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 회)

제 1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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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열흘동안 진행하신 서부지구 현지지도를 마치고 돌아오시는 길에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를 찾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기업소를 돌아보시고나서 만족감을 금치 못해하시였다.

흐뭇하신 시선으로 구내를 쭉 일별하고나신 그이께서는 도와 기업소의 책임일군들에게로 돌아서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에서 받은 인상이 각별하시였다. 흰 갈기를 날리며 끝없이 쏟아지는 비료폭포, 그쯘한 후방보장기지며 평양의 창광원에 비해도 손색이 없는 청춘원, 백두밀림속의 항일유격대병실에 와있지 않는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특색있게 매 방을 통나무식쪽타일을 붙여 꾸려놓은 합숙들, 돌아보신 곳곳마다에서 기업소일군들의 깐진 일본새와 탐구심, 한량없는 일욕심과 전개력을 력력히 느끼실수 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 도의 일군들과 작별인사를 나누시다가 갑자기 드신 생각이 있어 누구에게라없이 물으시였다.

《가만, 내 주체비료가 쏟아지는것을 보고 너무 흥이 나는 바람에 남흥에 오면 꼭 알고싶었던걸 깜박 잊을번 했소. 그 첨가제 말이요, 그건 무슨 방법으로 해결했소? 수입해들여왔나?》

《아닙니다. 우리 기업소겁니다.》

허리가 곧고 키가 큰 반면에 녀성처럼 쌍까풀눈인 지배인이 나서서 대답을 드리였다.

《그래? 그럼 국산제란 말이요?》

김정일동지께서는 몹시 반가우시여 존안에 호기심을 그리시였다.

이번에는 지배인이 기업소책임비서에게 어서 말씀드리라는 뜻으로 팔소매를 잡아당기며 재촉한다. 기업소책임비서가 이 문제에도 한몫 단단히 한 모양이였다. 그이께서 기업소를 돌아보시는 동안 지배인이 설명을 올리였는데 뒤꼬리는 언제나 《이건 기업소책임비서동무가 착상했습니다.》 혹은 《책임비서동무가 이것도 발기했습니다.》라고 붙이군 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말없이 일을 많이 한 당일군을 자신께 내세우고싶어하는 지배인의 처사가 마음에 드시였다.

《그렇습니다. 철저히 국산제, 우리 남흥이 만들어낸겁니다.》

그이께서 허락의 뜻이 담긴 웃음어린 시선을 주시자 나서기 저어하던 책임비서가 너부죽한 어깨를 쭉 펴며 설명해드리였다.

《첨에는 대방의 신용정도를 몰라 첨가제를 조금 수입해다가 시운전을 했댔습니다. 비료가 나오는것이 확인되여 정작 장기계약을 맺으려고 보니 대방이 왜 그런지 난색을 지으며 못하겠다고 잡아떼질 않겠습니까. 우리 공화국의 제2차지하핵시험성공과 인공지구위성 광명성-2호의 성과적발사직후여서 기업소와 계약을 맺으면 제재를 받기때문에 주지 못하겠다는것이였습니다. 그래서 기업소의 두뇌진들을 대담하게 믿고 그들을 불러일으켜 자체의 힘으로 첨가제를 만들어냈습니다.

장군님, 다른게 없습니다. 보니까 무조건 내 손으로 한다, 이런 잡도리를 하면 다 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너무도 장하고 대견하시여 그의 손을 뜨거웁게 잡아주시였다.

《전에 남흥은 전경선이판이라는 보고를 계속 들어왔는데 만나보니 듣던바 그대로군. 일 잘해, 일은 그렇게 해야 돼. 내 금속공업의 주체화를 다그치려고 여기로 오기 전에 서부지구탄광들을 돌아보았는데 실태가 한심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댔소. 한데 남흥사람들을 만나보니 역시 방도는 있다는 신심이 들어. 그것 보오, 무조건 해내겠다고 달라붙으면 되지 않나.

동무말이 옳소. 무슨 일이나 잡도리가 중요해. 정말 대단하오, 수고들했소.》

그이께서는 거듭하여 치하하시며 일군의 손을 놓지 못하시였다.

《저, 장군님, 한가지 제기해도 되겠습니까?》

손을 놓으시고 돌아서시려는데 기업소당일군이 걸음을 잡는다.

《어서 그러라구.》

장군님, 저희 기업소는 지금 억울한 일을 당하고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오래전부터 위대한 장군님께 이 사실을 보고드려야 옳바로 해결될수 있다고 생각했댔습니다.》

《억울한 일? 그게 뭔데.》

사연인즉은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에서 로동자들의 후방사업을 결정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일환으로 방천군 중신리에 있는 간석지를 개간하여 논을 풀었다는것이였다. 그런데 2년이 넘게 남흥청년돌격대가 전투를 벌릴 때에는 강건너 불보듯 하며 웬걸 하던 방천군인민위원회에서 정작 손끝에 피가 지도록 농사를 지어 대풍을 이루어놓으니 갑자기 송사를 걸며 자기 땅이라고 을러멘다는것이였다.

《그러니까 나더러 간석지분쟁을 조정해달라는거군.》

김정일동지께서는 실눈에 몸이 부한 도당책임일군에게 의견을 물으시였다. 일군은 그이께 자초지종을 말씀드리였다.

장군님, 글쎄 그건 사실입니다. 한데 땅은 방천토지가 분명하므로 수확을 몇할로 나누겠는가 여기서 의견상이가 생겼습니다. 남흥동무들은 3, 7제를, 방천동무들은 5대 5를 주장했는데 남흥이 양보를 안하는 바람에 분쟁이 커졌습니다.》

장군님, 방천동무들은 마지막엔 다음해부터는 자기네한테 땅을 전부 넘기라고까지 합니다.》

남흥책임비서가 도당책임일군의 편심 비슷한 말에 분한 목소리로 뒤따라 아뢰였다.

《이거 마치 토지개혁을 주제로 한 어느 영화를 보는것같소. 동무 의견을 말해보오.》

도당책임일군이 대답을 못드리고 우물우물하자 김정일동지께서는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그러시고는 유쾌한 어조로 롱담을 하시였다.

《동무가 이편저편도 들지 못하고 난감해하는것을 봐도 그래, 이자하는 말투를 들어봐도 그렇고 방천군당과 군인민위원회의 입김이 간단치 않게 작용한것같구만. 동무 혹시 그쪽에서 뢰물보따릴 한 차판 받지 않았나?》

《아, 아닙니다. 장군님, 그런 일은 없습니다.》

일군이 움쭐 놀라며 황황히 말씀올렸다.

《전 어떻게 하나 공정하게 하느라 애썼는데 이 전경선동무가 드살을 부리며 버텨서 일이 글러졌습니다.》

일군은 한손을 펴서 남흥책임비서를 가리키며 하소연을 올리였다.

장군님, 이 동문 한마디로 왕욕심쟁이입니다. 옛날지주 열명 찜쪄먹습니다. 이 동무의 드살과 욕심보따리때문에 과연 판을 가르기 힘듭니다.》

둘러선 일군들속에서 폭소가 터졌다. 김정일동지께서도 크게 웃으시였다.

《내가 간석지분쟁조정에 나서긴 나서야 되겠구만.》

그이께서는 웃음이 가라앉자 명쾌하게 선을 그어주시였다.

《난 남흥이나 방천, 도당사람도 아니니 아무래도 내가 적격자요. 이렇게 하자구. 최고사령관의 명의로 이 동무들이 개간한 중신리땅을 남흥에 넘겨줄것을 제의하오. 수십년동안 쓸모없이 내쳐둔 간석지를 이 동무들이 옥토로 개간했으니 그야 마땅히 남흥땅이 되는것이 옳지.》

《고맙습니다. 장군님, 정말 고맙습니다.》

남흥책임비서는 눈가에 돋는 물기를 훔치며 몇번이고 인사를 올리였다.

작별인사를 나누시고 떠나시려는 참에 일군들속에서 가벼운 웃음이 일었다. 도당책임일군이 실눈을 크게 뜨고 남흥당일군을 지릅떠보며 그이의 뒤를 따르려던 그를 제지시켰기때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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