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회)

제 3 장

18

  

각 작업장에서 일제히 쏟아져나온 ㄷ방직 전체 로무자들은 공장뜰을 꽉 메꾸었다. 만세를 부르는 격한 웨침소리가 공장의 모든 건물을 뒤흔들고있었다. 언제나 작업장주위에 우글거리고있던 깡패나 형사들은 어딘가에 처박혀서 얼씬도 못한다. 로무자규찰대가 폭력으로 놈들을 제압한것이다. 놈들은 안으로 자물쇠를 잠근 방에서 우들우들 떨고있었다.

로무자들의 함성이 별안간 더욱 요란해진다. 몸을 숨기고 창밖을 엿보던 한 형사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들이 이 며칠 밤잠도 못 자며 수색하던 기태가 파철더미에 가마니 두장을 깐 연단에 서있었던것이다.

기태는 당당하게 가슴을 버티고 군중들을 둘러본다. 로무자들은 기태의 태도에 더한층 자기들의 강한 힘을 느낀다. 기태는 힘있는 목소리로 짤막한 연설을 하였다.

《로무자 여러분! 우리는 로동대중이요. 하나의 공장이 아니라 온 남녘땅을 착취와 억압에서 해방시켜야 하오. … 우리의 이 힘을 시위할 때는 왔소. 우리는 공장주에게 제기한 우리의 요구조건이 관철될 때까지 한걸음도 물러서지 맙시다. 여러분! 우리는 혼자가 아니요. 우리의 힘은 강대하오. 우리뿐아니라 이 땅의 모든 청년학생들이 치욕적인 <한일회담>과 박정희매국도당을 반대하여 용감히 싸우고있습니다. 여러분! 우리 젊은이들이 겨레를 사랑하는 힘과 열정을 남김없이 온 세상에 떨칠 때는 왔소. 공장주는 요구조건을 접수하지 않을수 없을것이요. 이 땅을 저들의 침략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미제승냥이무리들에게 저주가 있을것입니다. 이 땅에 또다시 기여들려던 왜놈들은 공포에 떨것입니다. 승리는 우리의것입니다. 프랑카드를 높이 추켜듭시다. 총파업 만세!》

목청껏 웨치는 만세소리속에서 옥채가 양복 웃저고리밑에 감고 나온 프랑카드를 풀어내였다. 또 한 직조공이 그 한끝을 잡는다.

《ㄷ방직 로무자총파업 만세!》

뒤이어 남수와 동혁이가 프랑카드를 높이 든다.

《망국적 <한일회담>을 즉각 중지하라, <아사히>직기를 사들이지 말라!》

프랑카드들이 펼쳐지자 기태가 한손을 높이 휘저으며 소리쳤다.

《여러분! 투쟁의 거리를 향해 앞으로!》

함성, 발구름소리, 닫겨졌던 정문은 부서졌다. 로무자들은 대오를 짜고 당당하게 거리로 쏟아져나간다.

남수는 소년공들에게 멋진 말로 구령을 쳤다.

《소년공들! 우리의 미래를 향해 돌격!》

4월에 그는 단신 땅크앞에 나섰었다. 그러나 오늘 성장한 남수는 수백명의 소년공들을 이끌고 그 선두에 서있다. 소년공들은 남수를 자기들의 본보기로 여기고있었다. 그가 달리면 그들도 달리였고 그가 만세를 웨치면 그들도 웨치였고 그가 주먹을 휘두르면 그들도 온몸에 야무진 힘을 모두어 두주먹을 높이 휘둘렀다. 기봉이, 동혁의 어른스러워진 모습도 보인다.

파업로무자들의 대렬은 공장 앞길을 꽉 메우고 소리높이 전진한다. 마음껏 웨친다. 목청껏 부르짖는다. 무서운 기세로 폭발한 그들의 힘앞에서 투쟁의 거리는 활짝 열려져 그들은 거침없이 내달린다. 강철보다 강하고 노도처럼 사납고 큰 산처럼 미더운 로동대중의 대렬속에 지혜도 서있었다.

지혜 역시 4월의-다감하기는 하나 감상적이던, 꿈은 있으나 신념이 부족하던, 용기는 있으나 자각이 부치던, 동무들곁에 있으면서도 혼자 모대기던, 고통에 몸부림치고 설음에 통곡하던 그때의 지혜가 아니다. 시련을 투지로 이기고 행복도 꿈도 열정도 오직 투쟁에 바치면서 신념을 가지고 군중의 앞장에 서는 힘과 용기를 지닌 성장한 지혜가 걸어간다.

지혜는 경옥의 팔을 끼고있었다. 자기의 살붙이가 아니라 주리고 학대받는 모든 어머니와 언니와 조카들을 위해 나아가는 경옥의 눈은 타오르고있다. 언년이도 있다. 언년이옆에는 명주가 밝은 표정, 날카로운 시선으로 앞을 똑바로 보며 걷고있다.

지혜는 흔연 시선을 들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키낮은 판자집지붕우로 북쪽하늘을 배경으로 하고 한그루의 살구나무가 보인다. 만경대의 씨앗이 이 어두운 남녘땅 토양속에 뿌리를 내리고 싱싱하게 솟아있는 그들의 《마음의 기둥》, 6월의 빛나는 해빛속에서 푸르른 가지마다 열매가 무르익고있는 그 살구나무다.

멀리 직각으로 보이는 네거리에는 바다같은 학생들의 대렬이 보였다.

대렬은 드디여 네거리에 나섰다. 마주친 로동자대렬과 학생대렬 그리고 수많은 애국적인민들은 소용돌이치는 격류를 이루어 환성을 올리면서 합세하였다. 연도에 서있던 순경들이 밀려드는 대렬들을 갈라놓으려고 버둥거리다가 군중의 힘의 물결에 밀려나 발밑에 쓰러졌다. 그들은 쓰러진 순경의 몸뚱아리를 디디고 넘어서 서로 얼싸안고 그대로 전진한다.

프랑카드가 합류하는 물결과 함께 펄럭인다.

《흩어지면 죽음이다, 민족이여 단결하라!》

지혜도 학생대렬속에 뒤섞이였다.

《지혜!》

《영애!》

녀학생들의 눈에서 격동의 눈물이 비오듯 하였다. 지혜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북쪽하늘을 우러러 격하게 파도치는 심장속에서 이렇게 웨치고있었다.

(온 겨레가 조국통일의 길을 따라 앞으로 나아가리라!)

 

                                                   주체61(197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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