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2(2023)년 2월 5일 《우리 민족끼리》
정월대보름에 비낀 고유한 민족정서
- 사회과학원 연구사와 《우리 민족끼리》편집국 기자가 나눈 대담 –
기자: 정월대보름을 맞으며 우리 공화국의 방방곡곡에서는 각계층 근로자들과 청소년학생들, 어린이들의 명절맞이로 흥성이고있다.
그래서 오늘은 정월대보름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자고 한다. 우리 민족의 정월대보름명절풍습은 오랜 력사를 가지고있지 않는가.
연구사: 그렇다. 옛 문헌인 《삼국유사》의 기록에 의하면 우리 민족은 벌써 삼국시기부터 정월대보름을 쇠였다. 그것은 새해에 들어와 처음으로 맞이하는 보름달을 그해의 행복과 결부시켜본것과 관련된다.
정월대보름명절은 보통 음력으로 1월 14일부터 시작되였는데 이날은 《작은 보름》이라고 하고 15일은 《대보름》 또는 《상원》이라고 하였다.
기자; 정월대보름을 맞으며 우리 민족은 새해의 행운과 풍년이 들기를 바라는 소박한 념원을 반영한 여러가지 흥미있는 의례행사들을 진행하지 않았는가.
연구사; 그렇다. 옛 기록에 의하면 정월대보름명절에 진행한 여러가지 의례행사들 가운데서 대표적인것으로서는 집집마다 벼, 기장, 조를 비롯한 낟알이삭 등을 장대에 달아매여 마당에 세워놓는 《낟가리대세우기》, 녀인들이 새벽 일찌기 우물물을 길어오는 《룡알뜨기》, 아침 일찍 일어나서 두엄을 지고 논밭에 내가는 《두엄져내기》, 과일나무들이 많은 고장들에서는 과일나무가지들사이에 돌을 끼워 과일농사의 풍작을 기대한 《과일나무시집보내기》 등을 들수 있다.
기자; 이날에 우리 인민들은 여러가지 특색있는 민속음식들을 만들어놓고 가족, 친척들, 이웃들간에 서로 나누어먹으면서 화목을 도모하였는데 그에 대해 알고싶다.
연구사; 정월대보름명절에 우리 민족은 오곡밥, 약밥, 마른나물반찬, 국수 등의 명절음식을 만들어먹는 풍습이 있었다.
특이한것으로는 14일 점심에 국수를 먹는 풍습이 있는데 이것은 긴 국수오리처럼 오래 살기를 바란데서 생겨난것이다. 그리고 대보름날 아침에 귀가 밝아져 좋은 소식만 들으라는 의미에서 덥히지 않고 한잔씩 마시는 《귀밝이술》도 있다.
오곡밥은 지방마다 서로 달랐으나 대체로 벼, 기장, 조, 콩, 팥이 기본을 이루었다. 정월대보름날 전국적으로 다같이 오곡밥을 지어먹는 풍습에는 합리적인 섭생을 보장하는것과 함께 새해에도 오곡이 모두 잘되고 또 오복이 있을것을 바라는 우리 인민의 소박한 념원이 깃들어있다.
약밥은 찰밥에 꿀과 간장을 골고루 섞고 밤, 대추, 참기름을 넣어 쪄서 그릇에 담은 다음 잣알을 모양있게 놓고 계피가루를 뿌려 완성하였다.
약밥은 진귀한 맛을 가진 밥으로서 이웃나라에까지 널리 알려졌으며 오늘도 우리 인민들속에서 약용음식으로, 별식으로 리용되고있다.
9가지 마른나물반찬은 무우잎, 버섯, 고사리, 고비, 가지말린것 등을 가지고 만든 음식이였다. 예로부터 우리 인민들은 정월대보름날에 마른나물을 먹어야 여름에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하면서 한해동안 산나물과 남새, 바다나물을 잘 말리워 보관해두었다가 정월대보름날 음식을 만들어먹는것을 관습으로 여기였다. 이런 풍습 하나만 놓고보아도 알뜰하면서도 깐진 우리 녀성들의 식생활풍습, 절약정신을 잘 알수 있다.
복쌈은 남새잎이나 김 등으로 밥을 싸서 먹는것으로서 새해에도 복이 차례지기를 바라던데서 생긴 풍습이였다. 일부 지방에서는 명이 길어지라는 의미에서 복쌈을 일명 《명쌈》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또한 이날에는 일년동안 피부에 부스럼이 나지 말고 이발도 든든해지라는 의미에서 첫새벽에 날밤, 호두, 잣, 은행 등과 같은것을 깨물고 엿을 먹는 《부스럼깨기》, 《이박이엿》 등이 있었다.
이처럼 정월대보름명절의 음식문화를 놓고보아도 우리 민족의 고유한 민족정서를 잘 알수 있다.
기자; 우리 인민들은 또한 다채로운 민속놀이로 정월대보름날을 즐겁게 보내지 않았는가.
연구사; 우리 선조들은 정월대보름날에 여러가지 민속놀이들을 진행하였는데 실례로 마을사람들의 단합된 힘을 시위하는 바줄당기기, 논밭이나 최뚝에 불을 놓아 해로운 벌레알이나 잡균들을 태워버리는 쥐불놀이, 어린이들의 연띄우기, 바람개비놀이 등은 명절분위기를 한껏 돋구었다.
정월대보름명절의 절정은 달맞이였다.
이날 저녁 사람들은 마을의 높은 산에 오르거나 다리, 언덕, 루정 등에서 떠오르는 둥근달을 바라보면서 새해농사의 대풍작과 그해에 자기들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였다.
이채로운것은 총각이 먼저 달을 보면 보름달같이 환하게 생긴 마음씨고운 처녀에게 장가를 들게 되고 갓 시집온 새색시가 먼저 달을 보면 떡돌같은 아들을 낳게 될것이라고 한것이다. 그리고 자식이 없어 안타까와하는 부부에게는 옥동자, 옥동녀가 태여난다고도 하였다.
물론 이것은 모두 허황한것이지만 여기에는 그 옛날 떠오르는 첫 보름달에 대한 사람들의 자연적신비로움과 애틋한 정서가 비껴있었다.
기자; 참으로 정월대보름명절과 같은 우리 민족의 아름답고 고상한 민족적풍습이 련면히 이어져오는것은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우리는 누구나 주체성과 함께 민족성을 귀중히 여기고 높이 발양시켜나가는 사회주의조국에서 사는 크나큰 긍지와 자부심을 안고 우리 민족의 고유한 미풍량속을 적극 살려나가야 할것이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