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10월 10일 《우리 민족끼리》
어머니생일
이 땅의 전야마다에 가을향기가 짙어가는 10월 어느날이였다. 포전에서 벼가을을 끝내고 밤이 깊어 집에 들어선 나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이 어머니의 슬하를 떠나 군사복무를 마치고 저 멀리 탄광에 제대배낭을 풀어놓았던 아들이며 대학을 졸업하고 외진 산골마을에 교원으로 자원진출하였던 딸애가 문앞에서 불쑥 나를 맞이하는것이였다.
그리고는 자기들이 제손으로 성의껏 차린 음식상앞으로 나를 이끌며 저마끔 인사를 하였다.
《어머니, 생일을 축하합니다.》
철없다고 여겨지던 자식들이 이제는 어느덧 다 자라 제 어머니앞에 어엿한 모습으로 나타난것도 대견스럽지만 어머니생일이라고 아들딸이 차려주는 생일상을 마주하고보니 가슴속에서 뜨거운것이 솟구쳐오르는것이였다.
어머니생일, 참으로 많은것을 생각하게 하는 말이다.
《우리 당은 당을 진심으로 따르는 인민의 마음을 혁명의 제일재부로 소중히 간직할것이며 용감하고 슬기롭고 아름다운 우리 인민을 위하여 만짐을 지고 가시밭도 헤치며 미래의 휘황한 모든것을 당겨올것입니다.》
이 땅의 수많은 가정들, 그 매 가정에서 맞이하는 어머니의 생일날은 서로 다르다.
하지만 그 어머니들도 자식들도 한마음으로 경축하는 어머니생일, 온 나라 식솔이 함께 맞는 우리 당의 생일인 10월명절은 얼마나 가슴벅찬것인가.
사회주의 우리 집, 대가정의 웃음을 지켜 장장 70여년세월 고난을 이겨내며 헤쳐온 그 자욱자욱에는 어머니의 헌신과 로고, 정과 사랑이 새겨져있다.
어머니는 진정한 이름을 주었다.
이 나라를 칭칭 동여매였던 식민지노예의 쇠사슬을 끊어버리고 자기의 성과 이름마저 빼앗기였던 백성들에게 나라의 주인이라는 제일 귀중한 이름을 주었다.
어머니는 이 땅에 봄을 주었다.
피눈물을 뿌리던 농민들에게 밭갈이노래를 주고 고역에 시달리던 로동자들에게 창조의 희열을 안겨주며 람홍색공화국기 높이 날리는 새 조선에 민주의 새봄을 안아왔다.
어머니는 내 나라의 푸른 하늘을 지켜주었다.
강대성을 자랑하던 제국주의침략자를 때려부시고 재더미만 남았던 빈터우에 천리마를 불러 인민의 락원을 일떠세웠다. 자식들에게 사탕알보다 더 귀중한것이 총알이라는 철의 진리를 깨우쳐주며 이 나라의 멀고 험한 전선길을 다 걸었다.
영웅조선, 그 부름을 우주에 떠올린
불러보면 가슴에 먼저 와닿는것은 한없이 자애롭고 웅심깊은 그 눈빛이다.
고압선을 늘여가며 철탑우에서 말없이 나사못을 조일 때도, 한밤중 천리길을 헤쳐갈 때도, 탐구로 긴긴밤을 지새울 때도 언제나 곁에 있는 어머니의 눈빛, 그 눈빛은 잘난 자식, 못난 자식 차별을 몰랐다. 멀리 있을수록 마음속에 더 가까이 품어 천백가지 소원도, 남모르는 괴로움도 속속들이 다 헤아려주었다.
슬픔은 덜어주고 기쁨은 더해주며 천만자식 품에 안아 보살피는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생각하느라니 조국의 최북단 라선땅에 일떠선 사회주의선경마을이 눈에 밟혀온다.
폭우와 돌풍으로 통채로 떠내려간 이전의 집들에 비할바 없이 훌륭한 살림집들을 받아안고 이 세상 복이란 복을 다 누린다는 의미에서 마을이름도 《만복동》이라고 달았다는 행복의 보금자리.
노래소리, 웃음소리 넘치는 새 집들에서 라선사람들이 외우는 제비둥지이야기는 또 얼마나 많은것을 생각하게 하는가.
큰물이 밀려와 살림방은 뭉청 떨어져나가고 창고만 남았던 그날, 그 창고벽체에 남은 제비둥지안에는 3마리의 새끼들이 엄지를 기다리며 애타게 울고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틀이 지나서 들여다보니 엄지는 어디엔가 날아가버리고 새끼들은 모두 죽어버렸더라고 하면서 그들은 이렇게 격정을 터쳤다.
아마도 어머니 우리 당이 아니였다면 우리도 이 재난에 엄지잃은 제비들의 불쌍한 신세가 되였을것이라고.
라선땅의 보금자리와 더불어 또 하나의 보금자리가 눈앞에 어려온다.
우리 원아들이 기쁨의 웃음꽃을 피우는 평양애육원,
보금자리라는 말이 제일로 그리울 부모없는 아이들에게 세상에서 제일 좋은 보금자리를 안겨주신
어찌 원아들뿐이랴.
어머니생일, 10월명절을 맞이할 때면 오히려 어머니로부터 사랑의 선물을 받아안는 이 땅의 자식들이다.
무슨 말로 그 따뜻함을 다 전하며 감사와 영광의 노래를 드리랴.
오로지 자식의 밝은 얼굴을 위해 한생의 열과 정과 땀을 묻는 그 어머니를 위해 내 손끝이 닳도록 해놓은 일 있었던가, 한순간이나마 덜어드린 짐이 있었던가.
아기는 돌전에도 엄마의 젖줄기와 떨어져 살수 있지만 이 나라 천만자식들은 당의 젖줄기를 떠나서는 정녕 살수 없기에
무궁할 10월 영광의 세월에 맞이할 앞날은 더 눈부시리니,
어머니의 천만고생을 행복과 웃음으로 바꾸어드리는 길에 순결한 량심과 의리를 다해가리라.
최 진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