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4 회)

제 5 장

북두칠성 빛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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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연회는 대성공이였다.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선 관람객들은 아직도 눈물이 번들거리는 얼굴에 감격의 미소를 짓고 열정적으로 박수를 치고있었다. 그이께서도 자리에서 일어나 혁명가극 《당의 참된 딸》의 창조성원들을 향하여 힘껏 손을 흔들어주시였다.

관람석에는 민족보위성과 총정치국, 총참모부의 일군들이 대부분이고 예술부문의 일군들, 창작가들, 당중앙위원회 일군들, 그밖에 다른 나라 대사관성원들도 섞여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의미깊은 미소를 머금으시고 진실한 감동이 어린 외국인들의 얼굴을 바라보시였다. 원래 공연시연회를 다른 나라 대사관성원들에게 보여주는것은 관례에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들이 여기에 참가한데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다.

이미 혁명가극 《피바다》를 관람하고 이딸리아오페라와는 대비도 할수 없는 새롭고도 신비한 예술에 경탄하였던 외국인들은 그와 같은 새로운 가극이 또 완성되였다는 소문을 듣고 외교부의 문턱을 발이 닳도록 드나들었다고 한다. 그들이 어떻게나 허담외교부장을 못살게 굴었는지 하루는 그가 당중앙위원회 집무실에까지 찾아와 인차 혁명가극 《당의 참된 딸》의 시연회를 하게 된다는데 몇몇 나라의 대사관성원들만이라도 별도로 참가시켜줄수 없겠는가고 조용히 제기해왔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가극이라면 오금을 못쓰는 유럽사람들이 하루라도 빨리 공연을 보고싶어하는 심정이 리해되시여 왜 몇몇 나라뿐인가, 참가시킬바에는 다 참가시키라고 하시였다. 그랬더니 허담은 너무 좋아 싱글벙글하면서도 일부 나라 대사관성원들은 고려해야 하지 않겠는가고 미타한 소리를 하였다. 한마디로 《개인미신》바람에 쩌들대로 쩌든 사람들이 이 공연을 보면 시비를 걸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우려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시비를 하겠으면 하라고 하라, 우리가 우리 인민의 사상감정에 맞게 노래를 지어부르고 혁명적예술이 우리 혁명의 리익에 맞으면 되는것이지 남들이 뭐라고 하든 그런것은 겁낼 필요가 없다고 하시며 모두 와서 보도록 하시였다. 허담의 우려는 공연한것이였다. 그가 가장 우려했던 나라의 대사관성원들도 눈물이 글썽해진 얼굴을 연방 손수건으로 닦으며 공연을 관람하였고 지금은 두팔을 머리우로 높이 쳐들고 환호를 올리고있었다. 저것이야말로 숭고한 인간의 사상감정, 조선혁명가들의 투철한 수령관에 매혹된 진실한 호응이고 공감일것이다.

그이께서는 이 혁명가극이 다시한번 전세계에 일으키게 될 파문을 가슴뿌듯이 느끼시며 극장휴계실쪽으로 걸음을 옮기시였다.

그곳에서 창작가들과 배우들을 일일이 만나 시연회의 성과를 축하해주신 김정일동지께서 며칠후 어버이수령님을 모시고 공연을 진행할수 있도록 준비할데 대한 구체적인 가르치심을 주시고 밖으로 나오실 때였다.

승용차에 오르시려던 그이께서는 어쩐지 이상한 느낌이 드시여 주위를 둘러보시였다. 대극장의 마당에는 시연회에 참가했던 민족보위성과 총정치국, 총참모부의 장령, 군관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맨앞줄에 서있던 로일수부국장이 자신의 승용차쪽으로 급히 달려오는것이 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열었던 차문을 도로 닫으시고 로일수가 가까이로 올 때까지 기다려주시였다.

《안녕하십니까?》

로일수가 달려와 거수경례를 올리자 김정일동지께서는 무슨 일이 있기에 그렇게 급히 달려오는가고 웃으며 물으시였다.

《저… 바쁘시겠지만 오늘은 우리들의 소청을 좀 들어주십시오.》

로일수가 두손까지 꼭 맞잡는것을 보니 어떤 긴한 부탁이 있는것같다. 그런데 무슨 부탁이기에 여기에서 하자는것인가.

로일수는 대극장앞마당에 명예위병대처럼 줄을 짓고 서있는 장령, 군관들을 얼핏 돌아보더니 저쪽에서 기다리고있는 우리 동무들을 좀 만나주셨으면 한다고 청을 드리였다.

《날더러 저 동무들을 만나달라? 그것은 무슨 뜻입니까?》

로일수는 차렷자세로 허리를 곧추 펴고 정중히 말씀올렸다.

《얼마전에 민족보위상동지를 비롯한 우리 인민군대 책임일군들이 어버이수령님께 이제부터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정식 군대사업을 지도하도록 승인하여주셨으면 한다고 보고드렸댔습니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승인이고 뭐고 할게 있는가, 동무들이 좋다면 지도를 받으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최현동지는 어버이수령님께 보고드려 결론도 받은것만큼 오늘 대극장에서 친애하는 지도자동지를 모시는 기회에 전체 민족보위성일군들을 정식 소개도 해올리고 인사도 드릴수 있도록 저에게 위임하였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2렬횡대를 짓고 죽 늘어선 장령, 군관들을 아연한 시선으로 건너다보시였다.

《그래서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바쁜 일을 다 미루고 마당에 나왔단 말입니까? 동무도 참… 그럼 왜 미리 나에게 알리지 않았습니까?》

《알려드리면 만류하실것같기때문에…》

《만류하는것이 아니라 그럴 필요가 없어서 반대하는것입니다.》

로일수는 처지가 딱해진듯 연신 고개를 돌려 저쪽에서 대기하고있는 군관들을 바라보면서 간절하게 말씀드렸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이것은 제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최현동지를 비롯한 항일투사들과 우리 민족보위성 전체 일군들의 간절한 소원입니다. 최현동지는 이제부터 우리 인민군대에 친애하는 지도자동지의 령도를 받는 체계를 세워야 한다고 정식으로 선포하였습니다. 그러니 이 기회에 인민군지휘성원들의 얼굴이라도 익혀…》

김정일동지께서는 손을 들어 로일수의 말을 막으시였다.

《로동무, 나에게는 그 누구의 체계라는것이 귀에 설기도 하지만 설사 그런 체계를 세운다고 해도 이런데다 사람들을 주런이 세워놓고 얼굴이나 익힌다고 해서 그런 문제가 해결되는것이 아닙니다. 어버이수령님께서는 나에게 혁명사업은 동지를 얻는것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늘 말씀하십니다. 나는 지금 군대안에 많은 동지들을 가지고있고 또 앞으로 더 많은 동지들과 사귀자고 합니다. 그때 가서는 이렇게 식을 차리지 않아도 인민군대사업을 수령님의 구상과 의도에 맞게 지도하는데서 별로 큰 지장이 없을것입니다. 그리고 나에게는 지금 중요하고 급한 일이 있습니다. 저 동무들에게는 미안하다고 전해주시오.》

김정일동지께서는 락심한 표정으로 거수경례를 올리는 로일수를 뒤에 남기고 승용차의 속력을 높이시였다. 당중앙위원회로 오시는 동안 그이께서는 승용차의 속도계와 손목시계를 몇번이나 번갈아보시였다. 일분일초도 늦어서는 안될 일이 그이를 기다리고있었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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