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2 회)
제 3 장
사랑의 감정은 어디서부터 흐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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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장이 모임을 집행하는 발언을 했다.
《오늘 우리는 공장기술자들은 물론 대학의 연구사선생들도 참가하여 기술협의회를 하게 됩니다. 동무들도 잘 알겠지만 우리는 얼마전에
사전에 준비한듯한 기사장의 말은 거침이 없었다.
제일먼저 일어선 사람은 공장 수의사였다. 수의사는 록화물을 보고나서도 의견은 커녕 일언반구도 하지 못한
신형일은 그가 하는 한마디한마디가 씨가 박힌 소리라고 생각했다. 체도 크지 않고 말도 많이 하지 않는 수의사가 나이가 든 경험많은 실력자이라는것을 신형일은 이미 파악한 상태였다. 그가 먼저 운을 떼자 여기저기서 우뚝우뚝 일어섰다. 모두들 자기비판을 먼저 하고 제나름의 견해를 내놓았다.
신형일은 부기사장이며 각 직장 기술부원들의 토론을 주의깊이 들으며 하나하나 적기도 했다. 곁에 있는 지배인도 토론하는 사람들을 처음 보기나 하는것처럼 눈여겨보군 했다. 그도 이따금 사업수첩에 적군 했다. 많은 사람들이 일어났다. 실내에서 돌아가는 선풍기소리가 사르륵사르륵 기분좋게 들려왔다.
이윽고 기사장이 일어섰다.
《모두 좋은 토론을 했습니다. 차천호동무의 설계가 좋은것은 현대화하는 우리 공장에서 세계적인 추세를 종합한 록화물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하는 문제만이 아니라 공장의 실정에 맞으면서도 더 월등한것으로 되게 깊이 연구하고 사색한것입니다. 그의 착상은 거의 그대로 도입한대도 일없을 정도입니다. 이런데로부터 이런 결론을 하게 됩니다. 우선 미생물발효제와 단백먹이생산을 작업반의 규모로 정하고 이곳을 첨단의 수준으로 완성시키는것입니다. 그래서 우선 실험실을 꾸리고 실험실력량을 증가하려고 합니다. 보다는 배양기들을 제작설치하여 고체, 액체배양기를 우리 손으로 완성시키기 위한 준비를 잘하는것입니다. 먼저 발효제공정을 완성시키고 그것을 단백곤충사육에 적용하기 위해서 공장에서는 종합조종소를 꾸리는데 총력량을 집중시킬 생각입니다. 자, 이걸 보고 토론들을 계속합시다.》
기사장이 돌아서더니 벽에 커다란 직관도를 걸었다. 그가 무엇을 하나 하고 호기심을 가지고 주시하던 신형일은 은근히 놀랬다.
거기엔 《공장의 현대화를 실현하는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는 제목아래 《오리먹이를 철저히 선행시키는 원칙에서 배합먹이의 공정을 거친먹이를 현대적인 균생산방법으로 완성시켜서 공업적인 방법으로 생산을 진행할수 있는 토대와 기술력량을 꾸리는것이다.》라고 먼저 쓴 표제아래 현대화에서 실현해야 할 목표들을 하나하나 라렬했는데 색감까지 먹여서 배합먹이직장, 무인화호동, 알깨우기공정 그리고 단백 및 발효제생산공정들을 두드러지게 했다.
《이건 우리가 현재 거의 완성중에 있는 설비와 기계의 현대화를 표시한겁니다. 중요한건 먹이생산의 현대화입니다. 자, 이번엔 이걸 보고 토론들 합시다.》
기사장이 걸개틀에 다른 직관도를 걸었다.
《발효먹이의 공업적생산체계》라는 제목으로 제시된 직관도에는 알기 쉽게 종균배양, 확대배양, 균접종, 고체배양, 건조 및 포장, 마지막공급의 체계가 둥그렇게 화살표형식으로 그려져있었다. 그것은 발효제공정의 배치도였다.
천호가 발효제생산에 대한 정확한 견해를 내렸다면 기사장은 그것을 하나로 종합하였다.
참고로 본 록화물에서는 분산적인 다른 단위의 실정에 맞는 생산이였는데 이 배치도는 공장의 집약적인 실정에 맞게 종합적인 체계속에서 공업화를 실현할수 있는 정연한 체계를 찾아내여 배치도를 작성한것이였다.
배합공정을 거친 배합먹이가 완비된 발효공정을 거쳐 생산된 발효제와 혼합되는 과정을 하나의 사슬공정으로 표시한 배치도는 일목료연하면서도 명백했다.
《야!》하는 감탄이 터졌다.
구체적인 설명을 안받침한 발효공정은 복합미생물발효제 생산용균그루로부터 생산방법과 발효먹이생산에 미치는 각이한 영향조건과 몇가지 인자들의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되였다. 마치 완성된 발효제생산공정이며 배양기들의 설치, 단백곤충들의 사육실을 보는듯한 감이 들었다. 장내가 웅성거리였다.
《역시 기사장동지가 다른데?!…》
《언제 저런걸 했을가?》
여기저기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신형일은 감탄하기보다 자못 놀랐다. 늘 바쁜 기사장이 언제 시간을 냈을가 하는 생각보다 기술적인 견해가 부족한것으로 알고있었는데 대번에 인식이 달라졌다.
역시 책임기사시절에 소문을 냈다고 하더니 확실히 기술수준이 있었다. 이제까지 시간이 딸리고 또 부지배인이라는 직무에서 행정사업에 시달리다나니 자기의 실력이 잘 나타나지 않았던것같았다.
웬일인지 지배인이 덤덤해서 배치도를 지켜보는바람에 신형일이 《이제 보니 기사장이 실력이 있었구만요.》하고 말하니 지배인은 《예-》하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더 다른 말이 없었다.
아직은 보충할 점과 구체적인 방안이 론의되여야 했으나 어쨌든 눈앞이 환해졌다.
조용하던 실내는 웅성거리는 소음으로 설레였다. 서로 묻고 배치도를 가리키면서 소곤거렸는데 총체적으로는 기사장에 대한 평이였다.
기술적인 문제에 관심을 돌리지 않는것같던 기사장이 이제 보니 대단하다는 반영이였다.
지금 기사장은 어딘가 으쓱해하는 자세로 앞에 있는 사람들을 굽어보는데 그것도 응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형일은 실내를 가득 채운 기술자들을 일별하다가 중간쯤에 앉은 차천호가 배치도를 뚫어지게 주시하는것을 보고는 얼른 차학선을 돌아보았다. 그가 지금 엉거주춤해서 앞에 내건 배치도를 쳐다보고있었다.
《잘 안보입니까? 그럼 여기 나와서 보십시오.》
신형일은 차학선에게 관심을 가지고 다심히 권했다.
그 말에 용기를 얻은듯 차학선이가 배치도앞에 다가가 세세히 뜯어보았다.
우덕진이가 별로 긴장해서 그를 지켜보았지만 지금 모두의 시선은 차학선의 이상스런 행동에 더 눈길이 끌려 우덕진이쪽은 돌아볼념도 안했다.
《허, 기사장이야말로 참 수재군.…》
학선은 이렇게 혼자말처럼 하고는 도로 안경을 쓰며 제자리에 앉았다. 그의 말이 별로 의미가 있어보였지만 사람들은 수재라는 말그대로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