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1(2022)년 11월 28일 《우리 민족끼리》

 

력사강의 전날에

 

강좌모임을 마치고 나는 저녁어스름이 깃들무렵 퇴근길에 올랐다.

이 시간이면 늘 그러하듯 나는 다음날 교재에서 취급하게 될 강의내용들을 머리속으로 그려보았다.

우리 민족이 걸어온 파란만장의 력사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력사교원으로서 래일 수업하게 될 내용의 의미는 자못 컸다.

그것은 바로 헤그밀사사건에 대한 력사적사실이 강의시간에 취급되기때문이다.

사대와 굴종으로 민족의 운명이 기울어져가고있던 지난 20세기초 나라를 구원하고저 만리타향길에 올랐던 애국지사 리준,

세계평화를 론한다는 만국평화회의에서 《을사5조약》의 비법성을 선포하고 세계의 정의와 인도주의에 호소하여 국권을 되찾으려던 그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되였던가.

일제의 집요한 방해공작과 그와 공모결탁한 제국주의자들의 모략책동으로 하여 회의장에서까지 내쫓기우게 되자 리준은 비로소 외세에 의존하려는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였는가를 깨닫고 억울함과 분함의 칼로 자기의 배를 가른다.

불우한 렬사의 운명을 무거운 가슴에 안고 발걸음을 옮기던 나는 어느덧 려명거리에 들어섰다.

어느때 보아도 미끈하게 쭉 뻗어나간 포장도로로 량옆에 빛을 뿌리는 환한 가로등들과 특색있게 솟아오른 건물마다에서 반짝이는 불장식으로 황홀경을 펼쳐놓은 거리의 밤전경은 나의 마음을 끝없이 설레이게 하였다.

어찌 려명거리뿐이랴.

해빛밝은 낮에 찾으면 참으로 희한하고 어둠을 밀어내는 밤에 보면 저도모르게 경탄을 터뜨리는 현대문명의 별천지인 보통강기슭에 세워진 다락식살림집들과 송화거리에 키돋움하며 일떠선 고층살림집들도 자기의 화려함과 특색을 자랑하고있다.

한해가 다르게 몰라보게 전변된 수도 평양의 모습이 자주로 존엄떨치고 자립, 자력으로 강대한 내 조국의 모습으로 안겨옴을 어쩔수 없었다.

리준이 오늘의 조선의 모습을 보았더라면 과연 무엇을 말하고싶었을가.

이렇게 자문해보던 나의 가슴속에 민족자존은 우리의 생명이며 우리 혁명의 근본초석으로, 기초로 된다고 하시던 경애하는 원수님의 말씀이 뜨겁게 되새겨졌다.

자존, 바로 그것이였다.

지난날 일제에게 나라를 강탈당하고 《시일야방성대곡》으로 피눈물을 흘리던 민족, 만국평화회의에서 다른 나라에 도움을 청하려다 피를 뿌리던 그런 약소민족이 오늘은 그 누구도 감히 건드릴수 없는 자주적인민으로 존엄떨치게 된것은.

돌이켜보면 일제에게 빼앗겼던 조국을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항일의 불바다를 헤치시며 조선인민의 힘으로 찾아주시였고 우리의 사회주의제도를 압살하려는 제국주의자들의 봉쇄책동도 위대한 장군님께서 다름아닌 우리 인민의 자주정신으로 물리치시지 않았던가.

오늘 우리 조국은 경애하는 원수님의 위대한 손길에 떠받들려 세계가 공인하는 강국의 지위에 우뚝 올라서고 자존과 번영의 새시대, 우리 국가제일주의시대라는 장엄한 시대를 맞이하게 되였다.

우리 인민이 누리는 모든 행복도 영예도 바로 자존과 떼여놓고 생각할수 없다.

그렇다. 자존이야말로 주체조선의 발전의 전 행로에서 검증된 력사의 철리이다.

하기에 나는 래일 강의뒤끝에 애국지사 리준이 오늘날 하고싶었던 말까지 다 합쳐서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하고싶다.

외세의존은 망국임을 한시도 잊지 말라고, 그리고 우리 조국을 온 세계가 부러워하는 사회주의강국으로 일떠세우기 위한 오늘의 보람찬 투쟁에 자기의 힘과 지혜, 열정을 다 바쳐가자고.

김형직사범대학 교원 리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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