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3 회)
제 5 장
사랑의 힘
3
(1)
공장에서는 송영숙의 발기대로 호수에서 큰 단백풀을 심고 가꾸어 먹이원천을 마련하기로 하였다.
호수가에 오리공장이 태여난것도 수질이 좋은 이 호수와 거기에서 잘 자라는 수초들과 물고기와 조개, 골뱅이를 비롯한 풍부한 자연먹이원천때문이였다.
(호수를 먹이밭으로 잘 리용하는것이야말로 고기생산을 더 높이기 위한 중요한 방도이다. …)
송영숙은 단백질함량이 높고 오염된 물에서도 잘 자라는 큰 단백풀을 하천들이 흘러드는 곳마다에 심고 가꿀것을 결심했다.
자료를 보니 단백질함량이 강냉이에 비해 3배이며 미량원소와 비타민, 아미노산 등 필수영양성분이 많은 큰 단백풀은 집짐승들이 잘 먹는다고 한다. 큰 단백풀은 생채 10kg으로 돼지고기 0. 5kg그람을 생산하는데 생체로도 먹이고 배합먹이로도 먹인다는것이다. 물깊이가 40cm이상 되는 곳에서 자라는데 오염된 물에서도 잘 자란다는것 또한 흥미있었다.
또 하나의 먹이원천을 마련하고 대대적으로 심고 가꾸자면 우선 시험포전에서 한해 여름 생육상태를 관찰하면서 시험해야 한다.
공장에서는 여러차례 토의끝에 시험포전을 호수건너편 골방고치의 후미진 곳에 건설하기로 하였다.
사업총화시간에 송영숙은 매 직장에서 남성로력으로 두명씩 내보내여 건설에 동원시키기로 조직사업을 하였다.
모임이 끝난 다음 그는 유상훈박사와 마주앉았다.
《소장동지! 준비소에서도 로력을 좀 낼수 없을가요?》
송영숙은 자못 미안한 마음으로 의향을 물었다.
《사실 지금 생산직장들에선 한두명의 로력도 긴장합니다. 그래서…》
지금껏 그 어떤 사회동원이 제기되여도 기술준비소와 직장의 기술자, 기능공들만은 극력 제한하던 그였다. 기술자들을 너무 끼구돈다는 뒤말까지 들으면서도 흔들리지 않던 그였지만 생산이 긴장한데다가 배합먹이직장 원료창고건설에 로력이 분산된 지금은 어쩔수 없었다.
《그야 나두 잘 알지요. 그런데 누굴 보내야 할지…》
사업총화시간에는 기술준비소에서도 로력을 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기에 미리 생각해두지 않았던 유상훈은 머리를 기웃거렸다.
《생산실의 차춘남이와 배양실의…》
《생산실에서는 요즘 첨가제생산이 바쁠텐데 대신 시험호동의 정기사동무가 어떨가요?》
송영숙은 박사의 생각을 틔워주었다.
유상훈박사는 머리를 저었다.
《정기산 래일부터 망간토를 운반하겠다고 하던데… 장마철전에 1년분을 다 실어들이겠다면서…》
《그건 나도 압니다. 수송문제때문에 운수직장에 온걸 만났어요.》
기사장이 정의성을 만났다고 하는 말에 박사는 눈길을 들었다.
언젠가 정의성이 자기와 기사장의 젊은 시절에 대하여 울분을 토하며 말하던 생각이 났다.
그러나 송영숙은 지금 례사로우면서도 따스한 마음이 내비치는 얼굴로 말하였다.
《망간토수송은 제가 며칠후에 조직할테니 이제 그 두사람을 시험포전건설에 동원시켜주십시오. 요즘 날씨도 좋은데 머리쉼도 할겸 배를 타고 오가면서 일주일만 동원되여달라고 잘 이야기해주세요.》
기사장의 부탁어린 말에 유상훈소장은 헌헌히 머리를 끄덕이였다.
《알겠습니다. 그것도 다 공장을 위한 일인데 근심마십시오.》
그날 저녁 사업총화시간에 박사는 두사람이 동원되는데 대해 말하면서 기사장도 여간 마음쓰지 않으니 그동안 일을 잘하라고 당부하였다.
총화시간이 끝나자 정의성은 말없이 시험호동으로 돌아왔다.
그는 안해에게 일주일동안에 있을수 있는 일들에 대하여 미리 알려주었다. 리봄순이 시집간 후에 새로 들어온 관리공에게도 먹이시간과 소독사업에서 지켜야 할 문제들에 대하여 차근히 말해주었다.
멀리로 가는건 아니지만 그동안 무리별관리에서 제기될수 있는 일들을 예견성있게 대책하려는것이였다.
《래일부터 망간토운반을 시작하나요?》
안해가 물었다. 정의성은 머리를 저었다.
《일주일동안 시험포전건설에 동원되기로 했소.》
《시험포전건설에요?》
《기사장이 그렇게 조직사업을 하더라누만.》
《기사장이 당신을…》
정옥은 기가 막혀 말꼬리를 흐리였다.
(언제는 보여주기도 그만두게 하고 첨가제연구에까지 끼여들더니 오늘은 또 시험포전건설에 내보내는구나. …)
미련한 가슴에서 고드름은 녹지 않는 법이다.
외곬으로 질주하기 시작한 그의 마음속에서는 송영숙에 대한 원망이 다시금 술독처럼 꿀럭꿀럭 괴여올랐다.
그는 놀이장옆에 서있는 남편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긴말을 싫어하는 그 성미에 모든것을 묵새기느라 얼마나 괴로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