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추

(?ㅡ1382)

 

고려말기 학자, 시인.

자는 공권, 호는 원재이다. 공민왕 초기에 과거에 급제하고 예문관 검열로 임명되였으며 그후 좌사의대부, 성균관 대사성 등을 거쳐 좌대언, 정당문학 등의 높은 벼슬을 하였다. 어려서부터 성격이 대바르고 관료생활과정에 일련의 풍파와 곡절을 겪었다.

그는 1366년에 리존오와 함께 나라의 정치를 문란하게 하는 신돈일파의 죄행을 날카롭게 폭로규탄하였다가 왕의 미움을 받아 체포되였으나 자기의 지조를 굽히지 않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간신들이 그를 죽이려고 했는데 리색 등의 변론으로 극형을 면하고 동래현령으로 강직되였다. 이처럼 곡절많은 생활체험에 기초하여 정추는 《욕심많은 관리들》, 《늙은 기생》을 비롯하여 통치관료들의 추악한 생활과 가혹한 착취행위를 규탄하는 시들을 많이 썼으며 《밤에 우는 개구리소리》, 《정주 가는 길에》 등 외세의 침해를 당하는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는 애국적주제의 작품들도 남기였다. 시 《밤에 우는 개구리소리》는 시인의 애국적지향을 당대의 현실생활에 기초하여 정서적으로 깊이있고 생동하게 노래한것으로 하여 고려후반기에 창작된 애국적주제의 시가유산가운데서 가장 우수한 작품의 하나로 평가되고있다. 이밖에 시 《삼일포》 등 조국의 명승지들을 찬미한 풍경시들을 포함하여 약 50여편의 작품들이 《동문선》,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작품집들과 문헌들에 실려 전해지고있다. 문집으로 《원재집》이 있다.

 

《밤에 우는 개구리소리》

 

한자시.

 

처마끝에 듣던 비

  어느덧 멎었구나

호롱불 가물가물

  꺼지려다 다시 밝네

 

남쪽 북쪽에서

  와글와글 개구리소리

너도 밤새워 우는구나

  나라일 근심이냐, 네 시름이냐

 

내 잠들려면

  너 다시 요란히 떠들고

내 마음 가라앉으면

  너 다시 다툼질을 하는구나

 

너의 울음속에 노한 기운 있어

  들으니 가슴 서늘해지고

세차게 불러일으키는구나

  세상을 근심하는 내 마음을…

 

아이들이 옛시를

  소리높여 읽어도

그 소리 싸움하는

  소리처럼 들린다

 

서쪽변방에서

  하늘이 무너진듯

열해동안에 아홉번을

  큰 싸움들이 벌어졌었다

 

지난해도 도적의 무리

  국내깊이 쳐들어와

언 강, 눈덮인 들에

  시체가 그냥 깔렸었다

 

서경의 창고마다

  군량이 쌓이고

사방의 불안한 마음

  국솔처럼 들끓었다

 

사람만나 지난 일

  이야기하려 하니

뼈가 저려오고

  마음이 자지러지누나

 

지금도 서북쪽

  아득한 벌판에는

천리 무인지경

  밭갈이하는 사람 없다

 

어이하여 그 도적

  물러가기도 전에

왜놈들의 배가

  화산성에 모여들었나

 

절간의 금과 은은

  모조리 훔쳐가고

백성을 괴롭히던

  집들만 우뚝하다

 

우리 군사 피를 뿌려

  풀밭이 젖었으니

왕의 마음 불길같이

  노함도 의당하다

 

긴 바줄 얻어다가

  적의 괴수 묶어올가

약한 붓 내던지고

  옳은 이름 떨쳐볼가

 

썩은 선비 헛되이

  눈물만 흘리며

나라를 건져낼

  힘 없으니 가소롭다

 

예로부터 나라일은

  조정에 달려있어

전원에 사는 선비

  걱정할바 아니련만

 

문관, 무관들 뽐내기만 하고

  아무도 살뜰히 걱정하지 않으니

어이하여 이내 마음

  근심에 잠겨 울울하지 않으랴

 

성중의 모든 집이

  병화에 짓밟히고

해변의 모든 마을

  쑥대밭이 되였도다

 

보지 못하였나 어진 임금이

  나라를 다스리면

바다물도 잔잔하고

  강물도 맑아졌음을…

 

어이하면 억센 힘으로

  하늘 운수를 끌어잡아서

우리 병사들 원쑤 무찌르고

  칼과 갑옷을 씻게 할가

 

※ 화산성ㅡ강화도를 가리킴

※ 절간의 금과 은ㅡ그때 강화도에 침입한 왜구가 덕장사에 있는 불상과 보물들을 모두 훔쳐갔다.

 

시는 《동문선》에 실려있다. 작품은 거듭되는 외적의 침입으로 시련을 겪는 나라를 걱정하는 심정을 국방을 등한시한 통치배들에 대한 증오의 감정과 결부하여 노래하였다. 시에서는 홍두적의 침입에 뒤이어 간악한 왜적이 또 기여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치미는 민족적의분과 우국의 심정을 밤새워 울어대는 개구리의 울음소리에 의탁하여 토로하고있다.

시는 첫부분에서 시련을 거듭 겪는 나라의 운명을 두고 모대기며 잠들지 못하는 시인ㅡ서정적주인공의 내면세계를 정서적으로 깊이있게 펼쳐보이고 이어서 《예로부터 나라일은 조정에 달려있》는데 《문관, 무관들 뽐내기만 하고》 나라걱정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고 무능한 조정의 관리들을 단죄하였다.

시는 마지막에 《억센 힘으로 하늘 운수 끌어잡아서 우리 병사들 원쑤 무찌르고 칼과 갑옷을 씻게》 하면 좋겠다는 절절한 마음의 호소로 끝맺음으로써 애국적정서의 진실성을 높이였다.

시는 고려후반기에 창작된 반침략애국주제의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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