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56 회)
제
3 장
20
(1)
북부지구의 중요공장, 기업소들에 대한 현지지도를 진행하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마지막행선지인 무산광산을 돌아보시고나서 귀로에 오르시였다.
렬차가 출발한지 반시간이 못되여 다시 하늘이 부옇게 되더니 내리던 눈은 곧 눈보라로 변해버리는것이였다. 차창밖으로 내다보이던 산이며
산기슭의 농가들 지어 전주대까지 눈보라의 광란에 삼키여 보이지 않는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차창밖을 내다보시며 그간 진행하신 현지지도과정에 있었던 일들이며
주의가 가셨던 문제들에 대하여 돌이켜보시였다.
시, 군들, 농장들에서도 그랬지만 제일 관심이 가셨고 걱정이 많으시였던 무산광산에서도 구태와 의존심을 불살라버리고 많은 일을 해놓았다.
무산광산이 그이를 기쁘게 한것은 종합조종체계가 없어 뇌수가 빠진 기계설비나 다를바 없는 대형원추형파쇄기에
광산기술력량의 힘으로 콤퓨터에 의한 종합조종체계를 설치하고 시운전을 성과적으로 진행하였으며 정상생산에 들어간것이였다. 년산능력이 대단히 큰 이런
파쇄기를 두대 더 놓으면 늘어나는 정광수요를 원만히 충족시킬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자기네 파쇄기가 크기나 박토처리능력, 속도, 정보화수준이
3월5일광산것보다 얼싸하다고 틈이 있는대로 자랑하는 현지 일군들을 너그럽게 받아주시였다. 자신께서 말씀주신대로 사적인차장을 함북도일판에서 제일 멋있는 《차집》으로 꾸리겠다는 결의를 들으시고는 《왜 고작 함북도인가. 평양의 은정차집과 경쟁해야 하오.》라고 승벽심을
돋구어주시였다.
일단 자랑문이 열리고 그이께서 평가해주시자 그들은 너도나도 다투어 말씀을 올리였는데 새로 지은 철산원이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의 청춘원보다 낫다는것, 지어는 무산광산농목장의 오리가 어찌나 살이 찌고
맛이 있는지 청진에서는 무산광산오리와 성진제강련합기업소의 오리가 네가 더 낫니, 내가 더 낫니 하는 다툼이 있는 정도라는것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농목장에 가보고싶으시였지만 시간이 허락되지 않아 가까운 철산원에 한번
가보자고 하시였다. 1층의 문화후생시설을 거쳐 2층에 올라가신 그이께서는 마치 옥류관식사실처럼 꾸린 식사칸에
들어가시였다.
한달에 스무날씩 모범혁신자들로 정양식사를 보장하며 그외 나머지 날은 영예군인, 전쟁로병, 교원, 과학자, 기술자들에 대한 특별봉사를
한다는 현지일군의 설명을 들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정양식사질과 가지수를 알아보시였다.
푸짐한 식탁을 둘러보신 그이께서는 웃으시며 도라지라든가 두릅과 같은 토산물을 더 놓으면 이채로울것이라고
지적하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 만족감을 금치 못해하신것은 철산원이 일체 소요되는 전기를
태양빛전지판으로 해결한것이였다. 한마디로 이번에 돌아보신 무산광산은 그이를 마냥 기쁘게 하였다.
하지만 김정일동지께서는 마음 한구석이 몹시 허전하고 아쉬우시였다. 그리도
만나보고싶으시였던 광산의 당책임일군이 부재중이였던것이다. 그는 회의차로 평양으로 갔다가 한창 돌아오는중이라고 하였다.
만날 기회가 있겠지. 김정일동지께서는 사색을 중단하시고 서운한 심정을 달래시였다.
그러나 이상한것은 아무리 심정을 달래시여도 전사를 보고싶은 그리움은 그냥 솟구치는것이였다. 그리움은 끝내 위안을 이기고야말았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주영호를 부르시였다. 그에게 최정봉책임비서가 몇시쯤에 평양을
출발하였는가를 알아보신 그이께서는 반색을 지으시였다.
《그럼 우리가 한 두어시간 달리면 그 동물 숙소에서 만날수 있겠구만. 최정봉동무에게 그리로 오라고 알리오. 나는 그 동무와 점심식사를 함께
하겠소.》
《장군님, 저… 그런데 오늘은 너무…》
말끝을 흐리며 무엇인가 재던 주영호는 용기를 낸듯 내처 말씀드리는것이였다. 했어도 여전히 뒤끝은 채 마무리 못하였다.
《후날에 만나주시는것이 어떠하십니까, 장군님. 오늘은 새벽부터 정말 너무… 그리고 다음일정도…》
김정일동지께서는 채 하지 못한 말이며 그의 심정을 알고도 남음이 있으시였다. 그
숙소로 가시게 되면 보다 험한 로정을 달려 다음행선지로 가셔야 하였기때문이였다. 더우기 이른새벽부터 렬차강행군을 시작하신것을 념두에
둔것이리라. 그이께서는 주영호를 달래다싶이하시며 자신의 심중을 내비치시였다.
《여기까지 왔다가 그냥 가다니. 주동무, 요즘은 왜 그런지 아무 일이나 다 후날로 미루는게 한으로 남을것같은 생각이 드오. 사람을 만나는
일이야 더하지. 내 부탁대로 그래주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