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9 회)
제 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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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를 만나 확고한 결심을 말하고 결별을 선언하기까지 했지만 미순이의 마음은 결코 평온하지 않았다. 그는 철수를 사랑했던것이다. 그리하여
동요가 생길가봐 미순이는 서둘러 도농촌경리
미순이의 일솜씨와 녀성다운 풍모를 좋게 평가하고있는
《같이 있기요. 나는 출근해서 미순이를 한번 보기만 해도 그날은 종일 기쁘고 즐겁다니까.》 하고
미순이가 아무리 설명하고 주장해도 소용이 없었다. 미순이는 생각다 못해 도당
미순이는 녀성다운 꾀를 생각해냈다. 언제 무슨 문제를 토의하는 회의가 도당
마침내 문이 열리고 회의참가자들이 몰려나오는 혼잡을 리용하여 미순은 그 누구의 허락도 받음이 없이 무작정 당
회의참가자들의 땀내와 체온으로 하여 공기가 혼탁되고 후끈해진 방안에 미모의 처녀가 들어서자 피창린은 이게 웬 처녀인가 하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신비로워했다.
《처녀동무는 누구요?》
처녀를 놀랍게 눈여겨보며 물었다.
《용서하십시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우선 거기에 앉소.》
미순이는 걸상에 공손하게 앉았다.
《그래 무슨 일로 갑자기 날 찾아왔소? 도농촌경리위원회의 젊은놈들이 성화를 먹이던가?》
미순이는 얼굴을 붉히였다.
《더러 그런 일이 없진 않지만 그런 일로 아무렴 도당
《하하… 참 재미나게 말하는구만. 괜찮아, 평남도에 원래 똑똑하고 고운 체네들이 많지. 그래 무슨 일때문인지 어디 들어보기오.》
담배를 피워물고 처녀의 얼굴에서 눈길을 떼지 않은채 처녀가 하는 이야기를 흥미있게 들었다.
다 듣고나서 말했다.
《그런거야 동무네 위원회의 행정이나 당위원회에 제기해야지.》
피창린은 시종 우선우선한 얼굴이다.
《도당
《그러니 나더러 월권행위를 하라는건데?》
《수상동지의 교시를 받들고 농촌현지에 진출하려는 저의 제기가 잘못되였습니까?》
그러자 피창린이 껄껄 웃었다.
《막 답새겨대는군.》
피창린은 정색하여 처녀의 고향이 어딘가고 물었다.
《평생 땅을 가꾸어오는 농가에서 태여난 농민의 딸이군!》
피창린은 미순의 대답을 듣고나서 머리를 끄덕이였다.
《알겠소, 잘 알겠소. 그래 어디로 가려 하오? 고향마을에?》
미순이는 대답했다.
《예, 고향마을에 가려고 합니다.》
그러나 도당
《내 생각은 이렇소. 처녀가 공부를 하고 고향마을에 가서 과학기술적으로 농사를 짓겠다는것은 아주 좋소. 응당 그래야지.
그런데 말이요, 꼭 자기가 태여난 고향으로 가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겠소? 원화협동농장은 이름난 농장이요.
수상동지께서 농업협동화운동을 령도하시면서 원화협동농장에 자주 나가시였지. 그래 이름이 났지. 지금은 수상동지께서 열두삼천리벌에 있는 농장들을 중시하시고 거기에 자주 나가시오.
군협동농장경영위원회도 숙천군에 맨 처음으로 조직해주시였지. 시대와 시기를 보는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소. 나는 처녀동무가 숙천군에 가서 한번 본때있게 일했으면 하오. 어떻소?》
미순이는 부모님들을 모셔야 할 딸자식의 의리도 지켜 이미 고향으로 가기로 결심하고있었지만 사실 당의 농업정책의 현실적요구로 보아 열두삼천리벌에 진출하는것이 옳겠다고 인정하게 되였다. 그러나 쉽게 대답할수 없었다.
《숙천군에 가오. 정들면 고향이라 했는데 나도 고향은 숙천이 아니지만 숙천사람으로 되였소.
군당에서 오래 일하며 숙천사람들에게 정이 들었거던.
…물론 나는 처녀에게 강요하지는 않소. 단지 고향에 대한 좁은 견해와 인식을 넓게 가지기를 바랄뿐이요.
동무가 태여나 자란 원화땅도, 이제부터 배운 지식으로 농사지어야 할 열두삼천리벌도 다 조국이라는 하나의 넓은 품에 있는 농촌마을들이요.》
피창린
며칠을 두고 생각했다.
그는 마침내 고향마을의 부모님들만 생각하는것은 편협한 관점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처녀는 도당
숙천에 도착한 미순이는 원화협동농장에는 가지 않았어도 군안의 협동농장에 내려가서 일하려는 열망을 안고 군경영위원회에 강경하게 제기했다.
《동무 고집이 이만저만 아니군, 좋소. 대체로 사람들이 내려가라 하면 구실을 대며 뻗칠내기를 하는데 동무는 반대구만.
그래서 놀랍기도 하오. 나는 사실 동무가 마음에 드오.
경영위원회에 붙잡아두고싶단 말이요. 그렇지만 양보하겠소.》
군협동농장경영위원회
《열두삼천협동농장에 보내주십시오.》
《거긴 왜 가려하오?》
《사회주의농촌건설의 현시기
경영
《새시대 청년지식인이 다르오. 동무는 우리 군에 온 보배요.
내 동무를 적극 도와주겠소. 거기에 알맞춤한 일자리가 있소.
관리
그 분실에 온 농학자들이 일을 많이 했소. 영농과학보급실도 운영하고 특히
《알만합니다. 저는 그곳에 가서 우선 농사를 지으며 농장원들에게서 배우겠습니다.》
경영
미순이는 바다바람을 페장깊이 들이키며 새로운 고장에서의 첫걸음을 내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