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한 시골에 제가 잘못을 저지르고 남에게 넘겨씌우기 잘하는 량반이 있었다.

어느 가을날 량반은 어린 머슴을 데리고 먼길을 떠났다. 량반은 하늘소잔등에 앉아 건들건들 졸면서 편안하게 갔지만 어린 머슴은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고삐를 잡은채 걷다나니 지칠대로 지쳤다.

날이 저물어 그들은 길가의 주막집에서 하루밤 묵게 되였다.

량반은 통닭안주에 약주까지 받쳐서 들여온 저녁밥을 배불리 먹고 뜨뜻한 방에서 곯아 떨어졌다. 그러나 어린 머슴은 멀건 죽으로 끼니를 에우고 하늘소와 함께 마구간에서 새우잠을 자지 않으면 안되였다.

한밤중에 목이 컬컬하여 잠에서 깨여난 량반은 방문을 열고나가서 주막집주인이 시장에 내다팔려고 광주리에 담아놓은 감을 몰래 훔쳐먹었다.

초저녁에 량반은 주막집주인이 감광주리를 방문앞에 놓는것을 보았던것이다.

이튿날 아침 감이 없어진것을 알고 성이 독같이 난 주막집주인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누가 감을 훔쳐 냈어? 내 당장 사등뼈를 분질러놓고 말테다.》

주막집주인이 법석 고아대는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인가 하여 어린 머슴이 달려왔다.

이때 방안에서 늦잠을 자던 량반은 방문을 열고 천연스럽게 말하였다.

《아무려면 량반인 내가 남의 물건에 손을 댔겠나? 아마 우리 집 머슴이 감을 먹어버린 모양인데 그대신 아침밥을 주지 않으면 될게 아닌가?》

량반은 자기의 잘못을 어린 머슴에게 넘겨씌우려고 했다.

《뭐? 머슴이 먹었다구? 이 뻔뻔스러운 놈아!

내 량반치구 도적 아닌 놈 못 봤다! 그래 감값을 낼테냐 안낼테냐?》

《이놈이 누구더러 도적이래?》

량반은 속이 켕겼으나 삿대질하며 주막집주인에게 대들었다.

잠시 그들이 싸우는것을 보고있던 어린 머슴이 급히 량반에게로 다가와 조용히 귀띔해주었다.

《저 나리, 방에 들어가 거울을 좀 보시와요.》

《엉?》

량반이 황급히 방으로 들어가 거울을 들여다보니 입술에 감부스레기가 말라붙어있었다.

《아이쿠!》

량반은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러자 어린 머슴이 통쾌하게 웃으며 주막집주인에게 말했다.

《하하, 감값대신 나리에게 아침밥을 주지 마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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