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2 회)

제 2 편

전쟁은 힘과 힘의 대결이다

제 3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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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저 한강을 단숨에 도하할수 있을가.)

문화부일군들의 모임을 끝내기 바쁘게 문을 나서 한강가로 향하는 안동수의 귀전에는 아침에 류경수사단장이 지휘부군관들에게 한 말이 새로운 절박감을 안겨주며 무게있게 울리고있었다.

《제1차 작전에서 심대한 정치군사적타격을 받은 미제침략자들은 제놈들의 비행대와 함대들을 대대적으로 증강하여 우리의 전선과 후방에 야수적인 폭격과 함포사격을 가하는 한편 한강계선을 유지하면서 시간을 얻어 괴뢰군부대들을 수습정리하여 미제침략군 륙군의 전투진입을 보장한 다음 다시 공격으로 넘어갈것을 기도하고있소.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제2차 작전방침으로 주타격을 서울-수원-평택방향에 지향하고 적이 한강의 강하천장애를 리용하여 방어를 강화하기전에 빨리 강행도하하여 괴뢰군의 나머지 력량을 영등포일대에서 포위소멸한 다음 평택, 충주, 삼척계선에 진출함으로써 미군의 전투전개를 파탄시키고 차후작전에 유리한 조건을 마련할데 대하여 명령하시였소. 급선무는 한강을 강행도하하는것이요. 적들이 한강남안에서 방어를 더 강화하기 전에 말이요.》

한강을 언제 도하하는가에 따라 위대한 장군님의 제2차 작전방침을 어떻게 관철하는가가 결정될것이다.

안동수는 룡산역을 에돌아 한강가에 나섰다.

한강은 때없이 날아와 터지는 총포탄으로 하여 여기저기서 불연기가 타래쳐오르고있었다. 총포탄들은 강변 모래불에 날아와 터지기도 하고 물속에 날아와 박히며 물기둥을 솟구쳐올리기도 했다. 아마도 한강도하를 못하게 하려고 눈을 도사리며 마구 총포를 쏘아대는것같았다.

엷은 안개와 포연이 흐르는 한강 저쪽대안을 이윽토록 건너다보느라니 저절로 주먹이 쥐여졌다.

저 한강너머 대안에 어떤 적들이 어떤 함정을 파놓고 기다리는지 알수 없는것이다. 놈들이 더 큰 함정을 더 많이 파기전에 강행도하해야 했다.

무슨 방법이 없겠는가?

《부사단장동지!》

안동수가 강가를 거니는데 어디선가 찾는 소리가 났다.

돌아보니 뜻밖에도 송억만이가 껑충껑충 뛰여오고있었다.

문득 전쟁이 일어나는 날 새벽에 그가 집에 와서 장작을 패주던 꿈을 꾼 생각이 나서 안동수는 빙긋이 웃었다.

《이거 억만대대장이 오래간만이구만. 그새 잘있었소?》

《예, 근위 서울사단의 칭호를 받은걸 축하합니다.》

송억만이가 앞에 와서며 번쩍 손을 들어 거수경례를 했다.

《고맙소, 듣자니 동무네가 우리 땅크병들과 협동작전을 잘한다더구만. 이번 서울해방작전도 그렇구…》

송억만은 거밋거밋하게 탄 얼굴에 어줍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땅크병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요. 참, 가족들이 인차 온다고 하더니… 어떻게 되였습니까?》

《글쎄, 지금쯤은 한창 오고있을지도 모르지. 빨리 떠나라고 편지를 보낸지도 이젠 거의 두달이 되여오니깐… 편지가 가는데 한달, 떠날 준비를 하는데 한 보름… 녀자들끼리니까 좀 품이 들게요. 하긴 처가집에서 처남들이랑 도와주겠지…》

《동생은 여전합니까?》

《우리 금덕이? 보고싶지?》

안동수는 웃으며 넌지시 송억만을 넘겨다보았다. 송억만은 얼굴이 벌개져서 눈을 헤둥거린다.

《뭐 별루…》

《에끼, 엉큼한 친구. 내 그 속내를 모를줄 알구?》

안동수가 주먹으로 송억만의 왼쪽가슴을 내지르자 그는 황황히 두손을 내저었다.

《아, 우린 그런게 아닙니다. 그저 너무 불쌍하게 자란 동무여서… 관심이 가는지… 하지만 우린 언제 그런 말을 해본적도 없습니다. 아직 나이도 어리구…》

《허허허, 바빠는 하는구만.… 내앞에선 일없어. 마음껏 사랑해주라구. 고생스레 자란 애인데…》

송억만은 어줍게 웃으며 두툼한 손으로 뒤더수기만 어루쓸었다.

《정말 동생이 겪어온 고생을 생각하면… 생각이 많아집니다.》

《그런데 억만인 어딜 가던 길인가?》

그제야 억만은 손을 내리우며 한강을 쳐다보았다. 그러는 그의 얼굴에 신중한 표정이 어렸다.

《이 한강때문에 그럽니다. 어떻게 도하를 하겠는가 해서… 여기서 발목을 잡히니 막 속에서 불이 입니다. 우에선 땅크와 포들과 협동해서 도하해야지 보병들만 도하하면 무슨 피해를 입을지 모른다면서… 땅크사단에선 무슨 방도가 없습니까?》

안동수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밀물때여서인지 강물이 흐름을 멈춘것같다. 점차 물이 불어나는것같기도 했다.

송억만은 강건너편을 뚫어지게 쏘아보았다. 그걸 알기나 하는듯 뽕뽕뽕 하며 모래불에 눈먼 총탄들이 날아와 박혔다.

《그래, 그래서 이 강가로 나왔소?》

《아닙니다. 너무도 안타까와 련대지휘부로 가는 길입니다. 시간을 끌수록 적들의 방어는 더 강화되겠는데…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있자니…》

안동수는 그의 심정이 리해되였다.

하지만… 보병들만 도하해서는… 역시 예상치 않았던 피해를 입을수 있다. 좋기는 땅크와 함께 도하하는것인데…

송억만은 얼핏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더니 차렷자세를 취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안동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오른손을 들었다놓았다. 그가 저쪽 적자동차가 뒤집힌채 서있는 방향으로 껑충껑충 사라지는것을 쳐다보다가 다시 돌아섰다.

저앞 후미진 곳에서 병사들이 모여앉아 무슨 이야기인가 하는것을 보고 그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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