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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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가 훤칠한 문성태 당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들어서며 정중히 인사드렸다. 인공지구위성개발사업을 당적으로 적극 밀어줄데 대한 과업을 받고 현지에 나갔던 일군이였다. 현지에서 과학자, 기술자들과 침식을 같이했는지 얼굴이 수척해지고 눈이 벌거우리 충혈져있었다.

《빨리 도착했구만. 지금 교향곡을 감상하고있는데 함께 들읍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시 록음을 높이시며 교향곡의 음향에 귀를 기울이시였다. 문성태는 약간 의아해하는 기색을 지으며 소고소리가 가락맞게 흐르는 록음기에 눈길을 주었다.

그이께서는 부동자세로 서있는 문성태에게 자리를 권하시며 이전 쏘련의 작곡가인 쇼스따꼬비츠는 레닌그라드가 가장 엄혹한 시련을 겪고있던 시기에 유명한 교향곡을 창작하여 군대와 인민을 도시방어와 원쑤격멸에로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해주시였다.

《…심오한 사상과 실감있는 음악적형상으로 일관된 작품에서는 제1악장이 기본이요. 그래서 국립교향악단에 그 교향곡을 형상할데 대한 과업을 주었는데 손색없이 연주했구만. 방금전에도 난 이 교향곡을 감상하면서 우리 조국앞에 드리운 난관을 어떻게 뚫고나가겠는가를 생각해보았소.》

이윽고 교향곡이 끝났다.

그이께서는 들을수록 여운을 주는 교향곡이라고 하시면서 교향곡이 얼마나 유명했던지 유럽나라들에서는 그 연주권을 놓고 싸움까지 벌어졌다고 말씀하시였다.

《이전 쏘련의 가요 정의의 싸움도 그렇고 레닌그라드교향곡 역시 싸우는 쏘련군대와 인민에게 거대한 사상정신적량식으로 되였소. 그런데 지금은 혁명의 노래대신에 비애와 한탄에 젖은 어지러운 선률이 사람들을 정신적불구자로 만들고있소. 싸우는 전선의 전화기에까지 련결되여 울려퍼지던 붉은군대협주단 합창도 로병들의 훈장과 함께 락엽처럼 묻히고있소.》

그이께서는 자리에서 일어서시며 우리 나라에 온 로씨야사람들이 조선의 사회주의가 부럽다, 정말 후회된다고 말한다는데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고 나직이 외우시였다.

《우리는 혁명에서 한걸음 물러서면 두걸음 물러서고 두걸음 물러서면 열걸음, 백걸음 물러서게 된다는 력사의 교훈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하오. 공훈합창단 음악에서는 바로 이런 정신이 울려나와야 하오.》

《아닌게아니라 공훈합창단공연을 관람하면 정신이 번쩍 듭니다. 학교에서 몇달동안 공부한것 못지 않게 많은걸 배웁니다.》

오래동안 김정일동지를 가까이 모시고 일해오면서 음악에 대한 그이의 열정과 사랑을 누구보다 깊이 알고있는 문성태가 흥분에 겨워 대답올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존안에 따뜻한 미소를 떠올리시였다.

《부부장동무가 그렇다니 나도 기쁘오.》

그이께서는 즐거운 음성으로 수긍하시며 갔던 일이 어떻게 되였는가고 물으시였다.

《연구소동무들은 장군님께 꼭 승리의 보고를 올리겠다면서 주야전투를 벌리고있습니다. 며칠전에 박송봉부부장동무가 연구소에 들렸댔습니다.》

《박송봉이?

《그렇습니다. 희천에 갔다오다가 들렸다는것입니다. 인공지구위성개발이 과학자들이나 연구사들에게만 방임할 일이 아니라면서… 제기된 문제들을 토의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고개를 가벼이 끄덕이시였다. 나라의 국력을 과시하는 일대사변으로 될 인공지구위성개발사업은 그이께서 몹시 관심하시는 문제였다. 바로 그것으로 공화국에 대한 제국주의자들의 제재압살책동에 파구를 내고 우리 인민에게 남부럽지 않을 유족하고 문명한 생활을 마련해주자는것이 당의 의도였다. 박송봉 역시 이것을 잘 알고있었기에 스스로 일감을 맡아안은것이였다. 그이께서는 가슴이 후더워나시였다.

《박송봉동무에게 늘 빚진 마음이요. 건강도 변변치 않은데 자꾸 일감을 찾아다니는구만. 몸을 전혀 돌보지 않거던.》

박송봉의 병색이 도는 검싯한 얼굴을 눈앞에 떠올리며 그이께서는 조용히 뇌이시였다.

해방후 만경대혁명학원에 다닐 때부터 어버이수령님과 김정숙어머님의 남다른 보살피심을 받으며 성장한 박송봉은 이를데 없이 고지식하고 혁명앞에 충실한 실천가형의 일군이였다.

그래서 1995년 정초 국방공업을 더욱 발전시킬데 대한 새로운 전략을 내세우면서 이 과업을 누구에게 맡기겠는가를 많이 생각하시다가 당중앙위원회 부부장인 박송봉을 적임자로 보시였다.

박송봉은 과업을 무겁게 받아안았고 그 길에서 쓰러질지언정 혁명가 유자녀의 명예를 빛내이겠다고 맹세다졌다. 말이 곧 실천인 그는 그 맹세대로 일하고있다.

《아무래도 박송봉동무의 건강문제는 내가 따로 관심해야 할것 같소. 그 사람성미야 내가 잘 알지.》

그이께서는 혼자말씀으로 뇌이시며 일력장에 박송봉의 치료대책을 강구할데 대한 내용을 적어넣으시였다.

《차가 다 식겠소.》

김정일동지께서는 여전히 한자세로 서있는 문성태에게 어서 앉으라고 권하시며 손수 차잔을 들려주시였다. 연구소에서 더 제기되는것이 없는가고 물으시였다.

문성태가 차잔을 들다말고 쭈밋거렸다.

《…장군님의 가르치심대로 운반로케트의 계단설정을 완성하고 분리기술에서도 많은 전진을 이룩하였는데 감시기구들과 장치연구에서 좀 애로를 겪고있는것 같습니다. 위성보유국들에서 필요한 기재를 사오게 해달라는것이 제기되였습니다.》

《위성보유국들에서 사와야 한단 말이지. …》

김정일동지께서는 나직이 외우시며 칠흑같은 어둠이 드리운 창밖에 시선을 주시였다. 사실 위성은 그자체가 과학기술종합체이기때문에 위성보유국들도 핵심기술을 제외하고는 많은 부분품을 그 부문을 독점한 다른 나라에서 사들이고있었다.

그이께서는 과학자, 기술자들이 얼마나 어렵고 힘들었으면 그렇게 제기하랴싶어 가슴이 무거워지시였다.

《그래, 지금 우린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있지. 사실 지금까지 이룩해놓은 성과만 해도 기적이라고 할수 있소. 하지만…》

자리에서 일어서시였다. 문성태도 차잔을 놓고 몸을 일으켰다.

《그 분야의 기술과 기재를 팔겠다는 나라도, 도와주겠다는 나라도 없소. 우주기술이 엄격한 수출통제품이기때문에 수입이라는 말자체가 성립되지 않소. 방도는 마지막까지 자력으로 해결하는것이요. 100프로 우리의 지혜와 기술, 우리의 자재로 만들어야 하오.》

문성태는 그이의 말씀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위성개발이 얼마나 어려운 사업인가를 너무도 잘 알고계시는 김정일동지께서 100프로의 국산화를 요구하고계시였던것이다.

사실상 전자공학과 기계공학, 조종학, 우주공학, 전자요소공학을 비롯한 현대응용과학의 종합체인 인공지구위성개발자체가 막강한 과학기술력량과 고도의 기술수단, 막대한 자금과 강력한 공업토대를 요구하기때문에 그 개발에서 100프로의 국산화라는 말은 상징적인 의미로 통하고있을뿐 다른 나라의 첨단기술과 《두뇌반입》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것으로 인정되고있었다. 위성보유국들도 위성의 모든 요소들을 자기의것으로 생산제작하여 발사한것이 아니였다.

미국과 로씨야에서도 특수금속재료는 도이췰란드에서, 정밀기계들은 스웨리예에서 수입하여 제작하고있었고 프랑스는 유도장치를 벨지끄에서, 원격송수신장치를 네데를란드에서 수입하여 조립하는것이 통례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문성태를 바라보시며 너그러이 웃으시였다.

《물론 힘들지. 하지만 우리는 해내야 하오. 우리 인민의 만대의 행복을 위해 허리띠를 조이면서라도 일어서야 하오. 우주를 정복해야 한다, 이건 수령님의 뜻이요. 수령님께서는 70년대에 벌써 우리가 잘살자면 우주를 정복해야 한다고 가르치시면서 우주강국건설의 길을 밝혀주시였소.》

자신께서 그 힘든 길을 택하실 때의 괴로움을 문성태가 다는 모를것이라고 생각하시였다.

시련이 겹쳐든 첫해는 정말이지 숨쉬기조차 가빴다. 사회주의시장의 붕괴, 제국주의자들의 악랄한 고립압살책동, 련이어 겹쳐드는 대자연재해… 그해는 농사작황도 시원치 않아 참으로 애를 먹었다.

국고에 남은 자금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 자금을 어디에 돌리겠는가를 두시고 그이께서는 몇밤을 새우시였다. 현지지도의 길에서도 무거운 사색에서 벗어나지 못하시였다.

마침내 중대결심을 내리시고 나라의 만년기틀을 위한 사업에 리용하도록 문건을 비준하시였다. 제기되는 문건들에 언제나 활달한 필체를 남기시던 그이이시였지만 그날만은 한자한자에 천만근의 무게를 실으시였다.

《부부장동무, 정세가 준엄하고 험난할수록 더욱 분발하여 일어서는게 혁명가들의 기질이요. 우리는 언제나 자기를 믿고 혁명의 길을 헤쳐왔소. 앞으로도 우리는 자기 힘을 믿고 전진해야 하며 승리를 이룩해야 하오.》

《알았습니다, 장군님.》

문성태가 격한 어조로 말씀드렸다.

《동무도 알다싶이 지금 나라형편은 참으로 어렵소. 그 가슴아픈 정상을 보면서도 힘든 길을 택하자니 정말 마음이 괴롭소. 이런 길을 선택한것이 어떤 때엔 죄스럽기도 하오.》

아무리 고난이 겹치고 난관이 앞을 가로막아도 또 지금은 풀죽마저 겨우 먹는다 해도 령도자를 믿고 인민이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있다는 사실을 김정일동지께서도 잘 알고계시였다. 하면서도 래일의 번영을 위해 자신께서 기울이시는 이 로고를 인민이 꼭 리해할것이라는 그 한가지 믿음으로 모든 아픔을 억누르고계시였다.

《내 한몸이 초불처럼 타서라도 이 나라를 우주에 올려세울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겠소.》

문성태의 눈가에 물기가 핑 어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자리에 앉으시며 그에게 차가 식기 전에 어서 들라고 권하시고 차잔을 집으시였다.

《아무래도 부부장동무가 자강도에 갔다와야 할것 같소. 군수공업에 힘을 넣을데 대한 당의 의도를 다시한번 그 동무들에게 강조하고 그들의 사업을 도와주어야겠소. 사실은 박송봉동무에게 이 과업을 맡기자고 했는데 그 동무에겐 먼저 치료대책부터 세워주어야 할것 같구만.》

《알았습니다, 장군님.》

《승리기계공장의 당사업에 관심을 돌려야겠소. 국방공업에 절실히 필요한 첨단제품생산과제를 승리기계에 주었는데 그 동무들이 몹시 힘들어하는것 같소.》

문성태는 심중한 기색으로 꼭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올렸다.

《누구도 우리에게 평화를 그저 선사하지 않소. 오직 강력한 자체의 힘만이 평화를 수호하고 민족의 안녕을 담보할수 있소.》

생각깊으신 어조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그전에 어떤 나라에서는 우리가 현대적인 국방공업을 창설하는 문제를 제기하자 국방에 필요한 무기와 전투기술기재를 자기 나라에서 대주겠으니 사과 같은것이나 넘겨달라고 했소. 그러나 수령님께서는 남들이 한사코 반대하던 길을 헤치시며 우리의 국방공업발전에 로고를 바치시였소. 남에게 의존하는 길은 곧 굴종과 예속의 길이라는것을 오랜 혁명투쟁을 통하여 뼈에 사무치도록 절감하시였기때문이였소. 우리는 수령님의 뜻대로 국방공업을 발전시켜 나라를 천만년 미래와 평화가 담보되는 사회주의강국으로 일떠세워야 하오.》

장군님, 장군님의 뜻을 명심하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벽면에 걸린 풍경화에 눈길을 주시였다. 준엄했던 1930년대 전반기 요영구의 풍경을 그린 그림이였다.

요영구회의를 하던 때가 참으로 어려웠다고 하시던 수령님의 말씀을 듣고 화가들에게 부탁하시였는데 완성된 그림을 보신 수령님께서는 최고사령관이 요영구의 풍경을 좋아하는걸 보니 역시 백두산의 아들이 다르다고 만족해하시였다.

인민무력부장이였던 오진우도 항일전의 험난한 길이 그대로 보인다면서 마치 풍경화에서 어머님께서 부르시던 《반일전가》의 노래소리가 울려오는것 같다고 감회깊이 외웠었다.

멀지 않은 앞날에 가혹한 시련이 닥쳐오리라는것을 예감하고 화가들에게 부탁하신것은 아니였지만 혁명의 길이 결코 순풍에 돛단것처럼 순조로울수만 없다는것이 그때 김정일동지께서 품으신 생각이였다.

《부부장동무, 공훈합창단의 음악을 수록한 테프를 따로 준비했는데 자강도에 가면 그 동무들에게 전해주오. 좋은 정신적량식이 될게요.》

《알았습니다, 장군님.》

김정일동지께서는 해당 일군을 찾으시고 록음테프를 빨리 가져오라고 이르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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