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8 회)

제 2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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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다음날.

국립연극극장을 찾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경희극 《산울림》을 관람하시였다.

무대막이 닫기고 객석의 조명이 켜지자 김정일동지께서는 국립연극단 단장을 비롯한 관계부문 일군들을 곁으로 부르시였다.

《간단히 몇가지 문젤 지적하고 이 자리에서 앞으로 연극단의 활동방향을 알려주겠소.》

김정일동지께서는 생각되시는 점을 적으신 수첩에 시선을 내리시였다가 존안을 드시였다.

《경희극 산울림이 근래에 와서 첫막을 연 때로부터 많이 다듬어지고 세련되였습니다. 석철이와 기선이 역을 하는 동무들이 련습에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게 알리오. 금단이 역은 전번에 볼 때 어딘가 모르게 부자연스럽고 잘 붙지 않았는데 이번에 보니 상당히 편안해졌소, 옥음이와 기선의 역도 성격에 맞게 연기형상이 진실하고.

산울림에 대한 평양시민들의 반영이 어떻소?》

김정일동지께서는 누구에게라없이 물으시였다. 당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말씀올리였다.

《대단히 좋습니다.》

《그럴거요. 작품에 반영된 시기는 천리마시대이지만 사상은 여전히 오늘도 생명력을 잃지 않았거던. 명작이란 이런걸 두고 하는 말이요. 전에도 내 말했지만 리동춘동무는 당의 령도계승시기에 주체문학의 발전을 위하여 큰 공훈을 한 동무입니다. 후대들에게 훌륭한 작품을 남겨놓았소. 산울림을 오늘을 내다보구 쓴것같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자리를 고쳐앉으시였다.

《그런데 의견이 좀 있소. 우선 송재 역입니다. 송재 역을 하는 동무가 확실히 관록있는 배우라는것이 알리는구만. 관리위원장 역이 완전히 몸에 익었소. 한데 어째서 자꾸 과장하는가, 몸에 완전히 익어서 절로 나오는건가? 그렇다면 자유주의가 아니요? 연기도 그렇지만 화술이 전번에 볼 때보다 진실치 못하고 과장이 심하오.

희극배역을 많이 한 인민배우 태을민동무도 처음에 공연을 할 때에는 연기를 더 과장하지 않겠다고 하다가도 공연을 하면 할수록 제흥에 겨워 과장하군 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니 신파기가 있어 보기 흉했소. 그래 내 과장을 하면 안된다고 말해주었댔소. 송재 역도 같소. 과장을 하면 안되오.

그담엔 락주 역이 불만스럽던데. 가령 례를 들면 말이요, 리당위원장이라는 사람이 당정책적선에 서서 과업을 주기도 하고 대중을 불러일으키는 식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어째서 농장원들에게 부탁하는 식으로, 청탁하는 식으로 일하는가? 당일군으로서의 락주형상을 자기의 위치에 확고히 세워야 하오. 그리고 리당위원장의 대사에서 비밀협의라는 표현이 있는데 리치에 맞지 않소. 강을 건너갈 때 비밀을 지키자고 하면 되지 구태여 비밀협의라고 할 필요가 있을가? 긴급협의라고 해야 정확하다고 보오.

락주의 의상에 주의를 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농촌, 그것도 깊은 산골농장의 당초급일군인데 거의나 깨끗한 옷차림을 하고 돌아다니거던. 연구해보오. 이보오, 진응산이.》

그이께서는 다부작예술영화 《민족과 운명》 로동계급편에서 진응산의 역을 했던 국립연극단 책임일군을 역이름그대로 찾으시였다.

이목구비가 너르고 인상이 어질어보이는 그가 어깨를 일으켜세웠다.

《앉소, 앉으라구. 한가지 의견이랄가, 거 석철이하구 금단이 써클련습을 하는 장면에서 말이요. 자작노래가사가 어떻게 되였던가?》

《예, 가사는 이렇게 되였습니다. 〈여보시오 처녀동무 내 말 좀 듣소, 옛날에는 정배터던 우리 마을에〉》

《건 1절이고. 〈탈곡도 더레덜덜 기계가 하고〉 이게 2절이지?》

《옳습니다.》

《전렴다음걸 읊어보오.》

《〈산에 산에 만세소리 들에 들에 만세소리, 옛날옛적 정배터가 신선경이 되였구나〉 그다음엔 노래와 대사조가 있고 〈옛날옛적 정배터를 누가 이리 만들었나〉.》

《그만.》

김정일동지께서 제지시키시였다.

《내 언제부터 의견이 있었지만 딱히 짚이지 않아 그러댔는데 오늘 드디여 찾아냈소. 거기요. 〈정배터를 누가 이리 만들었나, 들춰내기 삼혼작이 신선경을 만들었지〉 하고 직방 〈만세〉로 들어가니 풍자기가 더 살아 안나고 슴슴하더란 말이요.

하나 끼워넣기요. 내 생각해둔것이 있는데 〈개미가 백층짜리 집을 짓는셈이지요.〉 이런 대사를 넣는것이 어떻소?》

그이께서는 앞뒤가 련결되는가 한번 불러보라고 하시였다.

 

탈곡도 더레덜덜 기계가 하고

추수도 우릉우릉 기계가 하니

산에 산에 만세소리 들에 들에 만세소리

옛날옛적 정배터가 신선경이 되였구나

암 그렇다마다요 그렇구말구요

 

옛날옛적 정배터를 누가 이리 만들었나

들춰내기 삼혼작이 신선경을 만들었지

(대사로) 《개미가 백층짜리 집을 짓는셈이지요.》

 

만세 만세 우리 조합 만세

어려운 일 하자 해도 할 일이 없고

보수주의 소극성도 있을수 없네

 

웃음이 터졌다. 김정일동지께서도 따라웃으시였다.

《모두 웃는걸 보니 대사가 걸맞는것같소.》

그이께서는 웃음이 잦기를 기다리셨다가 만족을 표시하시였다.

《거 〈만세〉도 두번만 하지 말고 세번 부르게 하오. 뒤끝의 〈만세〉도 〈만만세〉라고 고치는것이 좋겠소. 그래야 경희극적인 양상과 함께 사상이 더욱 부각되오.》

수첩을 접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우렁우렁하신 음성으로 곡진하게 말씀하시였다.

《동무들도 신문과 방송을 통해서 매일 매 시각 어떤 기적과 위훈이 일어나고있는지 잘 알고있을거요. 지금 온 나라는 당이 지펴준 새로운 혁명적대고조의 봉화를 추켜들고 힘찬 진군운동을 벌리고있습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아직 우리 일군들과 근로자들속에는 이런 벅찬 시대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낡은 사고방식과 일본새가 적잖게 남아있습니다. 무슨 일판을 크게 벌리자고 하면 구태여 눈을 밝히지 않아도 〈송재〉와 〈달수〉들이 나타나는것을 얼마든지 찾아볼수 있소.》

몇몇 단위들을 실례들고나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명백히 선을 그으시며 공연활동에 관한 가르치심을 주시였다.

《고난의 행군시기에 돌리지 못하고있던 생산공정들을 환원복구하였다고 하여 만족병에 걸려 제자리걸음을 하는 현상, 그밑에 깔린 보수주의와 소극성, 기술신비주의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어야 하오. 이런 잡사상들과 철저한 투쟁을 벌려야 대고조진군운동을 활기차게 벌려나갈수 있고 당이 내든 강국건설로선을 관철할수 있소.

그동안 평양시가 경희극 〈산울림〉의 사상을 충분히 섭취하였으니 이제는 지방이 연극단의 대접을 받을 때가 된것같소. 국립연극단은 제기된 의견을 빠른 시일내에 퇴치하고 래달부터는 지방순회공연에 들어가야겠소.

동무들, 우리 이번 기회에 웃음으로 일군들과 근로자들에게 고무도 힘있게 해주고 스스로가 자각하게 깨우쳐도 줍시다. 동무들의 대사 한마디, 웃음 하나, 연기형상 하나하나가 그대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당에서 벽을 치면 강산을 울려 화답해야 한다는 당정책선전이 되여야 하오. 인민경제의 주체화실현에서 앞채를 메고있는 무산광산을 비롯하여 김철이나 황철, 천리마제강과 성강동무들앞에선 특별히 잘해야겠소. 지방순회공연의 첫 행선지는…》

그이께서는 오랜 시간에 걸쳐 순회공연의 절차며 반영의 자연스러운 수집, 지어 무대장치물과 수송수단, 연극단성원들의 숙식문제까지 자세히 토론해주시였다.

창밖에 진한 어둠이 내린무렵에야 김정일동지께서는 경희극 《산울림》에 대한 지도를 마치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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