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 회)

제 1 장

첫 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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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비서는 아무말도 않고 묵묵히 건설장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라고 무슨 대책이 있으랴. 그래도 공장에 오래 있은 내가 더 실정을 잘 알지 않겠는가.

《너무 걱정마십시오. 그들도 우리 공장형편을 알아서 그런지 불평없이 제 일들을 잘하고있습니다. 얼마나 열성이 높은지 벌써 김책공업종합대학의 젊은 연구사는 생산된 고체배양기질을 뒤적이는 이적기란걸 설계해서 당장 만들자고 합니다. 이겁니다.》

박순배는 이제껏 손에 들고있던 설계두루마리를 내보였다. 현장으로 나오기전에 받은건데 얼핏 보아도 꽤 됨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설계였다.

《그래요?》

당비서가 흥미있는듯 제꺽 받아들었다.

《지배인동지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이적기는 앞으로 현장에서 꼭 필요한겁니다. 착상이 좋고 간편하게 설계되였다고 생각은 했는데 나야 기계내속이야 잘 모르지요.》

《기사장동무두 봤습니까?》 당비서가 관심을 가지고 물었다.

《기사장이요?》 박순배는 의외인듯 이런 반문이 절로 나갔다. 방금 받기도 했지만 그보다 기사장과 토의할 생각은 하지부터 않았다.

《이런 기술적인 문제야 기사장동무가 알아야 하지 않는가요?》

당비서의 얼굴은 여전히 의혹으로 가득차있었다. 그 순간 박순배의 머리속에서는 이 당비서는 놓치는것이 하나도 없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레 겹쳐들었다.

《아니, 그저 기사장이 바쁘기도 하고…》

박순배는 당비서가 따지듯 묻자 당황해나서 두리뭉실 얼버무리고말았다. 다행히 그는 더 캐묻지 않았다.

《제가 좀 보고 토론을 해봅시다. 그들은 이렇게 열성이 높은데 우리가 대학연구사들의 숙식조건을 비롯한 생활문제에 등한하면 안될것같군요. 살림집이랑 아빠트건설을 어떻게 밀고나가고있습니까?》

생각깊은것같은 당비서의 목소리에 박순배는 저도 모르게 중언부언 변명조로 설명을 했다.

《부재공장이 맡아서 시작하긴 했는데 살림집을 맡았던 단위가 다른 일이 제기된다고 철수했습니다. 그 바람에 지금 제일 급한게 오리사여서 모두 거기 붙어있습니다.》

《그럼 살림집건설을 중단하구요? 어느 정도인지 거길 가봅시다.》 박순배는 그가 급히 돌아서는 바람에 와뜰 놀라 앞섰다.

정문과 대동강동뚝사이에 펼쳐져있는 사택마을 중간중간에는 골격만 세운 살림집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공장과 달리 동네는 집안에서 빠져나오는 불빛만 있어 어둑스레했다. 당비서는 오불꼬불한 동네길, 요리조리 빠지는 골목을 돌아서 중단된 살림집건설장들을 묵묵히 돌아보았다. 겉표정만 보아서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수 없었다.

골조만 세운채로 있는 살림집건설장도 한심했지만 한창 살림을 하고있는 집들도 개건하느라 불편한 생활을 하고있다는게 알리였다.

동뚝으로 이어지는 골목길로 빠지던 박순배는 아빠트건설에 대해서 물어보는 당비서의 물음에 주춤 멈춰섰다. 아빠트는 뒤길로 쭉 빠져서 후문앞으로 일떠서고있었던것이다.

《사실 아빠트는 다 세운거나 같습니다. 부재공장에서 제일먼저 달라붙었으니까요.》

《그런데 왜 완성하지 않는가요?》

《아니, 공장에서 제기되는 건설을 다른 기관에서 해주고있는데 주인들이 어디 자기 집부터 꾸릴 형편이 됩니까.》 저도 모르게 볼부은 소리가 튀여나왔다. 그야말로 나도 다 생각이 있어서 한거요 하는 식의 주장이였다.

《거길 좀 봅시다.》

당비서의 목소리는 뒤에서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는듯 급하게 들려왔다. 박순배는 웬일인가싶어 동네를 나와 후문쪽으로 향했다. 갑자기 당비서의 걸음이 빨라지는 바람에 박순배는 숨이 차올랐다.

《참 지배인동지, 며칠전에 종업원 두명이 병원에 입원했다지요?》

당비서가 발걸음을 늦추며 이렇게 물었다.

《예?!》

박순배는 깜짝 놀랐다. 두명의 종업원이 입원한걸 다 알다니. 그는 꼭 자기의 잘못으로 그런 일이 생긴것같아 얼굴이 뜨끈뜨끈 달아올랐다.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제 벌써?》

《우연히 알게 됐습니다. 》

당비서의 대답은 간단했다.

우연히? 혹시 운전사한테서? 그게 무슨 좋은 일이라고? 참 사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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