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0 회)

제 3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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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해벽두에 평안남도 숙천에 가신 김일성동지께서는 그곳에서 군농업협동조합경영위원회 일군협의회를 소집하시고 군경영위원회의 사업방향을 밝혀주시였으며 얼마후에는 황해남도를 현지지도하시였다. 황해남도로 떠나시기 며칠전에는 농업부문 일군협의회를 지도하시였다. 회의시작에 앞서 그이께서 말씀하시였다.

《지난해에 동무들이 일을 잘했습니다.

지난해의 성과에 토대하여 올해에 500만t의 알곡고지를 점령할수 있다는 신심이 더욱 굳어집니다.

농업성일군들은 상반년도에 농업지도에서 범하였던 결함들을 고치면서 그후에 일을 잘했습니다.

내가 듣자니 농업상동무가 요새 밥맛이 난다고 한다는데 농사를 잘 짓자고 얼마나 마음 썼으면 밥맛을 다 잃었겠습니까?》

그이께서 소탈하게 웃으시였다.

한룡택이 일어서서 겸손하게 말씀드리였다.

《사실 작년에 483만t의 알곡을 생산한것은 당의 농업정책이 옳았고 온 나라가 떨쳐나 농사를 지은데서 거둔 결실입니다.》

수령님께서 그를 앉으라고 하시였다.

《농업상이 비판을 좀 받았지. 말하자면 세면을 하고 정신이 들었소. 우리 농업일군들에게는 아직 관료주의, 형식주의, 무책임성, 허풍, 공명심, 보수주의, 경험주의가 남아있습니다. 무슨 〈주의〉가 많은데 그것들을 고치자면 한가지, 혁명가적사업기풍을 세우면 해결됩니다.》

그이께서는 혁명가적기풍은 첫째로 당정책을 옹호하고 끝까지 관철하기 위한데서, 둘째로 지도일군들이 늘 군중속에 들어가며 현실에 침투하는데서 나타나야 한다고 말씀하시였다.

군중속에 들어가지 않고 현실을 모르면서 사업을 주관적으로 내리먹이는것이 곧 관료주의이다, 모든 일을 군중과 의논하며 항상 군중을 가르쳐주고 군중에게서 배우며 그들을 혁명과업수행에 조직동원하는것, 이것이 진실로 군중속에 들어가는것이다. 땅, 농기계, 축력, 비료, 종자 등 모든 생산수단들을 자기눈으로 직접 보고 구체적으로 타산하여 현실에 맞게 옳은 방침을 세우며 현장에서 걸리고있는 문제들을 직접 풀어주는것, 이것이 진실로 현실에 접근하는것이다. …

벼품종육성문제를 비롯한 의안토의를 마치시면서 수령님께서는 좌중을 둘러보시며 말씀하시였다.

《이렇게 모였던김에 제기할것이 있으면 하시오.》

한룡택이 일어섰다.

《바쁜 농사철에 전인민적인 지원이 필요한것과 함께 농촌에서의 항시적인 로력부족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로력을 해결해달라는거겠지요?》

《그렇습니다.》

농업성은 여기에 재미를 붙인것 같다. 특히 모내기같은 바쁜 영농철에는 응당 지원로력을 받는것으로 알고있지.

한룡택이 방금도 지난해의 성과가 온 나라가 농사에 떨쳐나선데 있다고 말했다. 사실은 이것이 정상이 아니다.

수령님께서는 의견을 낸 한룡택이까지 안절부절 못할 정도로 오랜 생각에 잠기시였다가 무겁게 말씀을 하시였다.

《지금 우리 나라의 경제가 급속한 장성을 이룩하고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해야 하는것만큼 로력문제는 어제도 오늘도 앞으로도 계속 제기됩니다.

공업부문에서 새 공장들을 건설하고 직장들을 신설, 확장하고있으며 늘어나는 전력수요에 따라 석탄전선에 로력을 증강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공업부문에서는 앞으로도 로력을 계속 요구하게 될것입니다. …》

그이께서는 농업부문의 절실한 로력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계시였다.

《농업부문에서도 토지면적을 늘이자고 해도, 정당수확고를 높이기 위해 토지를 개량하자고 해도, 축산을 발전시키자고 해도 역시 로력이 요구됩니다. 농업상동무의 제기자체는 옳습니다.

그런데 지금 공업이나 농업이나 기술혁명을 촉진하여 기계화를 해서 로력문제를 풀려고 애쓰지 않고있습니다.

성들에서는 무슨 제품을 하나 더 생산할데 대한 과업을 주면 기계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로력부터 달라고 합니다.

농업부문에서는 지원로력을 요구하는대로 주니까 기계화에 관심이 없는것 같습니다. 뜨락또르의 대수가 많아도 가동률을 높이지 못하면 소용없습니다.

그런데 지금 고장난 뜨락또르들을 제때에 수리해주지 못하고있으며 부속품도 제때에 해결해주지 못하고있습니다. 농업일군들은 이미 있는 련결농기계를 쓰려고 하지 않으며 새로운 련결농기계도 만들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로력을 내라고 합니다. 옳지 못합니다.

농업상동무, 부족되는 로력을 해결하는 근본방도가 기계화에 있다는것은 상식이 아니요?

모내는기계만 만들어써도 얼마나 많은 로력이 절약되겠소?》

로력을 해결해달라고 제기했다가 기계화를 등한히 하고있다는 지적을 받은 한룡택은 굵은 목덜미까지 뻘개져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있었다.

《농촌경리의 운영에서 로력관리사업을 잘하는것은 로력랑비를 없애고 로력예비를 찾아내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협동조합들에서 우선 매개 작업반의 로력을 합리적으로 조직하고 리용해야 합니다. 작업대상을 정확히 료해하고 작업대상에 맞게 힘이 센 사람과 약한 사람, 성별, 기능 등을 고려해서 로력을 배치해야 합니다.

흔히 남자들은 무슨 〈장〉을 한다고 수첩만 끼고다니고 어려운 일은 녀자들에게 시키고있는데 이런 현상과 강하게 투쟁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영농사업에 힘을 집중하지 않고 로력을 분산시켜서는 안됩니다.

그전에 있은 일이지만 한창 모내기를 할 때 내가 청단군을 지나가면서 보니 로력이 없어서 쩔쩔 매고있는데 한쪽에는 27명이나 기와를 만들고있었습니다. 농촌로력을 관리일군들이 마음대로 영농사업과 관련이 없는 건설이나 다른 일에 동원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로력이 모자란다고 중앙에 자꾸 제기하면서 한편으로 이와 같이 로력을 잘못 쓰거나 망탕 동원시키고있습니다.

이상하지 않는가. 공장에서는 기대앞에 선 로력을 다른 공사에 동원시키는것이 큰 문제로 되는데 농촌로력은 논밭에서 떼내여 다른 일에 동원시키는것을 식은죽먹기로 여기고있습니다.

만금동무, 그렇지 않소?》

김만금부장이 일어섰다.

《수상동지께서 하신 말씀이 다 정확하고 타당한 지적입니다. 기계화를 하여 로력문제를 풀어야 하며 로력관리사업을 잘하여 로력랑비를 없애야 하는데 저를 비롯하여 우리 농업부문 일군들이 그저 손쉽게 로력을 내라, 동원시켜달라고 우에 제기하고있습니다.

이 문제를 농업일군회의에 상정시켜 대책을 세우려고 합니다. 그런데…》하고 그는 계속하였다.

《제가 농업상동무와 몇번 의견을 교환한적이 있는데 오늘 상동무가 로력문제를 제기한데는 다른 중요한 내용도 있습니다.

상동무가 그것을 채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어떤 내용인데?》

수령님께서 김만금의 대답을 심중히 들으시였다.

《우리 나라에서 사회주의공업화를 하면서 공장건설과 탄전개발 등에 필요한 로력을 농촌에서 많이 뽑아갔습니다.

군대에도 적지 않게 초모되여가다보니 농촌에는 로인들과 녀인들이 기본로력자로 되여있습니다. 그런데다가 군대에 나갔던 청년들이 공장이나 탄광, 건설장들에 가면서 고향의 처녀들을 달고가며 농촌처녀들은 도시에 시집가는 경향이 농후합니다. 이런 리유로부터 농촌에서 로력이 부족합니다.》

수령님께서는 손에 쥐신 만년필을 굴리시며 한동안 생각하시였다. 그이께서 이미 알고계시는 문제였다. 리현리의 관리위원장은 녀자들만 가지고 일하자니 맥이 빠진다고 했었다.

그런데 공장과 건설장, 탄광들에는 힘있고 규률있고 쟁쟁한 청년들이 필요하다. 공업에 먼저 투자하고 공업에 우선 로력을 주어 공업이 계속 발전해야 강력한 공업의 지원밑에서 농업도 따라 발전하게 된다. 농촌의 기계화도 우선 공장에서 뜨락또르와 자동차를 비롯한 농기계를 생산하여 보장해야 한다. 그러므로 공업로력을 타산없이 농업로력으로 돌리면 안된다. 또한 처녀들이 도시로 시집가는것을 어떻게 막는단 말인가.

농촌의 로력을 풀고 청년들을 고착시켜 고향땅을 사랑하고 지키도록 하는것도 구경은 농사일을 쉽고 흥겨롭게 하기 위한 기술혁명과 문명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누리게 하기 위한 문화혁명을 수행하는데 귀착된다.

《이것은 신중한 문제요. 연구해보아야 할거요.》

그이께서는 이번 황해남도에 대한 현지지도과정에 농촌현실을 이러한 각도에서 료해하실 생각이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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