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6 회)
제 3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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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피창린은 온통 진흙탕이 된 방풍장안의 무수하게 찍힌 발자국들과 아직 연기가 그물그물 오르고있는 모닥불, 모판에 씌운 나래들, 새끼줄토막, 비닐쪼박들을 가리켰다.
군당
《더 돌아보기오.》
그는 박영준이에게 얼굴을 돌렸다.
《반장동무, 동무들이 밤새 수고들을 했지만 어찌겠소. 요구할건 요구해야지. 방풍장이 허줄한데는 더 보강하고 이 안을 빨리 깨끗히 정돈하고 해가 떠오른것만큼 나래들을 걷어야 하겠소.》
《예, 알았습니다.》
《아침식사는 했소?》
《이제… 먹겠습니다.》
피창린은 꺼칠해지고 광대뼈에 흙물이 묻은채로인 작업반장을 바라보다가 눈길을 돌리였다.
《해야 할것들을 마저 하고는 식사하고 좀 쉬오.
관리
《오늘같은 날은 눈을 좀 붙이며 쉬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습니다.》
피창린은 눈길을 떨구고서 한동안 묵묵히 서있었다. 이윽고 리규성에게 《이런 때는 관료주의를 써도 되오.》하고 말하는데 목소리가 갈려있었다. 관료주의사업작풍때문에 비판을 받은적이 적지 않은 피창린이였다.
리규성은 속이 후더워났다. 일군들은 모질게 다불러대도 농민들에게는 큰소리 한번 치지 않는 도당
《다른 작업반에 가봅시다.》
그들은 3작업반 3분조의 랭상모판을 떠나 큰길에 나섰다. 피창린이 문득 물었다.
《동무네 리당
리규성이 군당
《군당에 소환되여 갔습니다.》
《군당에? 일을 잘하고 작풍이 좋은 동무니까 군당에서 데려갔군?》
군당
《예.》
《원화협동조합 관리
그래 관리
누가 동무처럼 자존심이 세고 자기 주장만 우겨대는 관리
《일부 문제들은 제가 양보했습니다. 임정주동무가 옳았으니까요.》
피창린이 머리를 들고 한바탕 웃어댔다.
《그러니까 결국 둘이 배짱이 맞았군!》
《도당
뜻밖의 철부지같은 제기에 군당
《그건 왜?》
《서운한건 더 말할것두 없구 조합의 기둥이 하나 쑥 빠져나가니… 손맥이 풀립니다.》
피창린이 고개를 끄덕이였다.
《그럴수 있지, 그럴수 있소.
하지만 규성동무, 자기 욕심만 부려서야 되겠소?
좋은 일군은 발전해야지 도당이나 군당일군이 하늘에서 떨어지는건 아니지 않소?
행정일군도 그렇지. 동무를 군경영위원회 부
《아, 저는 그런 재목이 못됩니다.》
리규성이 황급히 손을 내저었다.
모두들 즐겁게 웃었다. 리규성이 때로 엉뚱하기도 하고 어처구니 없는 제기를 하군 한다는것을 군일군들은 잘 알고있었다.
《그래 새 리당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군당
피창린이 군당
《알맞춤한 동무를 골라놨습니다.》
《그러면 됐소. 관리
새로 오는 리당
《하- 하-》
모두 웃는데 리규성이만은 잔뜩 눈살을 찌프리고있었다.
《도당
피창린이 좀 심중해졌다.
《대체 어떤 〈금덩이〉들이 빠지오? 리당
《지난해와 올해에 처녀 일곱명이 공장과 읍으로 시집을 갔습니다. 그중 한 처녀는 인물도 리에서는 제일이고 모내기에 들어가서는 재봉침같다는 상로력인데 림촌마을에서 군대 나갔다가 제대되여온치가 달고 달아났습니다. 제대되여 황철에 배치되였는데 그가 데리고간 향옥이는 남자보다도 도시가 마음에 있어 따라갔다고 봐야지요.》
《남자도 마음에 들었겠지. 제대군인이 아니요?!》
피창린이 리규성이를 좋지 않는 눈으로 보는데 사실은 처녀들이 농촌에서 빠지는 문제를 들으며 심기가 불편해졌기때문이였다.
《그리구 말입니다. 농사철이 시작되였는데 관개공사장에 동원되여간 사람들을 왜 아직 돌려보내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리규성이 이와 같이 안타까움의 호소를 계속하자 도당
피창린은
《그렇게 되면 황철에 간 장이남이와 향옥이가 돌아오겠습니다?》
리규성이 미타해하면서도 희망을 가지고 물었다.
《그렇게 될수 있지. 하지만 그게 간단한 문제요?
우리 도에서도 농촌에서 로력이 어디로 어떻게 얼마만큼 빠져나갔는가를 장악하고있기는 하지만 이후 근본적인 대책과 조치가 따르게 될거요.》
그는 그이상 더 말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