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1월 7일 《우리 민족끼리》

 

세상에 없는 자리

 

며칠전 양력설아침 딸애의 손목을 잡고 무궤도전차에 금방 올랐을 때였다.

머리채를 달싹거리며 빈자리를 찾아 앞으로 뽀르르 달려가던 딸애가 순간 주춤거리는것이였다. 곱게 꽃무늬로 테를 두르고 빨간색으로 또박또박 박아쓴 《전쟁로병자리》라는 글발이 안겨왔기때문이다.

우리 글을 갓 익히기 시작한 유치원생이건만 무궤도전차의 그 좌석이 아무나 앉아서는 안되는 자리, 범상치 않은 자리라는 생각이 갈마들었던 모양이다. 슬그머니 돌아서며 나의 얼굴을 쳐다보던 딸애가 옆의 다른 자리로 총총히 걸음을 옮기며 물었다.

《엄마, <전쟁로병자리>라는건 뭐나요?》

이제 겨우 5살밖에 안되는 애에게 어떻게 설명을 해줘야 할지 몰라 이윽토록 생각을 굴리던 나는 딸애의 작은 손을 꼭 잡고 말해주었다.

전쟁로병들은 하나밖에 없는 조국을 위해 자기의 모든것을 다 바친 사람들이라고, 때문에 그분들을 제일 앞에, 제일 좋은 자리에 앉혀야 한다고…

불현듯 철부지 딸애에게 한 소박한 말이였지만 나의 가슴은 자못 뭉클해졌다. 그것은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도 전쟁로병이고 전시공로자였기때문인지도 모른다.

전쟁로병들과 같은 우리의 전세대들이 피흘려 이 땅을 지켜냈기에, 그들의 헌신적인 투쟁이 있었기에 오늘의 사회주의조국이 있고 우리 아이들의 밝은 웃음, 행복한 래일이 있는것이다.

하기에 우리 나라에서는 전쟁로병들을 귀중한 혁명선배로 존경하며 적극 도와주는 미풍이 사회의 고상한 정신도덕적기풍으로,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는 자랑스러운 국풍으로 확립되여 이렇듯 세상에 없는 전쟁로병자리를 볼수 있는것이 아니랴.

그렇다.

조국을 위해 바친 그들의 피와 땀, 희생과 헌신이 있어 오늘이 마련되였고 부흥강국의 래일이 굳건히 담보되는것이다.

이런 마음속생각을 담아 나는 딸애에게 조용히 속삭여주었다. 전쟁로병들을 언제나 존경해야 한다고. 그들처럼 살아야 한다고.

 

대동강구역 문수3동 김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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