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8 회)
제 5 장
북두칠성 빛나는 밤
6
(2)
각 중대들에서 군단장의 긴급명령을 접수하고 다음날 6시전으로 무조건 군단지휘부에 도착하겠다는 답전이 날아왔다.
그런데 한개 중대에서만은 좀 늦어질것같다는 련락이 왔다.
리철봉은 무선기를 공개통화로 돌려놓게 하고는 무선수의 머리에서 머리띠가 달린 송수화기를 빼앗아쥐였다.
《나 군단장이요, 누구요?》
《옛! 34려단 5대대 김철환영웅중대 중대장 최진성!》
리철봉은 입술을 지그시 깨여물었다.
그 어느 중대보다 기대가 컸던 진성이의 중대였다.
리철봉은 최진성의 중대를 군단에서 제일 우수한 중대로 키워 군벌관료주의자들의 책동으로 해산의 낭떠러지에까지 섰던 그들을 군단의 앞자리에
내세우고싶었다. 더우기 최현으로부터 최광의 내외에게 베풀어주신
그런데 바로 그렇게 믿고 기대했던 최진성이네 중대가 자기 시간을 지키지 못하겠다고 나가넘어진것이였다.
리철봉은 최진성의 고수머리를 눈앞에 그려보면서 다급히 물었다.
《중대장! 다른 중대는 다 올수 있다는데 동무네만 못온다는것은 뭐요? 명령을 흥정하자는거요?》
수화기에서는 바람소리, 새소리, 유리창을 긁는것같은 소리들이 식식 뒤섞여 들려오더니 한참만에야 최진성의 숨가쁜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군단장동지! 현재 우리 위치는 군단지휘부에서 약 350리 떨어진 398. 4고지입니다.》
리철봉은 송수화기를 든채로 급히 지도를 훑어보며 성이 난 목소리로 웨치듯 물었다.
《동무들은 어떻게 거기까지 나갔소? 다른 중대와 왜 그렇게 멀리 떨어졌는가 말이요?》
최진성은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지 몇번이나 군단장의 말을 곱씹어묻고나서 역시 큰소리로 자기들이 대대와 멀리 떨어지게 된 사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398. 4고지는 34려단 5대대가 정한 천리행군의 마지막귀환점이였다. 이 지점에서 대대는 《증강된 적보병려단에 대한 습격전투》를 진행하게 되여있었다. 대대장은 척후로 나가던 최진성이네 중대에 명령하여 먼저 도착하는 즉시 적보병려단을 가상한 훈련장을 꾸려놓을데 대한 임무를 주었다. 그런데 최진성의 중대는 대대에서 제일 전투력이 강한 중대인데다 한시라도 빨리 훈련지점에 도착하여 대대가 도착하기 전에 습격대상물들을 완성할 생각에 숙영시간을 자르고 야간강행군까지 하여 대대보다 옹근 하루길을 앞서 나갔던것이다.
여느때같으면 칭찬을 하든 표창을 주든 해야 할 일이였다.
하지만 이 순간에는 욕을 해야 할지, 성을 내야 할지
《어떻게 되였습니까? 중대들에 련락이 다 내려갔습니까?》
리철봉은 제기된 정황을 그대로 말씀드렸다.
《여깁니다.》
리철봉의 손끝이 짚은 지점과 군단지휘부위치까지 쭉 훑어보신
《그들이 이렇게 이 봉우리로 해서 이쪽으로 내려오다가 여기로 산을 넘으면 300리쯤 되겠구만. 이게 제일 가까운 길이지요?》
《최진성중대장이 방위각에 의한 이동전진을 결심한다면 그렇게 로정을 잡을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질러온다고 해도 시간이…》
리철봉의 말이 옳았다. 시간은 결정적으로 모자랐다.
《군단장동무의 결심은 무엇입니까?》
결심…
이 불의의 순간 리철봉은
《인간의 육체적능력에는 한계가 있지만 정신적능력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사상이 모든것을 결정합니다!》
리철봉은 이런 정황에서 자기가 내릴수 있는 결심이란 오직 그들의 정신에 의거하는 한길밖에 없다는것을 깨달았다.
《정치부를 동원하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제가 직접 마중나가겠습니다!》
《좋습니다!》
《이제 우리가 믿을것은 군인들의 정신력뿐입니다. 군단장이 그렇게 결심했다면 나도 지원포를 좀 쏘겠소.》
《부국장동무입니까? 혁명가극 〈당의 참된 딸〉의 주제가를 복사한것이 있습니까? 좋습니다. 그럼 이제 곧 그 록음카세트와 방송기재를 가지고 북천으로 와주시오. 한시가 급합니다.》
한시가 급하다고 하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