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9 회)
제 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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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데 지배인, 이 용광로에서 페열이 많이 나오겠지?》
《예.》
《그건 대체 어디에 쓰나.》
《2차송풍과 제진공정에 쓰고는 그냥 버립니다.》
《버린다?!》
《그건 5평방용광로때부터 그랬습니다. 원본설계자체가 그렇게 되여있습니다.》
《아까와. 아깝단 말이야.》
지시봉을 드신
《여기에 보이라드람같은걸 하나 만들어놓으면 어떨가? 페열을 리용해서 전기를 생산할수 있게 말이요.》
한순간 얼떠름해있던 김중건이 그제야 말씀의 의도를 깨닫는것이였다.
《한번 따져보오. 내 생각같아서는 잘만 하면 어지간한 전기를 공짜로 얻게 될것같소.》
한동안 사판을 주시하면서 입을 우물거리며 셈을 해보던 김중건이 인차 활기찬 목소리로 말씀올리였다.
《
《그렇게 되면 대략 전기가 어느만큼 나올수 있다고 보오.》
중건의 대답을 들으신
《음, 용광로 한기에서 그만한 량이면 대단하오. 중건지배인, 이건 내 의견인데 주체철이 성공하고 그 전기가 나오면 송림시에 돌리오. 주체철때문에 온갖 고생을 다해온 송림사람들이 그 덕을 입는게 옳지.》
《
이어
《내 여담 하나 하겠소. 〈근대화학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프랑스의 라부아지에라고 동무도 알고있을거요.》
《예. 산소를 발견한 과학자입니다.》
《맞소. 질량보존의 법칙을 정립한 사람이기도 하고. 이 사람이 프랑스에서 부르죠아혁명이 일어났을 때 혁명법정에 나서게 되였소. 부르봉왕조의 세금징수를 도와주는 징세조합의 간부로 일했다는것이 죄명이요. 유명한 과학자가 불우한 운명에 처했다는것을 알게 된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를 구원하려고 탄원서를 제출하였지만 딴 도리가 없었다오. 그만큼 징세조합에 대한 국민들의 원성이 컸거던.
재판장은 〈공화국에는 과학자가 필요없다.〉고 선언하며 사형판결을 내렸고 그에 따라 라부아지에는 처형되였소. 후에 한 수학자가 라부아지에의 죽음을 두고 〈그들이 그의 머리를 자르는데는 순간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력사가 그와 같은 인재를 다시 길러내려면 100년은 더 걸릴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하오. 참으로 많은것을 시사하는 일화요. 정치와 과학, 당대사회상에 대하여.》
《그러나 그 수학자의 말에는 공감되는 점이 없지 않소, 사실말이지 인재 하나 키우기가 얼마나 품이 많이 드오. 그런데 어떤 단위들에서는 …》
《적지들 마오. 이건 동무들이 다 아는것이요. 그저 내 이런 문제에서 더러 안타까운 일에 접하면 들군 하는 심정을 터놓는것이니까.》
《내 다녀보면 어떤 단위들에서는 일부 행정일군들이 이것도 정책이고 저것도 정책이기때문에 누구를 막론하고 집행할 의무밖에 없다면서 과학자, 기술자들을 자기 사업에서 떼내여 다른 사람들도 얼마든지 할수 있는 불필요한 작업에 동원시키는것을 례상사로 여기더군.
유감스러운건 일부 당일군들속에 이런 페단을 못본척하거나 외면하는것이요. 그런 문제에 간섭하는것은 당일군의 본도가 아니라는거겠지. 이런 일군들은 과학자, 기술자들속에 들어가라면 지식인들은 복잡하고 까다로운 사람들이라고 하면서 손발을 적시지 않을거요.
지식인들만큼 소박하고 정결하며 단순한 사람들이 어디 있소. 능력이 없는 무식하고 보신적인 일군들은 절대로 이걸 알수가 없소.
나라에서 억만금에 비할수 없는 품을 들여 키운 인재들을 천시하고 이들을
《집을 주고 식량을 공급해준것도 좋지만 그들의 마음속에 들어가야 돼. 그들이 과학기술연구사업에서 애로되는것은 무엇인가, 생활에서 남모르게 아파하는 문제가 무엇인가를 알고 풀어줘야 돼. 인재를 중히 여기고 내세워주면 그 집단이 흥하고 그래야 나라일이 잘되오.》
중건의 결의를 들으신
《아까두 말했지만 절대루 덤비면 안되오. 하나하나 알심있게 다지며 전진하라구. 무슨 애로가 있으면 어느때든 내게 전화를 하고. 암만 바빠도 산소열법에 관한 지배인의 전화는 내 꼭 받겠소. 우리 서로 자주 련계를 가지자구.》
김중건이며 관계부문 일군들을 떠나보내신
전화를 받으시던
《고온공기연소기술의 공업화가? 정말 그게 성공했다는거요?》
《그렇습니다,
《주영호동문 지금 어디 있소?》
《현지에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래? 음- 드디여 성공했단 말이지.》
한참후에야
《총리동무, 한데 난 왜 그런지 이 좋은 특대소식을 듣고만싶지 않구만. 주영호동무에게 빨리 알려주시오, 내 그리로, 김철로 가겠으니 떠나지 말고 기다리라고 말이요. 난 새 기술로 밀어낸 압연강재를 내 눈으로 직접 보고싶소. 우리의 훌륭한 영웅들을 한시바삐 만나보고싶은 심정을 금할수가 없단 말이요.》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끝내 해냈단 말이지. 무산이 한걸음 짚으니 김철이 또 한걸음 내짚고… 이렇게 계속 끝장을 볼 때까지 주체화를 위한 길을 축내야지.)
송수화기를 놓으신
수행일군을 불러 김철의 희소식을 들려주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