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2 회)

제 2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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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지도체계를 어떻게 개편하겠는가, 우선 농업지도에서 말단집행단위로 볼수 있는 군인민위원회의 기구와 기능을 어떻게 개편할것인가, 그리하여 협동조합들에 대한 지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농업생산에서 새로운 앙양이 일어나도록 하겠는가.

김일성동지께서는 한해가 저물어가는 이즈음 이 문제에 대한 구상을 더욱 무르익히시였다.

농업상 한룡택이 비판을 받은 후 협동조합들과 군인민위원회에 내려가군 한다는 사실을 아신 김일성동지께서는 어느한 내각회의에서 그에게 물으시였다.

《농업상동무는 군인민위원회들과 협동조합들을 돌아보는 과정에 무엇을 느꼈습니까?

현재의 농업지도체계와 관련하여 생각되는 점은 무엇입니까?》

한룡택은 일어서서 주먹을 입에 대고 가볍게 기침을 하고나서 말씀드리였다.

《아래에 내려가보면서 느낀 점을 한마디로 말하면 성에 앉아서 통계나 받으면서 알지 못했던 많은것들을 알수 있었다는것입니다.

성에 제출되는 통계자료는 늘어났다줄었다하는 고무줄과 같다고 할수 있습니다. 이것은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것과는 다른 농업생산의 특성과 많이 관련됩니다.

여름에 작황이 좋았는데 가을에 나빠진다든가 또는 그 반대로 되는 현상은 일기조건과 영농공정에 따르는 요구대로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농민들이나 그것을 지도하는 일군들의 사업태도 등에 달려있습니다.

제가 순안군에 갔을 때 군인민위원회의 무슨 지도원이라는 사람이 원화협동조합 관리위원회에 전화하는것을 마침 그 자리에 관리위원장은 없고 제가 있다가 그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 지도원이 하는 소리가 농업상이 군에 내려왔는데 그가 조합에 들리면 모내기진행정형을 고지식하게 말하지 말고 한 80~90프로쯤 했다고 말하라, 상이 자로 재보겠는가 하는것이였습니다.》

듣고있던 내각성원들이 웃음을 터뜨리였다.

《이런 사람들의 형식주의, 요령주의, 허풍치기가 상급기관들의 사업에 영향을 미치고있습니다.》

수령님께서 그의 길다란 설명을 들으시며 손에 드신 만년필을 만지고계시는데 김일 1부수상이 뜨적뜨적하면서도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동무네가 형식주의를 하고 통계를 정확치 않게 내는것이 어쩔수 없는 귀결이라는거요?》

한룡택이 급히 변명했다.

《그런 뜻이 아닙니다. 상급기관에서 아래에 자주 내려가보아야 한다는것을 강조하려는 의도였습니다.》

그들의 대화를 듣고계시던 수령님께서는 만년필을 탁상우에 놓으시였다. 물론 일군들이 아래에 내려가 현실을 파악하는것이 관료주의와 형식주의, 허풍을 퇴치하는데서 중요한 요구로 나서고있다.

그러나 아래에 내려가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풀어주는것은 결코 쉽지 않다.

지금 농업지도에서 애로를 느끼고있는것은 웃기관이 아래기관에 대한 지도를 실속있게 할수 있도록 조건이 보장되지 못하고있는것이다.

《농업상동무, 군인민위원회의 농업지도능력이 발전되는 현실에 따라가지 못하고있는데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오?》

한룡택이 대답을 드리였다.

《지금은 군인민위원회에 대고 형식주의를 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고 하면 그것은 욕설로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군인민위원회는 규모가 커진 군내 협동조합들을 지도하기에 능력이 부족하기때문에 현재로서는 협동조합들에 성이나 도의 지시를 전달하는데 그칠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일 1부수상이 뚝한 얼굴로 말했다.

《성에서 아래에 대고 욕설을 자주 한다는데 그걸 변명하자는건 아니요?》

그는 아마 《성에서》가 아니라 《상동무》라고 말하고싶었을것이다.

《그런건 아닙니다.》 한룡택이 눈을 내리깔았다.

수령님께서 말씀하시였다.

《농업상동무가 옳게 보았습니다. 그러니까 군인민위원회에 농촌경리부와 축산부의 능력을 확대해야 합니다.

군인민위원회에서 그 농촌경리지도기능을 아주 떼내여 전문화된 농업지도기관을 따로 내오는것이 어떻겠습니까?》

그이께서는 농업상에게 물으시였지만 실상은 자신께서 구상하고계시는바를 내각성원들에게 내놓은것이였다.

한룡택이도 다른 내각성원들도 농업지도기관을 새로 내오는것과 같은 획기적인 발기에 처음 림하게 되였으므로 그 의미를 생각하며 쉽게 대답을 드리지 못했다.

이윽하여 김일 1부수상이 그렇게 되면 군인민위원회가 농사지도에서 제외되는가고 문의했다.

《더 연구해봅시다.》

그후 어느날 평안남도 농촌경리부문 지도사업에 대한 협의회가 끝난 다음 김일성동지께서 평안남도당위원장, 도인민위원회 위원장, 당중앙위원회 부장을 따로 만나시여 군인민위원회의 기구를 어떻게 개편하겠는가 하는 문제를 실무적으로 토의하시였다.

이 문제는 이미 성숙되여 제기되고있었다. 올해초 수령님께서 피창린과 함께 순안읍거리를 지나시다가 뜨락또르의 핵심부속인 고압뽐프를 해결하려고 기양으로 가고있는 원화협동조합의 김덕준을 만나시였을 때 벌써 론의가 있었다.

그때 피창린은 군안에 있는 농기계작업소를 비롯한 농업관련 국가기업소들을 군에 소속시키면 어떻겠는가고 제기드리였었다.

수령님께서는 현재의 군인민위원회의 기구로서는 그것들을 걷어안을수 없다고 하시였다. 그러므로 군인민위원회기구를 개편해야 하되 어떻게 개편해야 하겠는가 하는 문제는 이미 제기되였고 얼마전에 있은 내각회의에서도 간단히 이야기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오늘 그간 무르익히신 구상을 내놓으시고 의견을 들으려 한다고 말씀하시였다.

《회의를 하느라 피곤했겠는데 쉬면서 격식없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봅시다.》

피창린이 먼저 말씀드렸다.

《저는 얼마전에 명원농기계작업소에 불의에 들렸댔습니다. 뜨락또르의 가동률을 높이는데서 무엇이 걸렸는가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과정에 저는 농기계작업소가 군에 소속되여야 한다는 문제에 다시 부닥쳤습니다.》

피창린은 농기계작업소에 도착하자 먼저 마당에 《천리마》호뜨락또르 한대가 고장나서 서있고 한대는 정비중에 있는것을 보게 되였다. 지배인에게 왜 차가 서있는가고 물으니 무슨 구실이 많았다. 자식처럼 귀중히 여기고 청소와 정비를 정상적으로 성의껏 하지 못한데 기본원인이 있다고 한바탕 욕설을 해대고 합숙에 들려보았다. 식사질이 낮았다. 이렇게밖에 운전수들과 수리공들을 먹이지 못하겠는가 하고 추궁하자 합숙책임자는 협동조합에서 남새와 닭알을 제대로 보장해주지 않아 자기가 가서 빌어오다싶이 한다고 말하는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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