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3 회)
제 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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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직후엔가 저 북쪽에서 동광산을 하나 개발할 때의 일이요. 지금은 옛말을 하지만 처음엔 고생을 많이도 했댔소. 숱한 자금과 로력을 들여가지고 파들어갔는데 어디 광맥이 나와야 말이지. 지질학자들의 어림짐작이나 믿고 계속 일하다가는 나중엔 엄청난 국가적손해를 본다며 책임전가론을 가지고 곁에서 말들이 많았댔소. 광맥이 있다고 주장했던 학자들도 손맥을 놓고 물러앉았지.
그래 내 지질학자들에게 당신들이 지금껏 들어간 자금폭과 곁에서 떠드는 시비에 걸음을 멈춘것같은데 좋다, 국가의 예비를 총동원해서라도 자금을 보장해주겠으니까 결말엔 상관말고 계획했던 깊이까지 마지막까지 파들어가라, 그래도 나오지 않으면 후대들이여! 여기에는 동이 없으니 그리 알고 파지 말라! 이렇게 표식비를 세워주면 후날에 고생을 안하지 않는가, 이것도 하나의 성과이니 끝까지 해보라고 고무해주었소. 그런데 동이 나왔거던. 지질학자들이 광석덩이를 들고 나를 찾아와 인사를 하던 말이 아직 잊혀지지 않소. 나의 믿음이 있어서 자기넨 배짱을 부리며 일하게 되였다오. 믿음이 자기들의 과학적주장을 지켜주었고 증명해주었다고 하였소.
이렇게 볼 때 사실 사람과의 사업이라는게 별거야 아니지. 사람은 늘 자기를 뒤받쳐주는 손길이 있다는것을 알게 되면 무슨 일에 닥치든 무서움을 모르게 되오.》
그래, 이것이다.
《동무의 심정은 리해가 되오. 하지만 나도 법을 준수해야 하는 이 나라 공민의 한사람이요. 그러니 우린 법일군들을 탓하지 맙시다. 하지만 동무의 제기를 듣고보니 생각되는것이 있고 그래서 크게 자책되는것이 있소. 주영호동무도 알겠지만 황철은 이때껏 좋은 조건에서 산소열법시험을 해보지 못했소. 현장을 돌아본 동무의 보고를 들어봐도 황철앞에 막아나선 시련의 험산은 어제도 오늘도 여전하다는것을 느낄수 있소.
그런데 어째서 황철사람들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가? 어째서 자체의 힘으로 용광로를 일떠세우고 제힘으로 오늘까지 걸어온 그들이 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가 말이요.》
《…》
《이 책임은 황철동무들만이 아니라 산소열법용광로가 타발을 안하는 로라고 하여 원료, 연료보장에 등한시했던 내각이며 금속공업성, 련관단위 일군들도 응당히 져야 하오. 그뿐더러 황철동무들이 나라걱정 앞세우고 백번 재다가 겨우 하는 한두번의 제기를 풀어준것으로 만족해왔던 나 역시 기꺼이 지겠소.》
《!》
《나는 당
《
주영호는 크나큰 격정에 넘쳐 시선을 버쩍 들며
《주영호동무, 난 말이요, 주체화를 위한 길에서 황철사람들과 그리고 우리 인민과 늘 하나의 운명으로 이어져있다고 생각해왔소. 하나의 운명으로 말이요. 그러니 생사를 같이하는게 응당한 리치가 아니겠는가.》
《힘들겠지만 황철행을 다시 해야 할것같소. 내려가 모든 동무들에게 다 알려주시오. 나도 그 동무들과 운명을 같이하겠단다고, 우린 그 누구도
그러시고는 어머니가 동생들을 돌보는데서 미흡한 맏자식을 타이르듯이 간곡하게 신신당부하시였다.
《주영호, 내려가 사업을 시작하면 사람들 목소리에 귀를 많이 기울이라구, 무릎을 마주하고 정을 나누고. 사람을 귀하게 여길줄 알아야 정을 나눌줄도 알게 되고 오가는 정이 깊어야 하자는 일 다 잘돼. 알겠소?》
《명심하겠습니다,
이 말씀 또한 가슴을 울리여 주영호는 쪼아박듯 수첩에 써넣으며 결의드리였다.
《됐소. 그럼 용광로는 내게 맡기고 이젠 빨리 떠나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