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77 회)
제
4 장
30
(1)
이 저녁 김정일동지께서는 오래간만에 평양에 돌아오시였다. 집무실에 들어서신
그이께서는 자신께서 《야전침대》라고 명명하신 딱딱한 긴의자에 가 누우시였다. 잠간 눈을 붙이시려 했으나 왜
그런지 불편하시였다. 아마 렬차와 야전차의 익숙된 진동이 없어 그럴것이다.
진한 새벽어둠에 묻힌 창밖이며 벽시계를 일별하고나신 그이께서는 자리를 거두시고 집무탁에로 다가가시였다.
퍼그나 시간이 흘렀다. 문건을 거의다 읽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맨 마지막문건에서 좀처럼
시선을 떼지 못하시였다.
그 문건에는 선군시대과학자, 기술자대회가 있은 직후의 성과가 구체적으로 렬거되여있었다. 그이를 기쁘게 한것은
인민경제 각 모든 부문에서 과학자, 기술자들이 자기의 성실한 땀과 지혜로 적지 않은 과학기술적문제를 풀어 인민경제의 주체화, 현대화에 큰 기여를
한것도 그렇지만 자신께서 간곡하게 당부한것처럼 당, 행정일군들이 앞장에 서있는 바로 이것이였다.
거석공법에 의한 어랑천발전소 팔향언제의 시공방법, 맞주입공법에 의한 언제의 안정성, 김책제철련합기업소에서 발명한 무효전력보상장치, 수입에
의존하던 청진-무산 장거리정광수송관의 뽐프전동장치를 우리 식으로 개발생산 등.
문건에는 세계급, 혹은 국가급발명과 창의고안의 발명자란에 어느어느 기업소 기사장, 혹은 련합당위원회 일군, 혹은 지배인 아무개라고 이름까지
정확히 적혀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어떤 창의고안에 관해서는 송수화기를 들어 직접 해당 부서에
알아보시였다. 실례로 청진금속건설련합기업소의 젊은 기사장이 발명하였다는 맞주입공법이 그러하였다.
지난해에 건설감독성에서 나와 현장을 돌아보다가 언제에서 물이 새는 량이 허용수치를 초과하고있는것을 발견하고 공사를 중지시키였다고 한다.
한창 열이 올라 진행되던 공사가 중지되였으므로 무던히 속을 썩였다고 한다. 그러던것을 어느날엔가 기사장이 현장치료대에 가서 주사를 맞다가
무엇인가 련상되는것이 있어 묘안을 찾아냈다는것이였다. 물이 새는 짬을 조금 넓히고 주사기를 물호스로, 약물을 수상용세멘트혼합물로 대신하여 이것을
압축기로 들이쏴박아넣는 안이였다. 새는 물길이 퍼그나 길었으므로 한겻이 걸렸는데 물흐름이 멎어 재보니 말그대로 기적이라고밖에 볼수 없는 안정적인
계산수치가 나왔다.
(오 참, 그 동무구만.)
김정일동지께서는 젊은 기사장을 기억해내시였다.
(어랑천발전소 팔향언제를 돌아보고 기념사진을 찍을 때 별스레 내 가까이에 부득부득 다가서려던 그 동무가 맞아.
하지만 기사장은 아마 서너번째에 선것같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팔향언제를 떠나신 후에야 별스레 행동한 그의 심정을 아시고
후회하시였다.
(내가 주의를 돌려 기사장을 가까이 불러야 하는건데. 기사장이 속으로 얼마나 서운해하였겠는가.
음, 그 기사장이 이걸 발명했단 말이지. 괜찮아.)
김정일동지께서는 창의고안, 발명자들중에 섞여있는 김중건의 창의고안에도 관심을
주시였다. 중건은 초고전력전기로에 필요한 전극을 재생리용할수 있는 방법을 발명하였다.
황철에서도 전극때문에 무던히 애를 먹었을것이다.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제재소동으로 전극을 수입해온다는것은 하늘의 별따기인데다가 흥남의
전극은 아직 금속공업이 요구하는 수준만큼 그 질을 보장 못하고있었으니까. 산소열법용광로며 기업소전반사업에 드바쁜 김중건이 언제 시간을 내여 이런
일을 해냈을가. 그가 전문과학자나 기술자야 아니지 않는가. 아니, 애국의 마음, 애국자의 량심이 있다면 누구나 김중건이처럼 했을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김중건이 무척 대견하시였다.
(음- 황철, 초고전력전기로라. 산소열법용광로는 어떻게 돼가고있을가.)
부지불식간에 김중건을 만나고싶었고 황철에 가보고싶으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전화로 내각의 해당 부서를 찾아 산소열법시험정형을 료해하시였다.
며칠전에 진행한 시험에서 또 실패하였다는 보고를 받으신 그이께서는 아무래도 한번 만나 힘을 줘야겠다고 결심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이것말고라도 김중건을 만나 토의해볼것도 있으시였다. 이즈음 산소열법용광로를 파악하시려고 생산공정도를
짬짬이 연구하시다가 무엇인가 도출해내신것이 있었던것이였다.
수행일군을 부르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음번 현지지도로상에 있는 어느한 역으로 김중건이를
데려오도록 과업을 주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 중건을 만나신것은 중낮이 조금 지나서였다. 역사를 나서신
그이께서는 영접나온 일군들속에서 김중건을 띠여보시고 먼저 그리로 걸어가시였다. 현장에서 오는 길인지 중건은 물날은
회색작업복덧옷차림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장갑을 벗으시며 그의 손을 힘있게 잡아주시였다.
《내 황철소식 자주 들어 알아. 수고많소. 산소열법하면서 한켠으로는 전극을 재생리용할수 있는 방법을 발명했다지. 일군은 그래야 돼.》
김중건은 그이의 치하에 거듭 자책어린 말씀을 드리였다.
《죄송합니다 장군님. 당에서 그토록 황철의 산소열법에 관심을 돌려주는데 저희들은 매재기만 치고있습니다. 계속
실패를, 그간 별로 전진한것이 없습니다.》
《…》
《어버이수령님탄생 100돐에 기어이 주체철선물을 드리겠다고 마음속맹세는 다졌지만 이러다가는 우리 황철이
수령님과 장군님께 아주 면목이 없는 공장이 될가봐 두렵습니다.》
《실패가 될수는 없소. 경험과 교훈을 주고 분발하게 하는데 어째서 실패라고만 보나. 일없소. 자신있게 그냥
내밀라구. 그리고 절대로 덤비지 말아야 돼. 내 다니며 보니까 일부 일군들은 내가 어떠어떠한 문제가 왜 잘 안되는가고 물어보면 구체적인 타산과
방법은 없이 그저 무조건 언제까지 하겠다고 대답을 하는데 중건이도 같구만. 각오는 좋지만 그러문 안돼. 단단하게 다지며 침착하고 인내성있게
전진해야 돼. 그래야 황철이 앞으로 선구자기업소가 되여 전국의 야금공장들의 산소열법도입을 이끌수 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