적으로 자신의 할아버지, 아버지로 생각하며 존경하고 귀중히 여긴다고, 사회적으로 전쟁로병들을 존경하고 잘 대우해주어 그들이 위대한 조국해방전쟁참가자라는 긍지감을 가지고 자기의 한생을 빛나게 총화할수 있게 하여야 한다고 하시며 위대한 년대의 승리자들의 삶을 최상의 경지에서 빛내여주시는 자애로운 어버이의 따뜻한 품속에서 모두가 로병들과 한식솔, 친혈육들이 된 아름다운 우리 사회의 참모습,

태성의 진정의 토로가 마디마디 묻어나오는 편지를 끝까지 읽고난 나는 그제서야 그가 어째서 인사를 받을수 없다고 했는지 리해가 갔다.

그렇다. 전쟁로병들을 위대한 력사를 창조한 귀중한 스승으로, 자주강국의 터전을 다진 주인공들로 높이 떠받들며 우대하고 돌봐주는것은 우리 새 세대들의 응당한 본분이 아니겠는가.

나는 책상우에 편지를 놓은채 창가로 다가갔다.

아름다운 세계를 펼쳐놓은 밤하늘의 수많은 뭇별들이 나의 사색을 더해주는듯싶다. 그 하나하나의 별들이 우리의 전쟁로병들을 금은보화에도 비길수 없는 혁명선배로 내세워주시는 경애하는 총비서동지의 사랑의 빛을 가슴가득 안은 수많은 아들딸, 손자손녀들의 모습들로 안겨왔다.

동창생의 편지를 읽으며 나는 확신했다.

온 나라가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서 우리 로병들에게 베푸시는 사랑의 세계속에서 만나 정을 피줄처럼 이으며 살것이다.

그렇게 우리 조국은 화목할것이며 단결로 강할것이다.

위대한 전승세대의 고귀한 사상정신적재부를 충성과 애국의 피줄기, 승리의 계주봉으로 줄기차게 물려받으며.

박 송 봉

되돌이
감 상 글 쓰 기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를 하려면 여기를 눌러주십시오
Copyright © 2003 - 2021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