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회)

종 장

(2)

 

먹이가 뿌려질 때마다 살진 메기들이 솟구쳐오르는 모양은 그야말로 이채로운 풍경이였다. 원래 잔잔한것보다 질풍같이 내달리는것을 좋아하시는 그이께서는 물살을 차며 욕심을 부리는 메기들을 보니 기운이 솟구치는것같으시였다.

오리들을 가공할 때 나오는 부산물로 메기를 길러 후방사업을 한다는 지배인의 보고를 들으시며 《종업원들이 좋아하겠구만?》하고 물으시였다.

《모두 좋아서 어쩔줄 몰라했습니다.》

모두의 얼굴에 벙글 웃음이 어렸다. 장군님께서는 란간을 잡으시고 물속을 내려다보시였다. 메기들이 욱실욱실했다.

바로 저런것이 실리이고 공짜인것이다. 이 좋은 착안을 하고 녀성들의 힘으로 양어장을 건설했다는 녀성직장장의 손을 잡아주시니 그는 말한마디 없이 샘솟듯 눈물만 흘리였다. 장군님께서는 그의 모습에서 더없이 깨끗한 진심을 읽으시였다. 장한 일을 하고서도 자랑하려는 생각보다 수령께 기쁨을 드리는것을 생의 제일 큰 락으로 여기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두연오리공장의 종업원들인것이다.

먹이를 제 먼저 먹겠다고 철버덕거리는 소음과 공중으로 튀여나는 맹어의 특기가 장군님께 인상깊게 새겨졌다.

정말이지 시간만 허락된다면 매일이라도 나와보고싶으신 광경이였다.

은연중 심중의 말씀을 하시며 눈길을 떼지 못하시자 《장군님, 할 일은 우리가 다하겠으니 여기에 오시여 다문 한번이라도 피곤을 푸십시오. 저희들의 간절한 소원입니다.》하며 이번엔 녀성직장장이 앞으로 나서며 절절하게 아뢰였다.

《고맙소, 고맙소.》

이런 인민들이 도처에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훈훈하게 달아오르시였다. 이런 인민을 위해서라면 무엇을 아끼고 무슨 일인들 못하랴.

하나의 부산물도 버리지 않고 알뜰하게 살림살이를 하는 이런 녀성들과 공장의 일군들을 보시니 시간은 긴박하고 일정이 째여있지만 이들과 더 같이 있고싶으시였다. 그길로 그이께서는 종합조종소를 찾으시여 현대화의 과정이 종합된 록화물에 대한 설명을 들으시였다. 모든것이 정연한 체계로 구비된 여기서 매 오리우리의 사양관리가 콤퓨터로 조종된다니 이곳이야말로 최첨단으로 내달리는 우리 시대의 현대화의 표본이였다.

공장지배인과 각 대학의 책임자들이 조리있으면서도 명료하게 설명을 잘한데다가 공장연혁실의 자료가 과학적으로 안받침되여 더 실감있었다. 오리작업반으로부터 발족된 공장의 연혁자료를 둘러보시던 그이께서는 별로 단정하고 침착해보이는 일군을 바라보시였다. 아까 단백먹이생산공정에서 슬며시 지배인의 등을 밀어주던 일군이였다. 묻는듯한 시선에 그가 앞으로 나서며 《공장당비서 신형일입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공장현대화를 잘했소. 이렇게 일을 많이 해놓고도 동무는 그렇게 뒤자리에 서있구만.》

위대한 장군님! 우리 종업원들이 일을 잘합니다.》

그이께서는 언제나 앞채를 메는 저런 일군들이 있어 이렇게 멋쟁이공장이 일어설수 있었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시였다.

그날 그이께서는 일군들과 함께 공장에서 준비한 예술공연까지 보아주시려 회관으로 들어서시였다. 회관 역시 현대화된 공장에 어울리게 멋쟁이로 꾸려져있었다. 이 공장의 일군들과 종업원들의 문명수준은 회관의 좌석이며 설비 하나하나가 다 말해주고있었다. 지열난방체계까지 완성했다니 시내의 어느 극장도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자리에 앉으시던 그이께서는 당비서가 눈에 띄우시자 친히 옆자리로 불러주셨다. 자꾸만 뒤자리를 차지하는 그를 이렇게라도 가까이에서 만나주고싶으셨다.

공장의 예술공연 역시 전문단체 못지 않았다. 독창도 좋고 중창도 좋았지만 특히 공장에 깃든 어버이수령님의 사랑을 설화시에 엮어 절절하게 표현한것이 더 좋았다.

장군님께서는 손수건으로 몇번이고 눈굽을 닦으시였다. 종목이 바뀔 때마다 제일먼저 박수를 쳐주시며 잘한다고 치하하시였다. 오리공장의 이런 상태면 얼마든지 만t생산기지로 도약할수 있다. 그러면 어버이수령님의 한생 소원이던 수도시민들에게 고기를 먹이는 문제를 원만히 풀수 있게 된다.

장군님께서 밖으로 나오시니 회관앞에 공장의 혁신자들이 서있었다.

사진을 찍을 성원들인데 생각보다 작아보이시였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공장의 현대화에 소리없이 이바지한 공장의 많은 기술자들과 이를 도와나선 대학의 연구사들을 내세우고싶으시여 어서 그들을 다 데려오라고 하시였다. 넓으나 넓은 공장의 자기 초소에 있는 그들이 모이느라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테지만 공장의 현대화에 바친 기술자들의 정성과 충정의 열도를 높이 사줄수 있다면 아까울것이 없으시였다. 그이께서는 눈물범벅이 되여 달려오는 그들을 한참이나 기다려주시였어도 기쁘기만 하시였다.

이윽하여 자리가 다 정돈되였다고 생각되였을 때 다급하게 달려오는 남녀청년이 있었다. 그이께서는 자리에 들어서시다말고 돌아서시였다.

그들이 주저하는것을 보고 친히 손짓하시며 가까이에 불러주셨다. 그들은 차천호와 강수려였다.

옆에 서있던 당비서가 말씀드렸다.

위대한 장군님, 이번에 현대화의 제일 중심고리인 발효제생산을 맡았던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사인 강수려동무와 우리 공장 현장기사인 차천호동무입니다.》

《그래? 반갑소.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사들이 한몫 했구만. 좋소.》

그이께서는 더없이 기쁘시였다. 김일성종합대학은 이름만 외워도 자신의 모교이라는 생각에 앞서 어버이수령님과 어머님의 사랑이 어려오며 눈시울이 뜨거워나시였다.

그 어려웠던 건국의 나날에 세웠던 종합대학에서 자란 졸업생들이 이렇게 사회주의강국건설의 경제전구들마다에서 꽃을 피우고있으니 이보다 더 큰 기쁨이 어디에 있으랴.

어머님과 종합대학건설장에 가셨던 일이 어제일처럼 삼삼히 떠오르시였다. 어머님과 같이 걸으신 길은 오랜 세월이 흐른 오늘까지도 잊혀지지 않으시였다. 이번 어머님탄생일에는 꼭 대성산의 주작봉마루에 오르시여 오늘의 기쁨을 아뢰일 생각을 하니 또다시 가슴이 부풀어오르시였다.

《집이 어딘가?》 그이께서는 다정히 물으셨다.

《우린 집이 다 이곳 두단땅에 있습니다.》

그들은 합창이나 하듯 꼭같이 대답했다.

이때 곁에 서있던 당비서가 조용히 말씀드리였다.

사업에서 과오를 범하고 해임되여 공장에서 일하는 아버지와 함께 여기서 현실체험을 하면서 복합발효균생산에 공헌했다고, 아버지는 이미 회복되여 이 자리에 없지만 그들부녀는 다같이 현대화의 기본전투장에서 자기가 할바를 했다는 자랑이였다.

얼마나 좋은 일인가. 사업을 하던중 과오를 범한 한 당원이 끝까지 한길을 갈수 있게 힘을 주는 공장, 이 공장은 그런 잠재력이 있다.

《기쁜 일이요.》

김정일동지께서는 앞에 선 연구사를 눈여겨보셨다. 지성이 엿보이는 얼굴도 행동거지도 모든게 마음에 드시였다. 옆에 선 청년에게도 자꾸 눈길이 가시기에 부모들이 무엇을 하는가고 물으시니 반갑게도 《두단령감》의 손자라는게 아닌가.

아, 《두단령감》!

흙묻은 신발을 든채 달려오던 키가 꺽두룩한 지배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두단령감》이라는 친근한 이름으로 오늘도 수령님의 사랑의 력사를 전하고있는 사람!

그 손자가 이렇게 자라 공장의 현대화를 훌륭히 실현해가고있으니 정말 좋은 일이였다.

그이께서는 따뜻이 물으셨다. 가정을 이루었는가고.

그들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에도 당비서가 아직은 미혼인 처녀총각이라고 대답했다.

《아하!》

그이께서는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선자리에서 보아도 그들은 더할나위 없는 한쌍이였다.

그이께서는 고개를 젖히시며 만족한 미소를 지으시였다.

《동무들은 정말 행복한 세대요. 앞으로도 새세대 지식인들답게 살기 바라오. 동무들의 밝은 미래를 축복하오.》

《아버지장군님!》

처녀의 눈에 수정같은 눈물이 그득히 괴여올랐다. 옆에 선 청년 역시 한마디라도 더하면 좌르륵 눈물을 쏟을것같았다.

장군님께서는 더없이 만족하시여 그들을 량켠에 세우셨다. 대견하고 사랑스러운 이들에게 사랑만을 안겨주고싶으셨다.

열광의 선풍속에서 공장의 일군들과 기술자, 종업원들, 각 대학의 연구사들이 바로 이렇게 뜻깊은 기념사진을 찍었다.

장군님께서는 멋쟁이공장으로 변모된 이곳, 새 풍경으로 변모된 두연오리공장에서 꼭 생산을 올려야 한다고 다시한번 강조하시고는 일을 잘하면 꼭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하시였다.

그이께서는 날씨도 기막히게 좋은 10월의 하늘가를 올려다보시였다.

평양시민들에게 고기를 풍족하게 먹이시려던 수령님의 평생소원을 풀어드릴수 있는 현대적인 고기생산기지는 드디여 이렇게 일떠섰다.

저기 북쪽에는 로동계급을 위한 광포오리공장이 만부하로 생산을 올리고있다. 이것이 바로 번영하는 내 조국의 모습이다.

장군님께서는 눈가에 비쳐든 정든 고장을 보고 또 보시였다.

앞으로 꼭 다시 오리라 생각하시였지만 이 길이 마지막이 될줄이야 그 누가 생각이나 했으랴. 두연오리공장에 대한 위대한 장군님의 현지지도는 가금분야의 마지막현지지도로 되였다.

만세의 함성을 올리며 따라서는 종업원들, 그 대렬을 보며 어버이장군님께서는 몇번이고 눈굽을 닦으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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