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 회)
제 2 장
17
(1)
숙천읍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열두삼천협동조합에 들린 피창린도당
계획지도원(당시)과 무엇인가를 토론하고있던 관리
《안녕하십니까? 어떻게 한해가 저무는 때에 걸음을 하십니까?》
피창린이 군당에 있을 때부터 여기서 관리
《뭘하오?》 피창린이 털모자를 벗으며 물었다.
《계획지도원과 뭘 좀 의논하댔습니다.》
박기석이 피창린과 함께 온 도인민위원회 부
《뭘 의논하댔소?》
《간석지논의 해안방조제를 보수하는 문제입니다.》
《그게 머리아픈 문제요. 골치거리지.
쌓으면 밀물에 허물어지고 또 쌓으면 또 허물어지고, 장석을 빨리 입혀야 해.》
피창린은 이 조합의 사정을 잘 알고있었다.
《손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퇴비를 확보하고 반출해야 하겠는데 조합원들이 적지 않게 거기에 붙어있지요.》
《음- 골치거리요.》
피창린이 걸상을 끄당겨앉았다.
이 조합관리
당시는 이 조합이 리단위로 통합이 되기 전의 자그마한 연풍협동조합이였다. 새해 영농준비문제를 놓고 새벽 3시까지 회의를 하느라 늦어져서 관리위원회에서 그대로 눈을 좀 붙이였던 박기석은 방안도 제대로 거두지 못한 상태였다.
《동무가 관리
《로인님, 관개공사를 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제가 무슨 수고를 했겠습니까.
《해방전 살림과 해방후 살림이 어떻습니까?》
《해방전 소작살이하던 고생은 말할 여지도 없습니다. 해방후 토지개혁의 혜택으로 많은 토지를 무상으로 분여받아 지금은 기와집까지 쓰고 삽니다.》
《작년도 분배수입이 얼마나 됩니까? 식구는 몇이고…》
《식구 네명에 76가마니의 분배를 받았습니다.》
《굉장한 부자입니다.》
《정당 평균 4톤으로 세웠습니다.》
《정당 4톤을 할수 있소?》
《자급비료만 가지고는 좀 힘듭니다.》
《화학비료가 요구된다는 소린데.》
애로는 무엇인가, 종자는 어떤 종자를 심는가, 남새는 어떻게 해결하는가, 소가 몇마리인가, 제대군인들이 장가를 갔는가 등등을 알아보시고 랭상모를 하여 모내기를 앞당기라고 과업을 주시였다.
오랜 시간에 걸쳐 담화를 하신
현지지도이후
그때를 돌이켜보며 피창린이 박기석을 추궁했다.
《동무네가 통합된 후에 알곡을 더 많이 내야 하겠는데 계속 제자리 걸음이란 말이요. 조합이 커지니 관리
통합이후 간석지논때문에 애를 먹고있지만 그것이 기본조건은 아니요.
수상동지께서 이 조합이 년간 알곡 1만톤을 내는 1만톤조합이 되여야 한다고 교시하시였는데 언제 가면 교시를 집행했다는 보고를 드릴수 있겠소?
수상동지께서 전망을 내다보시고 주신 과업이란말이요. 올해도 계획이 정보당 4톤이요? 몇년전의 계획을 그대로 답습하고있는가.》
박기석이는 창문쪽을 바라보며 씩씩거리였다. 그는 도당
《도당
그는 두덜댔다.
《박기석동무, 아이들처럼 그러지 마오.
사업부터 해야 한단말이요. 나를 몰라서 그러오?》
피창린이 오히려 어성을 높이였다.
《알지요, 알아도 잘 압니다. 앞에서는 욕하고 뒤에서는 훈장내신서를 쓰지요.》
피창린이 껄껄 웃었다.
박기석은 애로를 말했다.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간석지논이 해마다 밀려드는 밀물과 장마비에 의해서 해안방조제가 터져 피해를 보는데 여기에 많은 로력이 들어가고있습니다. 방조제만 튼튼히 쌓으면 숱한 알곡이 증수되는데 조합의 힘으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박기석은 이 고장 출신으로서 군대에도 나갔다왔고 세포
《또 뭐가 있소?》
《살림집도 지어야 합니다.
《살림집도 지어야지.》
피창린은 그가 말하는 애로들이 다 리해되였다. 그렇다고 말문이 막힐 피창린이 아니다.
《올해농산계획을 세울 때 군인민위원회에서 누가 나왔댔소?》
피창린이는 난관을 가뜩 내놓는 박기석이를 한바탕 다불러대기에 앞서 이렇게 에돌면서 물었다.
《담당지도원이 나왔댔습니다.》
《그가 무슨 의견을 제기했소?》
《특별히 제기한것이 없습니다. 계획을 좀더 높이 세울수 없는가고 하기에 어렵다고 대답했지요. 내가 한동안 설명을 하니까 잠자코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공연히 내려왔댔는가?》
《그 사람이 우리 조합실태를 나만큼 알수 있습니까?》
《알수 없지. 그러나 그렇기때문에 알아보아야 하는데 능력이 부족했던 모양이군.》
피창린은 의자에서 일어섰다.
《알만하오! 군지도원을 업어넘겼군.》
《그건 무슨 뜻입니까?》
박기석의 눈빛이 컴컴해졌다.
《군인민위원회 지도원이 요구한것은 옳았소.
그런데 그는 완고한 배짱군인, 말하자면 올해에 알곡 100만톤을 증수할데 대한 당의 호소를 심장으로 접수하지 못하고있는 박기석이를 이겨내지 못했소.
그러니 그 사람에게도, 여기 관리
도인민위원회 부
박기석이 얼굴이 벌겋게 되여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하지 않아도 나는 알고있소.》
피창린이 쓰겁게 웃었다.
《올해 숙천군이 낸 평균 정당수확고를 답습하는거요. 내가 여기 오면서 군
그래서 언제 가면 1만톤조합이 되겠는가고 따졌던거요. 나는 무턱대고 추궁하지 않소.》
피창린은 이처럼 아래일군들에게 항상 과학적인 수자를 가지고 말하군 했다.
《수상동지께서 많은 뜨락또르와 자동차, 농기계들을 보내주시였고 화학비료도 보내주시였는데 여기에 보답해야지. 간석지논 해안방조제요, 주택건설이요 하는 애로를 전면에 내세우지 마오.》
박기석의 이마가 책상에 닿을듯 숙여졌다.
《시간이 촉박해서 우리는 가야 하겠소. 숙천읍에서 기다리고있소. 잘있소.》
피창린은 일어서는 박기석의 손을 잡았다.
《동무가 노력하고있으며 힘들어한다는것도 알고있소. 그러나 계획을 다시 세우시오.》
《예, 다시 세우겠습니다.》
피창린과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