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회)
종 장
(2)
멍석이 펴지고 농장원들이
그들을 정겹게 바라보시며
《내가 이 마을에 왔다간 후 동무들이 참 큰일을 해놓았습니다. 내가 눈으로 보기도 했고 관리
나는 이 자리에서 별로 물을것도 없고 길게 말할것도 없습니다. 금년농사를 잘 지은 동무들에게 내가 한상 내자고 합니다.》
농장원들은 손들을 모아잡고 《야!》하고 탄성을 올리였다.
그들은 궁금증을 감추지 못하며
《지금 농촌상점에 상품들이 넉넉합니까?》
《넉넉합니다.》
농장원들이 한결같이 대답했다.
《그래도 부족되는것이 있겠지. 무슨 상품이 더 요구되는지 말해보시오. 어디 한번 이야기해보시오.》
농장원들이 웃는 얼굴로 서로 쳐다보기만 했다.
마침내 나이들어보이는 키가 작달막한 녀인이 일어섰다. 관리
《
《그렇다?》
《지난날 못살 때에 비해 좀 나아졌다고 만족해하지 말고 더 풍족하게 갖추어놓고 살아야 합니다.》
중년녀인이 일어섰다. 얼굴이 둥그스름하고 복스럽게 생겼다.
《한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작업복감으로 쓸 질긴 천이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목이 트인듯 이번에는 처녀가 서슴없이 일어섰다.
《음, 말해보오.》
관리
처녀는 좀 부끄러운지 얼굴을 화끈 붉히며 그러나 또랑또랑한 어조로 말씀드리였다.
《세타와 주름치마가 좀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급히 앉으며 한 녀인의 등뒤에 얼굴을 감추었다.
《처녀가 다르구만.》
《농촌처녀들도 잘 입어야지. 도시처녀들 못지 않게 입혀야 한단 말이요.》
《색고운 세타와 주름치마라…》
선동원처녀에 뒤질새라 키가 큰 청년이 일어섰다. 그는 좀 덤비며 목청을 돋구었다.
《고급손목시계와 여러가지 모양의 구두가 좀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는 털써덕 주저앉았다.
처녀들은 손으로 입을 가리우고 웃었으며 아주머니들중에서는 농촌에서 살면서 고급시계니 구두니 하는것들을 요구한다는 비난이 비낀 눈길로 청년을 아니꼽게 보는 축들이 있었다.
《장가가려구 그래.》
한 아주머니가 소곤거리였다.
선동원처녀가 《저 동무는 이웃마을에서 사는 처녀와 약혼을 했는데 고급시계를 차지 않으면 결혼식을 하지 않겠다고 했답니다.》하고는 저 먼저 웃었다.
농장원들은 뒤따라 까르르 웃었다. 재미나서 손벽을 치는 녀인도 있었다.
청년이 웃음속에서 다시 벌떡 일어나더니 얼굴이 시뻘개져가지고 반박했다.
《거짓말입니다.》
그러자 누가 《키가 지내 커서 처녀들이 싫다고 한답니다. 싱겁다구.》하고 다른 녀인의 등뒤에 얼굴을 숨기고 말했다.
탈곡장이 떠나갈듯한 웃음소리에 탈곡장지붕에 앉았던 참새들이 놀라 우루루 날아났다.
처녀관리
《조용들 하세요.》
그래서 웃음이 잦아들었으나
《농촌청년들도 고급손목시계를 차고 구두도 번쩍거리며 다녀야 합니다.》하시며
나이지숙한 녀인이 침착하게 일어섰다.
《늄가마가 많이 나와 나무가 절약되고 밥하기가 헐해서 좋기는 하지만 어떤것은 작아서 식구가 많은 집에서는 밥을 두번씩이나 해야 합니다.》
《하루종일 일하고 들어온 어머니들이 밥을 두번씩이나 끓여내자니 얼마나 안타깝겠습니까.》
《더 할말이 있으면 하시오. 우리가 간 다음에 미처 말 못했다며 아쉬워말고.》
즐거운 시간은 빨리 흘렀다. 어느덧 해가 서산마루에 걸리였다.
이튿날
《이것은 농민들의 향상된 생활수준에 맞게 더 좋은 상품들을 보내주도록 하는 하나의 조치에 지나지 않습니다.
뜨락또르, 자동차를 비롯한 각종 농기계를 충분히 보내주어 농민들의 손로동을 없애고 기계로동을 하며 잘 입고 잘 먹으며 훌륭한 문화주택에서 유족한 물질문화생활을 누리게 하자면 더 많은 일을 하여야 합니다.》
사회주의농촌테제의 실현이라는 높은 언덕은 아직 저 멀리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