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5 회)

제 2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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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가 시건설사업소에 들렸다나오는데 작업복차림으로 마주오던 나이 40줄의 로동자가 《안녕하십니까?》 하고 인사를 했다.

아들의 대학추천문제때문에 신소를 하여 문제가 복잡하게 제기되였던 사람이 아닌가.

광우는 얼굴에 반가운 표정을 떠올리였다. 왜서인지 광우는 그 사람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고있었다.

《어, 문형이 아버지군요? 이거 오래간만입니다.》

미안한 생각은 그다음에 뒤따랐다. 지금은 대학입학철이 아닌가. 대학추천을 못 받은 아들 생각을 할것이다.

《참, 그때 그 아들이 어떻게 되였습니까? 시원림사업소엔가 들어가있었지요? 그 엉뚱한 친구.》

절컥절컥 전정가위질을 하며 영어로 외국인과 말하던 애숭이의 모습을 눈앞에 떠올리며 광우는 느슨한 웃음을 지었다.

《군대에 나가려고 했는데 그 애가 원래 눈이 좋지 않아 안경을 끼지 않습니까. 금년에 대학추천을 받았습니다. 그것도 평양대학에를요. 그땐 정말… 제가…》

그는 얼굴이 환해가지고 그때 자기가 너무나 인사불성이였노라고 미안한 소리를 했다.

광우는 마음이 놓이였다.

《허허, 됐습니다. 거기서 잘못한것은 없지요. 아들이 희망대로 중앙대학추천을 받았다니 잘되였습니다.》

자기 일처럼 기뻐하는 김광우를 보며 그 사람은 장가간 새서방처럼 싱글싱글 웃었다.

《금년 대학입학시험은 중앙대학추천생들도 평양에 올라가지 않고 제고장에 앉아서 콤퓨터로 친다지요?》

《예.》

《저는 강습에 참가하지 못했는데 거기 참가했던 학부형들한테서 들었지요. 다들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시험장에 콤퓨터대수도 모자라고 다른 설비들도 채 들여놓지 못해 우에서 내려온분들이 그때문에 애를 먹는다던데 저희들 학부형들이 도울 일은 없을가요?》

《아니, 그런 소린 어디서 들었습니까?》 광우는 갑자기 속이 후더워지며 껄껄 소리내여 웃었다. 《그 마음만 해도 우리한테 힘이 됩니다. 하지만 문형이 아버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 일을 하자고 일군들이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물론 도에서 처음 하는 일인데 애로야 왜 없겠습니까. 애로야 있지요. 그래도 다 됩니다.》

그와 헤여져 숙소로 돌아오는 광우의 기분은 좋았다. 콤퓨터 몇대가 해결되여서만이 아니였다. 눈앞에는 그 푸수한 로동자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 사람들이 얼마나 좋은가! 우리 사람들이!

숙소로 돌아오니 텅 비여있었다. 점심때가 되였는데 시험장에 일보러 나간 사람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모양이였다.

사람들이 보지 않을 때 약을 먹으려고 안해가 꾸려준 약꾸레미를 헤쳐놓고있는데 출입문이 열리면서 정성금이와 김호성이 들어섰다.

정성금은 잔뜩 흐린 낯을 해가지고 무슨 말을 하려다가 부국장이 원탁우에 펴놓은 약꾸레미에 눈길이 갔다. 여러가지 약봉투들을 보자 대뜸 눈이 둥그래졌다.

《아니, 무슨 약이 그렇게 많습니까?》

《허허, 별게 아니요. 내가 출장을 간다니까 집사람이 공연히 이렇게 꾸려주질 않겠소. 무슨 큰 병이나 있는것처럼 말이지. 그런데 성금동무의 낯색이 왜 그렇소?》

정성금은 기연가미연가해서 아무일도 없는듯이 말하는 부국장의 안색을 살피다가 또 최윤호를 욕하기 시작했다.

《그런 패배주의자를 믿고 여기로 내려온게 잘못입니다. 없다는것뿐이지 뭐 하나라도 제대로 되여있는게 있습니까? 그런 사람이 어떻게 그자리에 붙어있는지 모르겠다니까요.》

수험생들이 도착하기 전에 시험장 꾸리는 일을 나가서 봐주라고 했더니 거기 나가서 또 화가 나는 일을 당한 모양이였다.

광우는 기분이 좋은지라 김호성이쪽에 대고 슬그머니 눈을 찌긋해보이며 말했다.

《그것 참 이상하지 않소. 성금동무는 최윤호동무라면 기를 쓰고 걸지 못해 야단이니 말이요.》

정성금이 새파래진 얼굴을 부국장에게 홱 돌리였다.

《말하지 않게 됐습니까?》

《왜? 무슨 일이 있었소?》

광우는 여전히 얼굴에 웃음을 실은채 물었다.

일은 최윤호가 콤퓨터원격시험준비를 제대로 해놓지 않아 평양에서 도와주러 내려온 김광우네들이 뛰여다니는것때문에 상급한테서 되게 말을 들은것으로 해서 시작되였다고 할수 있었다. 그것은 어제 저녁에 있은 일이였다. 부서사업정형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그의 상급은 도대체 어떻게 되여 우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시험장준비때문에 시안의 온 기관들을 찾아다니게 하는가? 그거야 처장동무가 해야 하는 일이고 제대로 되자면 시험장준비야 이미 다 되여있어야 하지 않는가, 우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우리 도 사람들을 두고 뭐라고 하겠는가! 자기 일에 대하여 그렇게도 책임성이 없는 일군이 어디에 필요한가고 엄하게 추궁했던것이였다. 《그렇게 책임성이 없는 일군이 어디에 필요한가?》하는 마지막말은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최윤호의 경우에는 일하는 과정에 일군들이 드문히 듣는 소리로 그저 스쳐지나도 되는 비판으로만 볼수 없었다. 그러지 않아도 이미 건설사업소의 세멘트문제로 해서 일을 잘해야겠다는 충고를 받았던것이였다.

최윤호는 자기가 어제 저녁 상급한테서 비판을 받은것은 전적으로 광우부국장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도안의 사정이 당장 콤퓨터시험에 들어갈 형편이 못되는데 광우부국장이 그걸 알면서도 1차대상에 넣었기때문에 지금처럼 난처한 처지에 빠졌다는것이였다.

그런 일이 있었다는것을 전혀 모르고 시험장에 나간 정성금은 도무지 리해가 되지 않아 될수록 목소리를 낮춰가며 한마디 했다.

《동문 정말 너무해요. 어쩌면 위원회에서 콤퓨터원격시험을 친다고 통지를 했겠는데 이렇게밖에 해놓을수 없어요?》

다른 감정을 섞지 않고 조용히 한 말인데 뜻밖에도 최윤호는 울컥 화를 냈다.

《뭐가 어쨌다는겁니까?》

정성금은 언제 살갑게 굴었던가싶게 갑자기 푸르딩딩해진 그를 의아해서 돌아보았다. 뭔가 속에 쌓여있는 감정을 쏟아놓은것이 분명했다.

정성금은 자중하려던 자기를 하마트면 잊어버릴번 했다. 그는 감정을 눅잦히려고 애쓰며 말했다.

《생각해보세요. 시험방법을 혁신한다는것이 어디 간단한 일이예요? 하지만 우리 교육의 질을 발전하는 시대의 요구에 따라세우고 국가가 목표로 내건 인재강국을 건설하기 위해 꼭 해야 하는 일이예요. 이 일이 그렇게 중요한 사업이지만 몇몇 사람들이 애를 쓴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지 않나요. 나라의 교육사업을 책임진 우리모두가 여기에 뼈심을 들여야 빛을 볼수 있는거예요. 그걸 동무가 모를 사람이 아니지요.

그런데 동문 참… 이거야 위원회에서 하는 일이니 마지못해 나서는것이지 다른거예요? 동문 정말 콤퓨터시험이라는걸 믿지 못해서 그런거예요? 아니면 뭐예요? 동무를 비판하자고 해서 그러는게 아니니 솔직히 말해봐요.》

최윤호는 처음에 화를 냈던 자기를 뉘우치는 모양 얼굴이 뻘개서 무안한 표정을 짓고있다가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해보라니 말하지요. 도안의 형편이 당장 콤퓨터원격시험에 들어갈 처지가 못된다는거야 도에 앉아있는 이 최윤호가 더 잘 알지 우에서 잘 알겠습니까? 그래 고려해달라는 의미에서 처음 실정료해를 내려온 담당책임부원동무한테 여기 형편이 어렵다는걸 다 말해주었습니다. 그런데도 1차로 우리 도를 잡아넣었단 말입니다. 그거야 이 최윤호를 골탕먹이자는것이지 다른것입니까? 우에 앉아있는 일군들이야 하라고 해놓고 일이 안되였으면 혁명성이 없소, 책임성이 없소, 패배주의요 하고 비판하기는 좋지요. 》

최윤호는 그전에 있은 신소건으로 하여 복잡한 일이 있었던것이며 전번 대학추천사업때 건설사업소 지배인의 아들문제를 제기했다가 전학선부상보다도 광우부국장한테 얼굴뜨거운 일을 당해야 했던 그 일에 대해서 말했다.

《인정이 있어서 인간이 아니겠습니까. 원칙은 뭐 저만 있다는건가요? 어쩌면 아버지의 옛 전우인 로병동지까지 저를 믿고 찾아갔는데 권한을 쥔 사람이 그만한 부탁도 못 들어준단 말입니까?》하고 최윤호는 말했다.

정성금은 자기의 인생지론에 대하여 확신하는 그를 새삼스럽게 바라보다가 《동문 역시… 이젠 알겠어요.》하고 질시의 말을 던졌다. 그의 말에는 아리숭한것이 있었다.

최윤호가 그것을 느끼고 서슬이 돋친 눈으로 상대방을 쳐다보았다.

《무엇을 알겠다는겁니까?》

《량심이 깨끗치 못하면 인간자체가 어떻게 되는가를 말이예요. 동문 오련희동무의 운명을 어떻게 만들어놓았어요? 동문 자기가 먼저 련희를 배반한것이 아니라고 변명하겠지요? 하지만 순결한 마음을 욕되게 한 죄는 한생 속죄를 해도 벗지 못할거예요! 그리고 동무한테 더 말해줄것이 있어요. 동문 광우부국장을 알면 얼마나 알아요? 부국장동지가 최전연에서 군사복무를 할 때 심한 동상을 입은 후과로 수술을 하고 겨우 살아날수 있었고 그 몸으로 여기 내려오다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동무는 알기나 하고 그렇게 말해요? 부국장동지가 여기 도착해서 왜 동무한테 더운 방 소리를 한줄 알아요?》

최윤호는 의아해서 정성금을 바라보았다.

정성금은 《됐어요.》 하고 신경질적으로 내뱉았다. 여기로 내려오다가 있었던 일을 말하지 말라고 광우부국장이 일부러 강조하던 말을 생각한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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