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8 회)
제 3 장
민비의 고민
6
서울에 당도한 병무와 태봉은 도고 최일의 집을 찾았다.
농민군의 자금조달문제를 최일이와 의논하라고 태봉이를 그곳에 떨구어둔 병무는 먼저 집으로 왔다.
병무가 대문을 열고 뜨락에 들어서자 방문이 벌컥 열리며 태순이가 마루로 뛰여나와 발을 동동 구르며 반가와 어쩔줄 몰라했다.
《대문소리만 듣고도 오빠가 오는줄 알았어요.》
《잘있었니?》
태순이를 데리고 방에 들어선 병무는 아버지, 어머니에게 인사를 드렸다.
《
《집에 있는 우리야 무슨 일이 있겠니? 네가 객지에서 고생했겠구나.》
어머니 공씨는 코멘 소리로 말하며 저고리고름으로 눈굽을 훔쳤다.
《그래 갔던 일은 제대로 됐느냐?》
아버지 엄초관도 목기를 깎던 일을 계속하며 말을 건넸다.
《예, 다 제대로 됐습니다.》하고 대답한 병무는 옆에 놓은 괴나리보짐을 앞에 끌어다놓고 풀었다.
《어머니가
커다란 깨엿봉지를 받은 태순은 좋아라 짝자꿍을 쳤다.
《아이 좋아, 울오빠가 제일이야.》
끝으로 병무는 보짐을 통채로 공씨에게 안겨주었다.
《어머닌 든벌난벌이 따로 없이 반물치마 한가지로 지내시는데 이 검정옥양목으로 장에랑 가실 때 입으실 난벌옷을 지으십시오.》
《비단옷이 있는데 그건 또 뭘…》
《그리구 오늘 저녁에 태순이 오빠가 우리 집에 옵니다. 이 돈으로 음식감이라도 좀 마련해주십시오.》
《태순이 오라버니가 와? 태순이가 좋겠구나. … 그런데 웬 돈이 이리 많니? 이 돈이면 큰 잔치상도 차리겠구나.》
공씨는 부엌으로 내려가며 흥에 겨워 주절거렸다.
《돈이 좋긴 좋구나.》
엄초관이 그러는 안해에게 눈을 흘겼다.
《쩌쩌, 또 쓸데없는 소리.》
했으나 그의 말에 노염기는 없었다. 눈앞에 커다란 되병술이, 공덕리소주가 놓여있었던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