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3 회)

제 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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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김정일동지께서는 불현듯 어버이수령님이 그리우시였다. 그러자 이 그리움은 별이 빛나는 밤하늘 저 멀리로 끝없이 미쳐가는것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어버이수령님을 모시고 당중앙위원회정원을 거니시던 그밤이 상기되시였다. 그밤도 이 저녁처럼 별이 빛나는 맑은 밤하늘이 아득히 펼쳐져있었다. 수령님께서는 그날 사람과의 사업방법을 가지고 말씀하시다가 지나간 일을 화제에 올리시였었다.

《해방직후엔가 저 북쪽에서 동광산을 하나 개발할 때의 일이요. 지금은 옛말을 하지만 처음엔 고생을 많이도 했댔소. 숱한 자금과 로력을 들여가지고 파들어갔는데 어디 광맥이 나와야 말이지. 지질학자들의 어림짐작이나 믿고 계속 일하다가는 나중엔 엄청난 국가적손해를 본다며 책임전가론을 가지고 곁에서 말들이 많았댔소. 광맥이 있다고 주장했던 학자들도 손맥을 놓고 물러앉았지.

그래 내 지질학자들에게 당신들이 지금껏 들어간 자금폭과 곁에서 떠드는 시비에 걸음을 멈춘것같은데 좋다, 국가의 예비를 총동원해서라도 자금을 보장해주겠으니까 결말엔 상관말고 계획했던 깊이까지 마지막까지 파들어가라, 그래도 나오지 않으면 후대들이여! 여기에는 동이 없으니 그리 알고 파지 말라! 이렇게 표식비를 세워주면 후날에 고생을 안하지 않는가, 이것도 하나의 성과이니 끝까지 해보라고 고무해주었소. 그런데 동이 나왔거던. 지질학자들이 광석덩이를 들고 나를 찾아와 인사를 하던 말이 아직 잊혀지지 않소. 나의 믿음이 있어서 자기넨 배짱을 부리며 일하게 되였다오. 믿음이 자기들의 과학적주장을 지켜주었고 증명해주었다고 하였소.

이렇게 볼 때 사실 사람과의 사업이라는게 별거야 아니지. 사람은 늘 자기를 뒤받쳐주는 손길이 있다는것을 알게 되면 무슨 일에 닥치든 무서움을 모르게 되오.》

그래, 이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창가를 떠나시며 수령님의 말씀을 새기시였다. 나는 황철사람들과 혈연의 정과 인연을 맺은 사람으로서 그들에게 그 모든 책임을 지울수 없다. 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지금 서슴없이 나서서 도와주어야 하며 그들로 하여금 선택한 길을 끝까지 가도록 떠밀어주어야 한다.

그이께서는 주영호에게로 다가가시였다.

《동무의 심정은 리해가 되오. 하지만 나도 법을 준수해야 하는 이 나라 공민의 한사람이요. 그러니 우린 법일군들을 탓하지 맙시다. 하지만 동무의 제기를 듣고보니 생각되는것이 있고 그래서 크게 자책되는것이 있소. 주영호동무도 알겠지만 황철은 이때껏 좋은 조건에서 산소열법시험을 해보지 못했소. 현장을 돌아본 동무의 보고를 들어봐도 황철앞에 막아나선 시련의 험산은 어제도 오늘도 여전하다는것을 느낄수 있소.

그런데 어째서 황철사람들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가? 어째서 자체의 힘으로 용광로를 일떠세우고 제힘으로 오늘까지 걸어온 그들이 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가 말이요.》

《…》

《이 책임은 황철동무들만이 아니라 산소열법용광로가 타발을 안하는 로라고 하여 원료, 연료보장에 등한시했던 내각이며 금속공업성, 련관단위 일군들도 응당히 져야 하오. 그뿐더러 황철동무들이 나라걱정 앞세우고 백번 재다가 겨우 하는 한두번의 제기를 풀어준것으로 만족해왔던 나 역시 기꺼이 지겠소.》

《!》

그이의 말씀요지를 수첩에 적어내려가던 주영호는 너무 놀라 흠칫 필을 멈추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결연한 음성으로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나는 당총비서로서 이에 대하여 정식 정치국에 통보하겠습니다.》

장군님!》

주영호는 크나큰 격정에 넘쳐 시선을 버쩍 들며 그이를 우러렀다. 받아안은 말씀의 뜻이 주는 충격이 하도 커서 머리속이 다 하얘지는것만 같았다. 가슴을 치는 자격지심과 또다시 자신이 크게 성장하는감을 느꼈다.

《주영호동무, 난 말이요, 주체화를 위한 길에서 황철사람들과 그리고 우리 인민과 늘 하나의 운명으로 이어져있다고 생각해왔소. 하나의 운명으로 말이요. 그러니 생사를 같이하는게 응당한 리치가 아니겠는가.》

장군님의 절절하신 그 음성에 주영호는 가슴이 저려듦을 느끼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주영호의 새로운 결심이 어린 얼굴을 더듬어보시며 부탁조로 이르시였다.

《힘들겠지만 황철행을 다시 해야 할것같소. 내려가 모든 동무들에게 다 알려주시오. 나도 그 동무들과 운명을 같이하겠단다고, 우린 그 누구도 수령님의 유훈인 그 주체철을 성공시키기 전에는 물러설수 없다고, 법일군들도 그런 각도에서 깊이 생각하고 문제를 처리하길 바란다고 말이요. 그리고 입원자치료문제랑 그밖의 일들을 련합당위원회와 잘 토론해가지고 그 결과를 내게 직접 보고해주오. 지금 나는 내색은 하지 않지만 김중건이네로 하여 상심해할 황철사람들을 생각하면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소.》

그러시고는 어머니가 동생들을 돌보는데서 미흡한 맏자식을 타이르듯이 간곡하게 신신당부하시였다.

《주영호, 내려가 사업을 시작하면 사람들 목소리에 귀를 많이 기울이라구, 무릎을 마주하고 정을 나누고. 사람을 귀하게 여길줄 알아야 정을 나눌줄도 알게 되고 오가는 정이 깊어야 하자는 일 다 잘돼. 알겠소?》

《명심하겠습니다, 장군님.

이 말씀 또한 가슴을 울리여 주영호는 쪼아박듯 수첩에 써넣으며 결의드리였다.

《됐소. 그럼 용광로는 내게 맡기고 이젠 빨리 떠나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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