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9 회)

제 7 장

3 국 간 섭

1

(4)

 

마이꼬응접실의 창가에 의자를 끌어다놓고 앉은 야에는 손바닥에 턱을 고이고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보고있었다. 그는 히로시마로 떠나간 무쯔를 기다리고있었다. 정치가들이란 참으로 모를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쯔만 보아도 그렇다. 정양을 하는 이 얼마 안되는 기간에만도 벌써 몇번이나 분주스럽게 나다니는것인가. 그들이 귀중히 여기는것이란 권세와 명예뿐인가싶었다. 병도 제 몸도 돌보지 않으니까 말이다.

이때 응접실문이 벌컥 열리며 야에보다 손우의 녀인이 방에 들어섰다.

자기를 의아쩍게 쳐다보는 야에에게 그 녀인은 푸접없이 물었다.

《외무대신은 어데 갔소?》

야에는 엉거주춤 일어서며 대꾸했다.

《히로시마의 행재소에…》

그 녀인은 야에에게 바투 다가서며 따지듯이 질문했다.

《당신이 야에상이요?》 녀인은 턱을 쳐들고 뇌까렸다. 《난 무쯔의 합법적인 처 무쯔 기노요.》

《예?!…》

야에는 당혹하여 어찌할바를 몰라했다.

기노는 야즐야즐하는 눈길로 야에를 훑어보며 빈정거렸다.

《흥, 그새 여기서 군서방질을 잘했겠군.》

《군서방질이요?!》

당황한 속에서도 모욕을 느낀 야에는 낯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허리춤에 두손을 고인 기노는 때릴듯이 다가들었다.

《그럼, 유부녀가 딴 사내하고 재미를 보는게 군서방질이 아니면 뭔가?》

기노의 상스러운 말에 부끄러움으로 낯이 붉게 달아올랐던 야에는 격분을 참을수 없어 내쏘았다.

그이는 절 사랑해요.》

《흥, 사랑…》

기노는 또 야즐거렸다.

《자, 봐요!》

야에는 결김에 웃옷을 젖히고 자기의 어깨에 씌여진 《무쯔》란 입묵자리를 그 무슨 보물을 자랑하듯 드러내보였다.

그러나 기노는 도리여 랭소를 띠우고 빈정거렸다.

《보기도 메스껍다. 그런건 나한테두 있어. 자, 봐라!》

저도 웃옷을 와락 제껴버린 기노는 감노란 빛의 어깨죽지를 야에의 눈앞에 들이댔다. 거기에 있는 《무쯔》란 입묵자리가 야에의 눈뿌리를 뽑

았다.

《응?!》

놀라 뒤걸음치는 야에를 눈에 경멸과 증오의 불을 켠 기노가 받을듯이 다가섰다.

야에는 의자에 걸려 풀썩 주저앉아버렸다.

기노의 혐오에 찬 말소리가 눈을 감은 야에의 귀전을 때렸다.

《똑똑히 들어둬라. 그런 더러운 입묵이 도꾜에만두 수십명의 녀자들 잔등에 새겨져있을게다. 네가 몇번째인지 알기나 하구 날뛰여라.》

《아!》

야에는 배신과 절망과 혐오로 하여 두손바닥으로 머리를 싸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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