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1월 2일 《우리 민족끼리》
고마움의 인사
새해가 왔다.
수도의 거리마다에 명절옷차림을 한 수많은 사람들이 얼굴에 기쁨과 희망의 웃음을 함뿍 담고 오고간다.
나의 눈앞에 넥타이를 맨 십여명의 소년단원들이 손에손에 꽃다발을 들고 만수대언덕으로 오르는 모습들도 안겨왔다.
그들을 보니 문득 얼마전 함경북도에 살고있는 막내동생의 아들 철호가 조선소년단 제9차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평양에 온다는 기쁜 소식에 접하고 평양역에 나갔던 일이 떠올랐다.
역사앞에 도착하니 때마침 수많은 소년단대표들이 줄을 지어 나오고있었다.
하얀색, 파란색, 노란색 등 갖가지 색갈의 솜옷을 입고 우리가 만든 《소나무》책가방을 메고 씩씩하게 걸어나오는 예쁘장하게 생긴 처녀애들과 복스럽게 생긴 남학생들…
밝게 웃는 소년단원들의 모습은 설경을 이룬 수도의 모습을 더욱 이채롭게 해주는듯싶었다.
이윽고 《큰아버지!》하는 소리와 함께 손을 흔드는 조카애의 모습이 눈에 띄였다.
나는듯이 달려온 철호를 껴안고 참 대견하다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는데 한 학생이 뽀르르 달려와 인사를 하는것이였다.
조카애를 통해 그애가 연사군 신양로동자구의 산골학교에서 온 소년단대표이며 아버지는 림산로동자라는것, 떠날 때부터 지금까지 형제처럼 같이 지내며 왔다는것 등을 알게 되였다.
《평범한 벌목공의 자식인 제가, 심심산골학교의 학생인 내가 영광의 대회에 참가하게 될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나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여 우리들에게 크나큰 사랑과 배려를 돌려주시는
《큰아버지, 나도 그래요. 우리 함께
참 용타며 애들의 잔등을 두드려주었지만 어째서인지 그들의 말이 귀전에서 떠날줄 몰랐다.
고마움의 인사!
얼마나 뜨거운것이 슴배여있는 말인가.
평범한 림산로동자의 자식, 산골학교의 나어린 소년단원에게서 이 말을 듣고보니 어쩐지 가슴속 깊은곳에서 그 무엇인가 뜨거운것이 솟구쳐오르는것만 같았다.
저애의 마음속에는 어떤 소중한것이 간직되여있는것일가.
과연 무엇이 저 소년단대표에게 있어서 고마움의 인사를 드리고싶은 마음속충동을 누를길 없게 하는것일가.
손을 흔들며 지나가는 씩씩한 소년단대표들의 모습을 보느라니 저도모르게 흘러간 한해가 돌이켜졌다.
적대세력들의 극악한 반공화국고립압살책동과 악성비루스의 류입이라는 돌발적인 비상사태, 혹심한 가물과 폭우에 의한 자연피해…
그야말로 지난해는 우리 국가의 70여년력사에서 최악의 국난이 겹쌓였던 해였다.
하지만 이 땅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길줄 몰랐다.
지난해 2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육아법이 채택된것을 비롯하여 최대비상방역기간에도 온 나라 곳곳에 젖제품을 비롯한 영양식품들이 정상적으로 공급되였다.
당창건기념일을 맞으며 전국의 원아들이 받아안은 포근한 솜옷과 겨울운동복, 겨울신발, 외진 산골마을학생들을 위해 마련된 그 이름도 정다운 《어머니》호통학배…
수도와 지방, 북변의 두메산골과 분계연선의 농촌마을, 동서해의 외진 섬마을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어린이, 소학교학생들에게 가닿은 《해바라기》, 《두루미》학용품들과 《민들레》학습장, 맛있는 식료품들은 또 얼마였던가.
물어보자 지나온 날과 달들아, 말하라 《해바라기》학용품과 《민들레》학습장들아.
너를 받아안고 너무 기뻐 어쩔줄 몰라하던 아이들 그 얼마이며 자식들에게 돌려지는 당의 사랑과 은정이 고마워 눈굽을 적시던 부모들은 또 얼마였던가.
그들속에 저 소년단대표도, 연산군 신양로동자구 사람들도 있을것이다.
그래서였다. 소년단대회에 참가한 저애의 마음속에
어찌 저 학생뿐이랴.
이는 평양에 모인 소년단대표들 아니 온 나라 소년단원들과 우리 인민들의 마음속에 간직된 한결같은 지향이리라.
그렇다. 고마움의 인사, 정녕 이 말속에 더 좋은 행복만 안겨주시며 후대사랑의 서사시를 펼쳐가시는
밝게 웃던 소년단대표들의 모습을 되새겨보며 나는 마음속으로 토로했다.
후대사랑, 미래사랑의 정치가 펼쳐지는 우리식 사회주의제도하에서 자식들을 키워가는 우리 인민 또한 얼마나 행복한 인민인가.
소년단대표들아, 나의 심정도 합쳐
장 영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