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07(2018)년 7월 13일 로동신문

 

실화

승리에 대한 추억

 

밑둥을 자른 도람통들이 삽시에 모래전호속에 《심어지기》 시작하였다.

《우리 당위원장이 오랜 싸움군이였다더니 정말 신통한 생각을 해냈어.》

《이 도람통속에 들어가기만 하면 전번처럼 적포격에 맹랑하게 부상을 당하는 일은 없어지겠구만요. 이걸 뭐라고 부른다. 〈도람통화점〉! 어때요?》

흙 한점 없는 모래판에서 전호 아닌 전호에 의지하여 가렬한 싸움의 낮과 밤을 이어가던 제47보병사단 124보병련대 1대대 병사들의 안타까움은 어느새 안개처럼 걷히고 충천한 사기는 래일의 전투를 갈망하고있었다.

전사들이 모래판에 파묻은 도람통속에 차례로 몸을 잠그어보게 하며 부족점을 퇴치해주던 대대당위원장 한동수의 발걸음이 한 《화점》앞에서 멈추어졌다.

《박동무,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오?》

《이렇게 모래를 퍼내느라니 우리 집독마다 듬뿍하니 넘쳐나던 흰쌀이 생각납니다. …

당위원장동지, 승리하는 날 난 온 중대를 내 고향 약산동대에 초청하겠습니다. 우리 평북도사람들의 인심이 얼마나 후한지 아십니까?》

《평북도사람들?… 잘 알지. 참 잊혀지지 않는 사람들이요.》

어느덧 한동수의 주위에 모여앉은 병사들의 호기심어린 눈동자는 그의 다음이야기를 재촉하고있었다.

《조국의 촌토를 피로써 사수할데 대한 최고사령관동지의 방송연설이 있은 다음날이였소. 방금 별을 단 군관 6명을 소개해주면서 사단장이 명령하더군. 〈이제 이 동무들과 함께 곧바로 남신의주에 가서 새로 입대하는 대원들을 접수하여 시급히 한개 부대를 조직하시오.〉

밤새 달리고달려 목적지에 도착하니 마침 군사동원부 지도원이 학교마당에 들어섰소.

〈인계받으시오. 모두 600명입니다. 명단은 없습니다. 언제 그럴 짬이 있어야지요. 난 또 새 사람들을 접수해야 합니다. 그럼 수고하십시오.〉

그는 사라졌소. 솔직히 아뜩하더군.

아직은 군복도 총도 없는데 군대라고 대렬을 편성하고보니 당장 저녁은 어떻게 먹이고 잠은 어디에서 재워야겠는지 걱정이 산더미같았소.

난 무작정 제일 가까운 부락으로 달려갔지. 30호도 겨우 되는 자그마한 부락이였는데 그곳 녀맹위원장이 하던 말이 아직도 귀에 쟁쟁하오.

〈군관동무, 걱정마십시오. 그게 우리 일입니다. 저녁식사는 매 집에서 한개 소대씩 맡겠습니다.〉

그날 밤 학교강당바닥엔 온 마을의 이불이며 멍석이 다 펴져있었소. 자식들을 한지에서 재우는 부모심정이 편하겠는가고 하면서 말이요. 그 부모들은 우리에게 식량을 해결하는 방법도, 밥가마며 화식기재를 마련하는 방도도 차근차근 다 가르쳐주었소.

〈중대밥을 지을만 한 가마는 락원에 가야 있습니다.〉

〈북중에 가보시오. 전쟁전에 거기서 식기랑 밥죽이랑 만들었수다.〉

어디서나 물심량면이였고 누구나 혈육이였지. 그 혈육같은 인민들은 군복을 지어놓고 마을마다에서 우리를 기다렸고 우리는 행군하면서 군복을 갈아입었소. 그 평북도사람들은 자기 이름 석자도 대주지 않았소. 그런 인민이 바로 우리뒤에, 우리 총을 믿고있지!》

대대당위원장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났다.

병사들은 전호속에 《도람통화점》을 더 깊이 박았다.

아군의 진지를 향하여 대병력을 집결한 적들의 발광은 또다시 시작되였다. 수십대의 적기가 뿌리는 폭탄과 휘발유통이 아군방어선일대에 불보라처럼 뿌려졌다.

통신선이 동강났다. 대대장은 중대장을, 중대장은 대대장을 목터지게 찾고불렀다. 그러나 굉음에 삼키운 그들의 목소리는 허공에 흩어져버렸다.

모래불우의 조약돌 하나도 사격목표로 되는 한낮이였지만 통신병들은 용수철튀듯 진지밖으로 달려나갔다. 두번째 통신병마저 모래불우에 선혈을 쏟고 쓰러지자 금방 20살 생일을 맞은 길주태생 통신병이 일어섰다.

《서두르지 말게. 아직은 너무 일러. 그 일엔 내가 적임자지.》

《당세포위원장아바이, 아무래도 홀몸이고 젊은 내가 더 낫지요.》

《난 다 살아봤네. 자네야 나보다 더 살아야지.》

권선기를 잡고 일어서던 당세포위원장이 갑자기 무릎을 꺾고 주저앉았다. 불시에 날아온 파편이 그의 오른다리를 꿰뚫었던것이다. 군복내의를 찢어 그의 다리를 감싸주고는 이윽토록 당세포위원장을 바라보던 20살 통신병이 불현듯 입을 열었다.

《당원이 되고싶었습니다.》

그렇게 밝은 웃음을 남기고 떠난 그는 다시는 그길로 돌아오지 못하였다. 부대의 지휘통신을 보장한 그의 두손에는 통신선이 피가 나게 감겨져있었다. …

영생불멸의 혁명송가 《김일성장군의 노래》가 오래도록 울려퍼지던 그날 밤 한동수는 밤길을 떠났다. 그의 귀전에는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고 확신에 넘쳐 교시하시던 위대한 수령님의 못 잊을 음성이 삼삼히 메아리쳐왔다. 한시도 잊고 산적 없는 그날의 교시를 자자구구 가슴에 꽉 채우는 그의 눈앞에 위대한 수령님의 영상이 우렷이 안겨왔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

《인류력사는 자기의 자유와 독립을 위한 투쟁에 결사적으로 궐기한 인민들은 언제든지 승리한다는것을 보여주고있습니다.》

주체39(1950)년 10월 최고사령부를 찾아가던 행군대오는 구령없이 멈춰섰다. 당시로서는 흔히 볼수 없었던 통쾌한 광경이 전사들의 발목을 잡았던것이다.

사방에서 탐조등이 밤하늘을 쭉쭉 누볐다.

아니나다를가 그 탐조등에 적기가 걸려들었다. 모든 탐조등이 화광을 집중하였다. 이찰나에 고사포들이 일제히 불을 뿜었다. 적기는 끝내 수풍호에 처박히고말았다.

박수를 치고 환성을 올리며 벅적 끓어번지던 전사들속에서 약속이나 한듯 영생불멸의 혁명송가 《김일성장군의 노래》가 터져나왔다. 노래는 다시 《조국보위의 노래》합창으로 이어졌다. 격식없는 오락회가 벌어졌다.

누군가가 장편서사시 《백두산》의 한 대목을 읊기 시작하였다. 그 다음대목은 한동수의 랑송으로 한층 더 격조를 띠였다.

이때 어떤 군관이 그들에게로 다가왔다. 그는 물었다.

책임자는 누구인가. 무슨 직무에 있는가. 어느 부대 동무들인가?…

한동수의 대답을 일일이 듣고 잠시 사라졌던 군관이 다시 나타났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동무들을 부르십니다.》

꿈인가 생시인가. 심장은 밖으로 막 튀여나올것만 같았다.

랑만과 기백에 넘친 전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시며 《백두산》은 참으로 좋은 시라고, 우리 인민은 누구나 다 이 시를 좋아한다고 의미깊게 교시하시던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몸소 시 한 대목을 읊으시였다.

조선은 죽지 않았다, 조선의 정신은 살았다, 조선의 심장도 살았다라고 격조높이 시를 읊으시던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승리에 대한 신심과 믿음이 없으면 지금과 같은 때에 군인들이 저렇게 시를 읊고 노래를 부르지 못한다고 뜨겁게 뇌이시며 어푸러질듯 달려오는 전사들을 향해 걸음을 옮기시였다.

최고사령관동지!

제47보병사단 124보병련대 1대대 선전원이였던 한동수의 보고를 받으시고 전사들을 미덥게 바라보시던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동무들이 이 어려운 때에 노래를 부르고 시를 읊을 생각은 어떻게 했는가고 물으시였다.

《우리는 어려운 때일수록 〈김일성장군의 노래〉를 부르면 힘이 납니다.》

전사들이 심장으로 터쳐올리는 한결같은 대답을 들으신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동무들이 김장군의 노래를 부르고 《백두산》시도 읊는것을 들으니 우리가 반드시 이긴다는 신심이 더욱 굳어진다고, 그래서 바쁜 길이지만 동무들을 꼭 만나보고싶어서 차를 세웠다고 뜨겁게 교시하시였다.

최고사령관동지, 정말 고맙습니다. 믿음에 꼭 보답하겠습니다.》

전선에 나가 잘 싸우기 바란다고 당부하시며 전사들의 손을 따뜻이 잡아주시는 위대한 수령님께 전사들은 간절히 아뢰였다.

장군님! 부디 건강하십시오. 전사들은 장군님만 믿고 싸웁니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타신 야전차는 전선을 향해 떠나갔다. 하지만 그이의 온기가 고이 간직되여있는 두손을 꼭 잡고 야전차의 불빛을 따라 하염없이 눈물로 두볼을 적시는 전사들의 발걸음은 움직일줄 몰랐다. …

위대한 수령님을 만나뵈왔던 꿈같은 그날로부터 넉달이 흘렀다. 하지만 그이의 숨결, 그이의 체취는 매일, 매 시각 그의 곁에, 조국의 한 구간인 자기 전호를 지켜 결사전을 벌리고있는 전사들과 함께 있었다.

《우리에게는 당이 있고 조국이 있고 인민군대가 있으며 자기 조국의 귀중함을 잘 알고있는 인민이 있소.

그렇기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승리하오.》

잊지 못할 전선길에서 전사들에게 남기신 위대한 수령님의 그날의 교시는 당과 군대와 인민이 하나로 뭉쳐 싸우는 조국은 영원히 철벽이라는 필승의 선언이였다.

동터오는 새벽하늘을 바라보며 정든 대대로 걸음을 다우치는 한동수의 마음은 나래라도 돋친듯 하였다.

철벽!

등에 진 등사기며 등사원지를 힘껏 추슬러올리며 그는 다시한번 입속으로 외웠다. …

며칠후 1대대에서는 전투원들을 위한 첫 선전물이 나왔다.

8절지만 한 규격에 여러 제목의 소박한 글을 담은 선전물은 하루 수십부씩 발행되였는데 그 인기가 대단하였다.

매 중대에서 선발된 문학통신원들이 안고오는 원고는 날마다 실효가 높아졌다. 전우들은 더 큰 하나로 뭉쳐지고 보이지 않는 경쟁은 위훈의 송풍기가 되였다. 혹 밥을 못 가지고 진지로 나가는 한이 있더라도 그 선전물만은 누구나 아기처럼 품에 안고 떠났다.

천우에 선전물을 놓은 다음 그우에 나무막대기를 대고 돌돌 감아서 모래주머니가 달린 끈으로 맨 선전물은 첫 《도람통화점》에서 두번째 화점으로, 두번째에서 세번째로… 이렇게 온 소대를 돌았다.

《도람통화점》속에서 전사들은 대대의 군공을 알았고 후방의 소식을 읽었다. 빛난 훈장 가슴팍에 달고 고향의 부모처자에게 안길 꿈을 꾸며 불타는 증오를 총탄으로 재웠다.

적들과의 가렬한 전투가 시작된지 벌써 한주일이 지났다.

적은 각종 대구경포를 미친듯이 쏘아댔다. 류산탄, 연막탄 등 있는 포탄을 모조리 발사하며 약 한개 대대의 보병력량으로 그들이 매복하고있는 정면으로 육박하여왔다.

350m, 300m, 250m … 적과의 거리는 분분초초로 줄어들었다.

그 시각 경기관총사수 윤창흡은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마지막숨결까지 용감하겠다.》라는 자기의 결의가 실린 선전물을 보고있었다. 녕변태생 박동무는 동갑친구인 길주태생 통신병이 숨지면서도 놓지 않았던 통신선 한토막을 품속에 더 깊이 간직하였다.

적과의 거리 200m, 드디여 원쑤의 머리우에 무자비한 불줄기가 날아갔다.

《원쑤들에게 죽음을 주라!》

부상당한 지휘관을 대신하여 전투를 지휘하는 경기관총사수 윤창흡의 목소리가 서리발처럼 원쑤들에게 날아들었다.

첫 기도에서 참패한 적들은 한시간도 못되여 약 2개 중대를 동원하여 또다시 덤벼들었다. 적폭탄에 그의 하반신이 모래판에 파묻혔다. 적들의 나팜탄에 얼굴은 거멓게 익어버렸다. 군복도 불길에 탔다. 그러나 그는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몇달전 전투때에는 《분대장동무, 내 격발기를 당겨주오!》 하며 총을 잡고 비지땀을 흘리던 녕변태생 박동무도 믿음직한 구대원이 되여 신대원들을 용사로 키웠다.

적들은 끝내 퇴각하였다. 그로부터 한달후 경기관총사수 윤창흡에게는 공화국영웅칭호가 수여되였다.

 

*         *

 

한동수로병은 추억의 이야기를 끝내며 이렇게 말했다.

《당이 준 그 성스러운 임무를 수행하면서 저는 인민이 어떻게 병사의 마음에 깃드는가에 대하여, 병사의 용감성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가에 대하여 많은것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이 땅에서 전승은 어떻게 마련되였는가.

가장 준엄하고 기쁠 때 전장을 진감하던 노래와 시, 그 노래와 시를 낳게 한 위대한 수령님에 대한 믿음이 전승을 안아왔습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더욱 가까이 전사들곁에 오시여 수령님께서 억척같이 심어주신 승리의 신심이 위훈의 금별메달들로 빛나게 되였습니다.》

 

본사기자 조향선

독자감상글쓰기
Change the CAPTCHA codeSpeak the CAPTCHA code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를 하려면 여기를 눌러주십시오
Copyright © 2003 - 2018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