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3 회)

제 9 장

력사는 과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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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검들의 대기실이다.》

오끼하라경부가 경찰들을 데리고 그리로 갔다.

순검대기실의 등잔불아래 앉아 끄덕끄덕 졸던 순검이 갑자기 방에 들이닥치는 사람들을 보고 놀랐다.

《누구요?》

겁에 질린 소리가 울렸다.

《쉿!》

입에 손가락을 가져가며 오끼하라경부가 조선순검에게 다가섰다.

《누가 두목인가?》

《내가 총순이요. 그런데 당신들은 누구요?》

오끼하라는 총순의 가슴에 권총을 들이댔다.

《찍소리를 했다간 죽여버릴테다. 모두 몇이냐?》

《열한명이요.》

《외출자는 없는가?》

《없소.》

《명단.》

총순은 오끼하라에게 순검들의 명단을 집어주었다.

그사이 왜놈경찰들이 잠자는 조선순검들을 깨워 정렬시켰다. 그들을 확인한 오끼하라가 낮으나 날카로운 소리로 명령했다.

《옷을 벗엇!》

조선순검들은 어안이 벙벙하여 서로 돌아보기만 했다.

《어서!》

재촉하는 오끼하라의 험상궂은 낯색, 그제야 조선순검들이 옷을 벗었다. 왜놈경찰들이 재빨리 그 옷을 갈아입었다. 왜놈경찰들은 내의바람인 조선순검들을 창고로 몰고가 그곳에 몰아넣고 쇠를 채웠다.

이때 오까모도일행은 아소정의 사랑방으로 들어갔다.

잠을 자다 깨여난 대원군은 침상에 웃몸만 비스듬히 일으켜세웠다. 오까모도와 호리구찌는 방바닥에 무릎을 꿇고앉았다. 대원군은 이들을 사나운 눈초리로 굽어보았다.

《이 심야에 남의 인가에 무슨 일인가?》

《대원위대감, 량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대원군이 노성을 터뜨렸다.

《급작스레 귀국한다고 이 늙은것을 속이고 량해는 무슨 량해인고!》

《조선의 국운과 대원위대감의 안녕을 위해 부득히…》

《닥치라!》

예상외로 강경한 대원군의 태도에 오까모도는 어찌할바를 몰랐다.

아소정뜨락에서는 고바야가와를 비롯한 《한성신보》사의 떨거지들이 어정대고있었다.

《이 집을 왜 <아소정>이라고 하나?》

누군가 무료했던지 이런 소리를 했다.

《저 현판을 보게. 나<아>자에 웃을<소>, 집<정>이니 <나는 웃는다>는 뜻이 아닌가?》

《세상을 자조하고 세상을 체념한 대원군의 성격이 저 현판에서도 나타나네.》

사랑방에서는 침묵속에 신경전이 계속되고있었다.

요지부동인 대원군앞에서 오까모도는 입술만 잘근잘근 씹었다.

(지금 미우라가 아니, 도꾜가 대원군의 출발보고를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있는데… 정 불복하면 강제로?… 아니, 스스로 나서게 해야 한다.)

오까모도가 문득 생각난듯 품속에 손을 넣더니 봉투 하나를 꺼내 대원군에게 밀어놓는다. 대원군은 말없이 봉투에서 속지를 꺼내여 펼치였다. 그것을 읽는 대원군의 눈이 차츰 커졌다.

《1.대원군은 대군주페하를 보익하여 궁중을 감독하되 일체의 정무는 내각에 맡기고 간섭하지 말것.

2.정부를 개조할것.

3.리재면을 궁내대신, 김중한을 협판으로 할것.

4.리준용을 3년간 일본에 류학시킬것!》

대원군은 속지를 오까모도에게 홀 밀어놓았다.

《도대체 이게 무언가?》

《구태여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대원군은 별안간 주먹으로 방바닥을 내리치며 노성을 터뜨렸다.

《이노옴! 짐승도 한번 빠진 함정에는 다시 가지 않는다. 작년에 이 리하응을 궁궐에 끌어다놓고 넉달만에 내몰더니 또 이따위 수작이냐! 이 리하응을 아이들이 가지고 놀다가 버리는 장난감인줄 아느냐?!》

《대원위대감!》

《내앞에서 썩 꺼져라!》

구스세, 아다찌,오끼하라 등은 대기실의자에 초조하게 앉아 사랑방쪽에 연송 눈길을 주었다.

오끼하라경부가 이마살을 찌프리며 두덜거렸다.

《젠장, 응하지 않으면 강제로 끌어낼것이지.》

구스세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경부, 들어가기요. 시간이 없소.》

이때 사랑방문이 벌컥 열리며 대원군이 오까모도와 호리구찌에게 끌리워나왔다.

《놔라, 이놈들아!》

발버둥치는 대원군을 오까모도와 호리구찌는 막무가내로 끌어냈다. 조선순검복을 입은 일본경찰들이 욱 달려들어 대원군을 토방아래로 짐짝처럼 질질 끌어냈다.그리고는 가마문을 열어제치고 대원군을 그속에 처넣고 쇠를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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