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 회)
제 1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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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열흘동안 진행하신 서부지구 현지지도를 마치고 돌아오시는 길에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를 찾으신
흐뭇하신 시선으로 구내를 쭉 일별하고나신
《가만, 내 주체비료가 쏟아지는것을 보고 너무 흥이 나는 바람에 남흥에 오면 꼭 알고싶었던걸 깜박 잊을번 했소. 그 첨가제 말이요, 그건 무슨 방법으로 해결했소? 수입해들여왔나?》
《아닙니다. 우리 기업소겁니다.》
허리가 곧고 키가 큰 반면에 녀성처럼 쌍까풀눈인 지배인이 나서서 대답을 드리였다.
《그래? 그럼 국산제란 말이요?》
이번에는 지배인이 기업소책임비서에게 어서 말씀드리라는 뜻으로 팔소매를 잡아당기며 재촉한다. 기업소책임비서가 이 문제에도 한몫 단단히 한
모양이였다.
《그렇습니다. 철저히 국산제, 우리 남흥이 만들어낸겁니다.》
《첨에는 대방의 신용정도를 몰라 첨가제를 조금 수입해다가 시운전을 했댔습니다. 비료가 나오는것이 확인되여 정작 장기계약을 맺으려고 보니
대방이 왜 그런지 난색을 지으며 못하겠다고 잡아떼질 않겠습니까. 우리 공화국의 제2차지하핵시험성공과 인공지구위성
〈
《전에 남흥은 전경선이판이라는 보고를 계속 들어왔는데 만나보니 듣던바 그대로군. 일 잘해, 일은 그렇게 해야 돼. 내 금속공업의 주체화를 다그치려고 여기로 오기 전에 서부지구탄광들을 돌아보았는데 실태가 한심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댔소. 한데 남흥사람들을 만나보니 역시 방도는 있다는 신심이 들어. 그것 보오, 무조건 해내겠다고 달라붙으면 되지 않나.
동무말이 옳소. 무슨 일이나 잡도리가 중요해. 정말 대단하오, 수고들했소.》
《저,
손을 놓으시고 돌아서시려는데 기업소당일군이 걸음을 잡는다.
《어서 그러라구.》
《
《억울한 일? 그게 뭔데.》
사연인즉은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에서 로동자들의 후방사업을 결정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일환으로 방천군 중신리에 있는 간석지를 개간하여 논을 풀었다는것이였다. 그런데 2년이 넘게 남흥청년돌격대가 전투를 벌릴 때에는 강건너 불보듯 하며 웬걸 하던 방천군인민위원회에서 정작 손끝에 피가 지도록 농사를 지어 대풍을 이루어놓으니 갑자기 송사를 걸며 자기 땅이라고 을러멘다는것이였다.
《그러니까 나더러 〈간석지분쟁〉을 조정해달라는거군.》
《
《
남흥책임비서가 도당책임일군의 편심 비슷한 말에 분한 목소리로 뒤따라 아뢰였다.
《이거 마치 토지개혁을 주제로 한 어느 영화를 보는것같소. 동무 의견을 말해보오.》
도당책임일군이 대답을 못드리고 우물우물하자
《동무가 이편저편도 들지 못하고 난감해하는것을 봐도 그래, 이자하는 말투를 들어봐도 그렇고 방천군당과 군인민위원회의 입김이 간단치 않게 작용한것같구만. 동무 혹시 그쪽에서 〈뢰물보따릴〉 한 차판 받지 않았나?》
《아, 아닙니다.
일군이 움쭐 놀라며 황황히 말씀올렸다.
《전 어떻게 하나 공정하게 하느라 애썼는데 이 전경선동무가 드살을 부리며 버텨서 일이 글러졌습니다.》
일군은 한손을 펴서 남흥책임비서를 가리키며 하소연을 올리였다.
《
둘러선 일군들속에서 폭소가 터졌다.
《내가 〈간석지분쟁〉조정에 나서긴 나서야 되겠구만.》
《난 남흥이나 방천, 도당사람도 아니니 아무래도 내가 적격자요. 이렇게 하자구.
《고맙습니다.
남흥책임비서는 눈가에 돋는 물기를 훔치며 몇번이고 인사를 올리였다.
작별인사를 나누시고 떠나시려는 참에 일군들속에서 가벼운 웃음이 일었다. 도당책임일군이 실눈을 크게 뜨고 남흥당일군을 지릅떠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