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5 회)

제 7 장

3 국 간 섭

4

(3)

 

앞탁우에 놓인 문서를 번지는 고종의 손이 떨렸다. 내무대신 박영효가 그를 긴장한 눈길로 지켜보았다.

갑자기 고종이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치며 울분을 토했다.

《무엇이?! 준용이가 모반을 했다고?!… 내무대신?》

《그렇습니다, 페하.》

박영효는 못내 경건한 태도를 취하며 여쭈었다.

《여기 씌여있는 내용이 다 적실한가?》

《김학우암살사건으로 갇혀있던 대원군의 문객들이 다 실토했습니다.》

《아니, 그럴수 없다! 짐은 믿지 못하겠다.》

고종은 탁자의 문서를 훌 밀어버리였다. 박영효는 널린 문서를 얼른 주어 간추리였다. 그의 얼굴에 얼핏 랭소가 떠올랐다.

《페하, 이번 사건은 일본에서 한다하는 호시법무고문관님이 직접…》

고종이 또 분통을 터뜨렸다.

《직접이고 간접이고간에 짐은 믿지 못하겠다.》

《페하, 재가해주셔야겠습니다.》

《짐은 재가할수 없다.》

《어차피 재가할것으로 아옵니다. 페하! 이미 체포대가 운현궁으로 떠났습니다.》

《뭣이?!》 고종은 격분하여 웃몸을 솟구쳤다. 《짐의 재결도 없이 대신들이 제마음대로 할바에야 대군주는 무슨 소용 있는가! 짐은 퇴위하겠으니 제신들이 공화정치를 하든 이제는 마음대로 하라!》

이렇게 소리친 고종은 훌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버렸다.

《페하…》

박영효는 당황하여 어찌할바를 몰라했다.

대원군은 희색이 만면하여 란초그림에 마지막붓을 대고있었다. 준용은 그것을 기쁨과 기대속에 바라보았고 부대부인도 오늘의 경사에 어찌할바를 몰라 서성거렸다.

《자, 락관도 해야지.》

대원군의 말에 준용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도장집을 가져왔다. 대원군은 그림에 자기의 도장을 꾹 눌렀다.

《내 수십년세월 그리고 또 그린 란초중에서 제일 잘된거다.》

준용은 감격으로 눈빛을 빛내며 말했다.

《일본에 가지고가서도 아침저녁으로 이 족자를 할아버님 뵈옵듯 하겠습니다.》

《고맙다. 이 할애비무릎에서 자라난 네가 이제는…》

대원군은 눈을 슴벅이며 뒤말을 잇지 못했다.

《준용아, 이 가락지를 받아라.》

부대부인은 자기의 손가락에서 금가락지를 뽑았다.

《할머니, 그거야…》

이때 별안간 대문을 요란스럽게 두드리는 소리, 아웅다웅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

대원군은 이마살을 찌프리며 버럭 고함을 질렀다.

《이게 웬 소리냐?!》

갑자기 방안에 긴장과 정적이 닥쳐들었다.

그 긴장을 깨며 리규완이며 순검들이 사랑방문을 마스듯이 열고 들어섰다.

《어명이요!》

《뭐라구?》

대원군은 하늘이 무너지는듯한 놀라움속에서도 위엄을 잃지 않았으나 부대부인은 손자에게 주려던 가락지를 떨구었다. 그 쟁그랑 하는 금속성이 방안의 긴장을 더 돋구었다.

박영효의 심복인 리규완이가 눈을 부라리며 호통을 쳤다.

《리준용을 모반죄로 체포하라는 어명이요!》

리준용은 대원군에게서 받은 란초그림을 두손으로 꽉 움켜쥐였다.

《모반이라니? ! 도대체 누가 누구를 모반한다는거냐? 리규완!》

대원군의 위엄에 주춤거리던 리규완은 젊은 준용이를 상대로 위세를 보였다.

《리준용, 호시법률고문관의 특별조사로 페하께서 재가하신바이니 오라를 받으라!》

리준용은 오라를 지우려는 순검들을 밀쳐버리고 리규완에게 맞섰다.

《뭐라구? 이 준용이가 모반을 했다고?!》

주춤거리는 순검들에게 리규완이가 또 호통을 쳤다.

《뭣들 하는거냐? 어서!》

와락 달려드는 순검들을 물리치며 준용이가 웨쳤다.

《비키라!》

대원군도 버선발을 구르며 호령을 질렀다.

《이놈들아! 내 집에서 이 무슨 망동이냐?!》

그랬어도 리준용은 순검들과의 몸싸움끝에 끌려가고말았다.

방바닥에 풍덩 주저앉은 부대부인은 손바닥으로 방바닥을 두드리며 통곡했다.

《안된다. 우리 준용이는 못 잡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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