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1 회)
제 5 장
북두칠성 빛나는 밤
7
(2)
…
적후천리 밀림속 밤은 깊은데
…
저 노래를
아, 어찌하여 저 노래는
이 깊은 산속에서 떡갈나무에 기대여 마지막숨을 톺는 이 진성이를 바라보시며 어서 일어나라고 불러주시는것은 아닌가!
내 어린시절 아버지와 함께 찾아갔던
《바가지 박》이든 《바구니 박》이든 우리는 모두
아버지도 어머니도 나도 설아도 떠나간 김철환정치지도원이나 지금 내곁에 있는 전우들이나 모두 그 품에 안겨사는
누군가 자기의 손을 슬며시 잡는다. 얼굴을 돌려보니 영범이다.
영범이의 눈에 눈물이 번들거린다. 울먹거리며 묻는다.
《중대장동지, 저건… 무슨 노래입니까?》
진성은 맥없이 그러나 점점 세차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영범이!
노래에 넋을 팔고있던 군인들이 약속이나 한듯 중대장을 돌아보았다.
수십쌍의 눈빛을 마주보는 순간 최진성은 불쑥 떠오르는 환영에 가슴이 터져나가는것같았다.
《동무들!
…
꿈결에도 그리운 아버지
자나깨나 뵙고싶은 우리의
…
병사들이 어깨를 서로서로 기대며 흐느껴울기 시작하였다.
당중앙! 그 이름만 불러도 눈굽뜨거운 당중앙!
석도의 세찬 파도우에 찬바람불 때 봄빛처럼 찾아왔던 인민군협주단 소편대의 노래소리…
그 위대하고
최진성은 부르짖었다.
《동무들, 골짜기를 가로지르기요! 목표, 저기 보이는 저 불빛! 중대 날따라 앞으로!-》
《만세!-》
중대는 무너지듯 골짜기아래로 달려내려갔다. 무릎을 치는 강을 어푸러지며 건느고 깎아지른듯한 벼랑에로 돌진하였다. 병사들은 누구도 자기들에게 남아있던 마지막힘이 폭발한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남은 힘이란 있을수 없었던것이다. 그들은 전혀 다른 동력에 의하여, 자기들의 육체가 아닌 바로 저 골짜기밑에서 뿜어져나오는 어떤 신비의 힘에 의해 저절로 끌려가는것만 같았다. 성난 맹수들과 같이 육박해가는 그들의 등뒤로 절절한 노래소리는 계속 뒤따랐다.
…
기어이 기어이 찾아가리라
다음날 6시 정각, 제18군단지휘부와 얼마 멀지 않은 도로에 김철환영웅중대의 군인들이 한사람도 빠짐없이 정렬하였다.
땀에 젖은 군복, 열에 들떠 부풀어오른것같은 붉은 얼굴들…
최악의 극한점을 넘어온 호랑이들이 강철기둥들처럼 꿋꿋이 서있었다.
총구가 솟은 병사들의 어깨우에는 땀안개가 무럭무럭 피여올랐다.
이윽고
차문을 열고 내리신
《중대-차렷!
그리고는 두팔을 벌려 병사들을 부르시였다. 바로 그 품을 향하여 천리길을 달려온 병사들이 《만세!》의 함성을 터치며
그들은 드디여 꿈결에도 그리던
그 시각
그들을 따뜻이 어루쓸어주시는
얼마나 많은 이 나라의 전사들이 저렇게
어찌 보면 우리 혁명적무장력의 영광스러운 행로는 바로 저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