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동신문


 (제 28 회)

제 5 장

2

 

하루훈련총화가 끝난 다음 진혁이와 용세는 목욕을 하고 몸상태에 대한 간단한 검진까지 받고는 침실로 돌아왔다. 군의가 몸에 다른 이상은 없지만 오늘 비행훈련강도가 매우 높았으므로 푹 휴식하는것이 좋겠다고 했다. 군의의 말은 사실이였다. 어제 집체적으로 모여앉아 전투방안을 진지하게 토론한 후 오늘 아침일찍부터 훈련을 시작하였다.

이번에 선발되여온 성원들은 지난 기간 항법, 조종, 정찰, 사격, 폭격 등 비행술에서나 전투능력 지어 사상정신적, 육체적준비면에서까지 부대적으로 한다하는 비행사들이였지만 예상외로 높은 훈련목표는 그 강도를 예측할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비행사들은 조금도 마다하거나 주저하지 않았다.

나날이 긴박해지는 정세와 정황은 오히려 그들로 하여금 긴장감과 조바심을 더해주며 일분일초를 아껴가며 훈련해야 한다는 자각과 각오를 굳게 해주었다.

《진혁이, 동문 오늘 별일없었나?》

차용세가 거울앞에서 그 짧은 머리칼에다가 기름을 살짝 바르고 열성스레 빗어넘기며 넌지시 물었다. 진혁이와 차용세는 이곳에 와서도 한침실에 들었다.

《무슨 일?》

트렁크에서 실내복을 꺼내 갈아입던 진혁이 심드렁해서 되물었다. 목욕을 갓 해서 그런지 얼굴이 더 불깃불깃하였다.

머리를 빗고나서 자기 침대에 와 털썩 앉은 용세는 방금전보다 더 진중한 얼굴로 진혁을 건너다보았다. 전등빛에 까만 머리칼이 반짝반짝하였다.

그때 진혁이도 실내복을 다 갈아입고 자기 침대에 개놓은 담요에 엇비스듬히 기대앉았다.

《진혁이, 난 요즈음 가슴이 자꾸 울렁거려서 진정할수가 없어. 부대에서 이번에 진행할 전투의 참가성원으로 뽑힐 때부터 격앙되기 시작한 마음속 파도가 도무지 숙어들지 않는단 말이야.》

《용세, 동무한텐 너무 시적인데가 있어서 그래.》

《시적인데가 있다구? 하, 그건 배꼽떨어져서 내 처음 듣는 소리같다.》

《좋게 말하면 그런거구 랭정하게 표현한다면 감상적인데가 있단 말이야. 군복입은 사람에겐 감상적인것은 금물이라고 생각해.》

《나한테 감상적인데가 있다구?》

《지금두 보라구. 격앙되였소, 마음속 파도가 어떻소 하면서 말이야.》

진혁은 용세를 흘끔 건너다보며 빙긋빙긋 웃었다. 그리고는 팔베개를 하며 벌렁 누워서 방안천정을 올려다보았다. 얼굴에서는 웃음이 느물거렸다.

《아니, 그럼 동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거야? 우리가 이번에 어떤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는걸 동문 몰라? 우리가 이렇게 뽑혀왔는데도? 이런 돌심장이라구야. …》

용세는 정색해서 진혁이 침대쪽으로 웃몸을 쏟으며 덤벼들었다.

《그렇게 울렁거리기만 하는 가슴을 안고 비행기를 타니 천개에 머리를 짓쪼을수밖에… 동무 〈새매〉가 좀 진정하라구 충고를 안 줘?》

진혁은 시까스르며 이번에는 한쪽으로 삑- 돌아눕기까지 하였다.

골이 난것은 차용세였다.

《오늘 보니 동문 정말 모를 사람이야.》

《뭘 몰라?》

《진혁이, 난 동무가 달덩이같은 응희를 제발로 찾아가 낚아내는걸 보구는 쇠물도 녹일 열정, 불덩어리가 가슴에서 끓는 사람이라구 여겼는데 그런게 아니구만.》

《사랑하는것과 비행기를 타는것이 같은가?》

진혁은 여전히 돌아누워서 씨물씨물 웃었다.

《같지 않으면 뭐가 달라?》

《달라!》

《같아!》

《글쎄 같지 않다는데…》

《도대체 뭐가 다르다는거야?》

《챠- 이 차용세 지독한 감상주의자구만.》

《챠, 이런 돌심장을 가진 유진혁이 어떻게 내 전우가 되고 친구가 됐을가!》

차용세가 진혁이 침대에 훌쩍 옮겨앉자 진혁이도 벌떡 일어났다.

그들은 이마를 맞부딪칠듯 하며 마주앉았다.

《그럼 누구의 심장이 차고 뜨거운가 하는걸 우리 서로 만져보자구.》

《좋아. 그렇게 하자구.》

유진혁이 두손을 쑥 내밀어 용세의 가슴노리를 더듬었다. 용세도 진혁의 가슴팍을 어루만졌다.

《아야야, 간지럽다. 간지러워 . …》

용세가 갑자기 바스라지는 소리를 지르며 몸을 뒤틀었다. 진혁이 가슴노리에서 재빨리 겨드랑으로 손을 넣은것이다.

용세는 그러면서도 진혁이에게 뻗친 자기 손으로 마주 간지럼을 피웠다.

《이 친구 왜 이래… 여 여, 간지럼을 피우지 말라구.》

진혁이도 참지 못하고 몸을 뒤틀었다. 그러다가 둘이 다 자기 침대우에 벌렁 나가 군드러졌다. 숨이 차서 헐썩헐썩하였다.

《핫핫핫…》

《헛헛헛…》

방안이 떠나갈듯 한참 웃었다. 둘 다 목덜미에 땀이 번질번질하였다. 기름을 발라 빗어넘겼던 용세의 머리칼이 좀 헝클어지기도 하였다.

진혁은 다시 팔베개를 하고 아까처럼 누워 천정 한곳을 바라보았다. 숨이 차서 헐썩거리던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갔는데도 그채로 있었다. 얼굴표정이 자못 신중해보였다. 용세도 자기 침대에 군드러진채로 있었다.

《여 용세동무, 피곤해?》

이번에는 진혁이가 먼저 말을 붙였다.

《피곤하긴. 한바탕 웃어댔더니 스트레스가 다 풀린것 같애.》

《동무도 알긴 아누만. 방금처럼 하루에 두세번씩만 배꼽떨어지게 웃으면 쌓인 피곤을 다 풀고 장수한다는거야.》

《웃는다구 뭐 배꼽이야 떨어지겠는가. 늘 웃으며 락천적으로 생활하면 좋지. 그렇지만 난 하는 일없이 장수하자고 웃는건 아니구.》

《장수도 할수 있으면 해야지. 하지만 우리가 말하는 장수라는거야 단순한 육체적생명만은 아니잖아?》

《그야 물론이지.》

진혁의 말에 용세가 이번에는 공손히 응대했다.

《용세동무, 내 좀전에 동무를 좀 시까슬렀는데 실은 나도 생각이 많고 흥분된 상태야.》

《그게 정말이야?》

《정말 아니문. 이젠 용세동무와 몇년째 고락을 같이한다구 거짓말을 하겠나.》

《글쎄 이 〈새매〉의 쌍기가 그러면 그렇겠지.》

《사실 난 어제 이번 전투방안과 훈련방법을 토론할 때도 막 가슴이 울렁거리고 흥분이 앞서 참지 못하겠더란 말이야.

또 한분의 천출명장이신 김정은동지께서 밝혀주신 수령사수전은 우리모두의 심장을 얼마나 끓어번지게 했나.

그래서 이번에 새로 토론한 경애하는 김정은동지의 가르치심을 구현하는 훈련방안이나 전투임무를 수행하는데서 앞장서겠다고 내 심정을 토로하고싶었는데 형님이 말이 앞선다고 나무랄것 같아서…》

《나두 동무의 눈치를 보구 그 심정을 어느 정도 알아차렸어. 그런데 형님앞이면 뭐래? … 지금이야 총참모부 일군처럼만 대하면 되지 않아? …》

《우리 형님은 말이 앞서는것 하구는 딱 질색이야. … 그리구 다른 한가지는 오랜 비행사들앞에서 겸손하지 못한것 같아서…》

《좋아, 말이 앞서지 않는것도 좋구 겸손한것두 좋구. 그렇지만 일단 싸움에 들어가선 진혁이! 우리 다같이 양보를 모르구 싸우는 1번수가 되자구.》

《그야 더 말할게 있나.》

《진혁이, 난 어제 대좌동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참으로 많은걸 새롭게 새기고 감격했어. 위대한 수령님과 장군님과 꼭같은분이신 김정은대장동지를 뵙고싶어 못 견디겠더란 말이야.》

《그야 뭐 동무 혼자의 심정인가, 우리모두의 심정이지.》

《진혁이, 난 동무 형님이나 동무가 막 부러워.》

《건 또 새삼스럽게 무슨 소린가?》

《동무형님은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 다닐 때부터 존경하는 대장동지의 가르치심을 받으며 공부했으니 말이야. 그리구 동문 그런 군사일군의 동생이구.》

《그건 동무생각이 짧은것 같애.》

《내 생각이 짧단 말이야?》

《동무 요전번날 제일 가까이에 앉아서 우리 형님의 이야기를 듣고도 그래?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우리모두를 아신다고 하지 않았나.

이제부터 우리모두는 경애하는 김정은동지의 가르치심을 받으며 그이의 전사로 살며 싸운단 말이요.》

《거야 그렇지 뭐. …》

《그러니 우린 다같이 이 세상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수령복, 장군복을 대를 이어 누리는 행운아들이라고 생각해.》

《!》

용세는 그 말에 대답은 없지만 동감하고 생각되는것이 많은것 같았다.

《난 요즈음 자꾸 자신에 대하여 생각해보네.》

《무슨 생각?》

진혁은 용세쪽으로 돌아누웠다. 용세도 팔베개를 하고 진혁을 건너다보았다.

《난 어릴 때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손에서 터울이 뜬 형님과 함께 자랐지.》

《그거야 내가 모르나? 언젠가도 동무가 말하지 않았어.》

진혁은 용세가 이렇게 말을 받았으나 개의치 않고 시작한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그렇지만 난 외로움을 모르고 구김살 하나 없이 자랐어. 어머니가 없다고 배를 곯아봤나, 추위에 떨어보았나. 돈 한푼 내지 않고 학교에 가고 철따라 새 교복을 타입고 명절이면 선물까지 받아안군 했지. 오늘은 이렇게 군복을 입고 추격기비행사로까지 되구…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니없는 자식이라구 남들이 끔찍이 위해주어서도 아니구 형님이 동생을 극진히 사랑해줬기때문만도 아니였어.

내가 우리 당의 품, 고마운 우리 나라 사회주의조국의 품에서 태여나고 자라지 못했더라면 이런 행복한 삶을 누릴수 있었을가. 오늘처럼 이런 믿음, 이런 중요한 임무를 받아안을수 있을가!》

《난 뭐 다른가. 행복하게 자라고 값있는 삶을 누려가는건 동무나 나나 꼭같지.》

《용세동무, 우리가 한 몇살까지 살가?》

《그건 갑자기 무슨 소리야?》

《무슨 소리긴. 나나 동무가 몇살까지나 살겠는가 하는걸 묻는건데…》

《그걸 어떻게 알아?》

《그럼 내 말을 명심해 들으라구.》

《무슨 말?》

《동무나 나나 한 100살까지 산다구 치자.》

《그렇게 오래? !》

용세는 눈이 둥그래졌다.

《챠- 이거 왜 못산다구 그래? 우선 그렇게 정해놓고 보잔 말이야.》

《그래서?》

《그중에서 태여나서 한 20년간은 우리가 나라의 혜택을 받기만 하고 아무 한 일도 없이 행복하게만 자랐지. 인정해?》

《거야 뭐 누가 부정해? 탁아소, 유치원, 소학교, 중학교… 우리가 누린 행복을 다 꼽자면야…》

《그렇지? 그다음 우리 나라에서 남자는 60살, 녀자는 55살이면 편히 쉬면서 살라구 년로보장을 받지?》

《그야 우리 나라 법이 그렇게 좋은걸 어찌겠나!》

《그러고보면 100살을 산다고 해도 어머니당을 위해서, 조국을 위해서 일할수 있는 기간은 불과 30~40년밖에 안되지 않나. 그러니 우리가 오늘의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하겠나!》

《음, 진혁이 동무가 무슨 말을 하자는지 이제야 알만 해. 알만 하단 말이야. … 거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누만.》

어느새 둘은 벌떡 일어나 마주앉았다. 그들의 두눈에서는 이름할수 없는 절절함이 끓어번지고있었다.

《용세! 우리 이제부터 보답의 길만 걷자구. 그래서 최고사령관동지와 존경하는 김정은동지의 품에 더 가깝게 안기잔 말이야.》

《진혁이! 이 차용세도 절대찬성이며 다시한번 맹세한다!》

《실은 이번 우리의 인공지구위성 〈광명성-2〉호발사를 두고 미쳐날뛰는 적들의 책동을 짓부셔버리기 위한 작전이나 전투를 최고사령관동지의 의도를 받들어 존경하는 김정은대장동지께서 이끌어주신대. 그러니 승리는 명명백백해!

나는 이번 우리가 받은 전투임무를 한목숨 서슴없이 바쳐 끝까지 수행하는것이 최고사령관동지와 김정은동지의 품에 더 빨리, 더 가까이 안기는것이라고 생각해.》

《나도 같은 생각이야!》

용세의 눈에서도 애절한것이 끓었다. 그는 짧은 머리칼을 쓸며 진혁이를 바라보았다.

《용세, 우리 약속하자! 리수복영웅처럼, 길영조영웅처럼 짧게 살아도 빛나게 살자구!》

《약속이야 이미 하지 않았던가?》

《그럼 더 굳히자!》

둘은 서로 손을 꽉 마주잡았다.

세차게 흔들었다.

가슴에서 끓고있는 용암같은것이 억센 팔뚝과 전신으로 퍼져가며 온몸을 뜨겁게 달구어주었다.

한동안 그러고나서 둘은 아까처럼 자기 침대우에 벌렁 누웠다.

《이 방에서는 뭐가 좋아 이렇게 떠들며 아직도 자지 않소?》

나들문이 열리며 누군가 소리쳤다. 조영철이였다.

《자는중입니다.》

차용세가 엉겁결에 앞뒤가 맞지 않는 대답을 하였다.

《음, 눕긴 누웠군. 래일 훈련강도는 오늘보다 더 높아, 그러니 빨리 푹 쉬도록 하오.》

《훈련강도가 높을수록 좋습니다.》

《기세가 좋군. … 불을 끄겠소.》

조영철이 웃으며 전등스위치까지 꺼주었다.

창문으로 쪼각달빛이 은은히 흘러들어왔다. 어디선가 소쩍새가 유정하게 울었다.

모포를 가슴노리까지 얹고 반듯이 누웠던 용세가 진혁이쪽으로 돌아누우며 살펴본다.

《진혁동무, 잠들었어?》

《또 왜?》

《이젠 돌아왔을가?》

《누구 말이야?》

《동무 응희와 우리 경숙이 말이지.》

그제야 진혁이도 용세쪽으로 돌아눕는다.

《우리가 떠나온지 며칠 됐다구 벌써 돌아왔겠나.》

《그런데도 자꾸 보고싶어.》

《용세동문 꽤나 애처가야.》

《누가 할소릴… 나보다 더하면서…》

용세가 아까처럼 간지럼을 피우려고 진혁이쪽으로 손을 뻗쳤다.

진혁은 모포를 감은채 저쪽으로 몸을 틀었다. 그래서 아까처럼 맞불질은 없고 그것으로 끝났다. 아까보다 목소리를 낮추고 소곤소곤 이야기가 오갔다.

《용세, 나도 같은 심정이야. 사람이야 솔직해야지 나처럼… 그래서 내려올 때 책상우에다 쪽지편지 한장 써놓고 오긴 했는데… 모르지, 지금은 산원침대에 누워 저 달빛을 보면서 둘이 우리 소리를 하는지…》

《그럴가?》

《어쩐지 그렇게 생각돼.》

진혁은 가슴노리에 손을 얹고 열성스레 손가락장단을 쳤다.

《진혁이, 동문 앞으로 자식이 태여나면 무엇으로 키울래?》

《아직 아들인지 딸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아들이면 어떻구 딸이면 어떻다는거야?》

《하긴 그래. … 난 아들이든 딸이든 다 나처럼 비행사로 키우겠어. 그래서 최고사령관동지와 존경하는 김정은동지를 목숨으로 지키는 하늘의 성새, 방패의 대를 잇게 하겠어!》

《나도 같애! 어쩌면 우리 둘의 생각이 이렇게 딱딱 들어맞나?!》

《그래서 배짱이 맞는거구 이번에도 같이 뽑힌게 아닌가.》

《하하하…》

《여, 크게 웃지 말라구. 또 경치겠어. 허허허…》

진혁은 이러며 자기도 웃었다.

그들은 한참 이런 이야기를 하고나서야 잠들었다.

한없는 행복이 비껴있는 그들의 얼굴을 창문으로 비쳐드는 달빛이 어루쓸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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