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회)
제 1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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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락또르운전수 최동익의 교대운전수 창원이는 랑만적인 기질을 가지고있는 18살난 책상물림의 청년이였다. 그는 도시의 사무원가정에서 고스란히 고급중학교까지 다니였는데 어떻게 뜨락또르운전수를 지망했는가 하는 동익의 물음에 《고중다닐 때 농촌에 있는 친척네 집에 갔다가 우리 나라에서 만든 〈천리마〉호뜨락또르를 본 다음부터 꿈에도 눈앞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하고 대답했다.
몸매 호리호리하고 곱게 생기고 천진스러운 이 교대운전수를 동익은 친동생처럼 사랑하고 아껴주었다.
창원이는 머리속에서 늘 《천리마》호를 그려보군 했지만 농기계임경소에서는 낡은 쏘련제 무한궤도뜨락또르 《아떼즈》를 배정해주었다. 하긴 성천뜨락또르운전수양성소를 갓 졸업한 신입생에게 우리 나라에서 생산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임경소에도 몇대밖에 없는 《천리마》호를 배차해줄리 없었다. 창원이는 실망했다.
그가 《골동품》이라고 평가한 《아떼즈》는 자주 고장이 났고 그때마다 운전수들이 차밑으로 기여들어가야 했으니 창원이가 두덜거릴만도 했다.
그의 책임운전수 동익이는 빙그레 웃으며 《나도 창원이와 같은 심정이야. 하지만 지배인이 이제 〈천리마〉가 들어오면 우리한테 배차해주겠다고 했으니 좀 참자구.》하며 그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최동익은 얼굴이 철색이고 후리후리한 키에 체격이 단단한 청년이였다. 눈빛이 만만치 않게 번쩍이는 그에게 마음이 끌려 형님처럼 의탁하고있는 창원이는 더 불평을 부리지 않았다.
창원이는 운전이 아직 서툴고 성실하지도 못해 어느날 원화협동조합에 가을갈이 나갔다가 작업증도 받지 못하고 쫓겨온적이 있었다.
《어떻게 된거야?》
그날 임경소지배인이 골을 냈다.
《논귀때기를 내놓고 가운데만 갈았다고 반고수머리 3작업반장이 차를 가지고 가라고 했습니다.》
《왜 귀때기는 안갈았는가?》
《그거야 뭐… 이따위 낡은 〈아떼즈〉를 가지고는 힘듭니다.》
《아니다. 뜨락또르가 낡았다고 탓할것도 못되고 운전기술이 아직 서툰때문만이 아니야. 네 머리통이 틀렸기때문이야!》
《그건 무슨 뜻입니까?》
지배인은 유순하고 맑은 창원의 눈을 들여다보더니 손가락으로 그의 이마를 쿡 찔렀다.
《농민을 위해 일하려는 정신, 농민들의 고된 로동을 덜어주려는 각오가 부족해.》
창원이는 운전수들의 모임에서 되게 비판받았다. 물론 조합들에서 대접을 잘해주면 논을 잘 갈아주고 대접이 허술하면 대충대충 갈아주는 일부 다른 운전수들의 결함도 함께 지적되였다.
창원이는 우울해서 저녁밥도 제대로 먹지 않았다.
새해에 지시가 내려왔다. 농기계임경소의 명칭을 농기계작업소로 고치며 운전수들의 생활을 안착시키고 그들이 조합일을 보다 책임적으로 하게 하기 위하여 그들을 해당 조합들에 3년이상 고착시킨다는 내용이였다.
봄이 오자 작업소에서는 운전수들의 고정배치지를 발표했다. 작업소 지배인과 당
작년초에 전국농업협동조합대회에서 협동화의 승리를 총화하신
지배인은 원화협동조합이
그러면서 그와 한조인 창원이가 그곳 3작업반에 갔다가 논귀때기를 갈지 않아 쫓겨온 일이 있는것만큼 조합에서 좋아하지 않을수 있으니 교대운전수를 바꾸어 보내자는것이였다.
당
조합관리
최동익을 데려다가 창원이와 같이 가겠는가고 물어보았다.
《저는 창원이를 타발하지 않습니다. 다른 교대운전수는 싫습니다.》
그의 대답이였다.
이것을 알고 창원이는 동익을 찾아가 《동익동지, 고맙습니다. 나도 다른 책임운전수는 싫습니다.》 하고 인사를 했다.
그리고 원화협동조합에 가서는 잘 말해달라고, 다시는 논을 그렇게 가는 일이 없을것이라고 결의까지 다졌다.
3월중순에 운전수들은 지정된 협동조합으로 뜨락또르를 몰고 떠났다.
최동익은 혼자였다. 떠나기 전에 창원이가 그에게 몹시 미안해하며 량해를 구했다.
운전수양성소를 졸업하고 아직 집에 가보지 못했는데 이번에 가서 부모님들께 인사도 하고 3년이나 조합에 가있어야 하니 그 준비도 해가지고 오겠다는것이였다.
최동익은 두말없이 승인했다.
《지배인동지한테 말했나?》
《물론이지요. 아직 집에 편지만 하고 가보지 않았다고 욕까지 하더군요. 그러면서 책임운전수동지한테 량해를 구하라고 했어요.》
《떠나라구.》하며 동익이가 웃음을 지었다. 벙글써 벌어진 그의 입에서 하얀 이가 해볕에 눈부시였다. …
뜨락또르를 운전하여 작업소정문을 나선 동익은 발동소리 요란히 울리며 원화협동조합으로 향한 큰길에 나섰다. 절그럭 절그럭 무한궤도가 길바닥을 물어 당기며 누런 먼지를 날리였다.
조종간손잡이를 틀어쥔 동익의 마음은 굼뜨게 나가는 묵직한 뜨락또르를 앞서가고있었다.
양성소를 졸업하고 이 고장에 와서 몇년간 일하며 이곳저곳 많은 협동조합들의 전야에 나가 논밭을 갈았으나 아직 정을 깊이 준 마을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정을 주고 마음을 주고 힘과 능력을 다 바쳐 일해야 할 마을이 정해졌다. 지금 그곳으로 가고있다!
그에게는 원화마을이 생소한 곳이였다. 아직 한번도 이 조합에 가서 일해본적이 없었다. 그러나 말은 많이 들었다.
그는 팔다리에 힘이 뻗치고 가슴이 부풀었다. 뜨락또르도 그의 흥분된 심정을 알아서인지 비록 굼뜨긴 했지만 힘차게 연통으로 연기를 내쏘며 기세좋게 달리고있는듯 했다.
창원이가 원화협동조합에 가서 작업소망신을 시키고 조합사람들에게 나쁜 인상을 준것은 물론 좋은 일이 못되였다. 또 그 조합관리
그렇지만 창원이가 결코 작업소운전수들을 대표하는 인물이 아니며 경솔한탓에 과오를 범했다는것이 납득되고 우리 운전수들이 인정받을 때가 올것이다.
그러자면 우선 동익이
달리는 뜨락또르의 주변에 펼쳐진 전야에서는 벌써 흰김이 피여오른다. 농촌마을에서는 두엄을 들에 실어내고 소들에 보습을 메워 논갈이 준비를 서두르고있으며 랭상모판에 씨뿌리기를 시작하고있었다. 이해의 봄철영농작업이 시작된것이다.
동익의 뜨락또르는 길가의 나무그늘이 길어지고있을 무렵에 원화협동조합관리위원회 마당에 퉁탕거리며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