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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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절을 맞으며 김정일동지를 또다시 군단지휘부에 모시게 된 전체 부대장병들은 크나큰 감격과 흥분에 휩싸였다.

구경서군단장의 영접보고를 받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군단지휘부 성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시였다. 지휘부구내는 만세의 환호로 가득찼다.

《군단장동무, 공훈합창단동무들이 도착했소?》

《예, 최고사령관동지께서 파견하신 전략예비대는 이미 좌지를 차지하고 전투명령을 기다리고있습니다.》

《그러니 명령만 내리면 포성을 올릴수 있단 말이지?》

《그렇습니다. 나팔들이 번쩍거리고 의상들도 요란합니다.》

《걸작이요.》

사실 구경서는 최고사령부 전략예비대를 맞이할 준비를 단단히 갖추라는 총정치국장의 지시를 받을 때부터 바싹 긴장되였다. 그자신이 혁띠를 졸라맨것은 물론 참모부전체를 긴장시키며 어떤 불의적인 임무도 수행할수 있게 닥달질했다.

그러나 전승절의 이른아침 부대정문으로 들어선것은 조선인민군협주단 공훈합창단 배우들을 태운 대렬차행렬이였다. 구경서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뒤이어 부대의 전투행동을 포화력보다 더 위력한 음악포성으로 지원하시려는 최고사령관동지의 의도를 깨달으며 가슴을 적셨다.

부대장병들과 기념사진을 찍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공훈합창단공연을 관람하자고 하시면서 먼저 걸음을 떼시였다. 심진성을 향해 공훈합창단성원들이 이번 차행군에 좀 지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걱정하시였다.

《…이제부터는 최고사령부와 함께 기동하면서 당의 군사로선관철에로 전군을 불러일으켜야 하는만큼 신들메를 바싹 조여야 하오.

최고사령관이 평양이 아닌 전선부대에서 전승절을 경축하는 공훈합창단공연을 관람했다는 보도가 나가면 적들이 아연실색할거요.》

구경서군단장에게 일전에 만났던 대대군인들이 다 왔는가고 물으시였다.

《예, 오늘 새벽에 기동했습니다.》

존안에 즐거운 미소를 떠올리시며 군인가족들도 관람조직을 했는가고 물으시였다.

구경서는 미처 조직하지 못했다고 말씀드렸다.

《중요한걸 놓쳤구만. 산골에서야 보기 드문 공연인데 그들이 얼마나 서운해하겠소. 다 부릅시다. 이번 기회에 군단장동무의 집사람과도 낯을 익히기요.》

구경서의 얼굴이 환해졌다. 로친이 최고사령관동지를 모시고 공훈합창단공연을 관람한 사실을 알게 되면 무척 섭섭해할것 같아 어떻게 둘러치겠는지 미리 궁리하던 참이였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그 바람에 웃음이 터졌다.

《차비하는 시간이 좀 걸릴수 있으니 기다립시다. 너무 다그어대지 말아야겠소.》

《알았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구경서군단장이 흥분을 억제하지 못하고 목메인 소리로 대답올렸다.

김정일동지께서 지휘성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시는 사이에 얼른 한시간이 지났다. 채운이 비낀 하늘의 어중간에 떠오른 능금알같은 여름해가 지글거리며 무더위를 더해주었다. 삼복철이여서 그냥 서있기만 해도 땀방울이 살틈을 비집으며 군복을 적셨다. 군단지휘부 성원들의 얼굴에 조바심이 어렸다.

그이께서는 정치위원이 군인가족들을 찾아가려는것을 만류하시며 그러면 가족들이 더 긴장해질수 있다고 책망하시였다.

《가족들이 언제 품을 들여 화장을 해보았겠소? 우리가 더 기다려주기요. 》

그이께서는 군인가족들이 빠짐없이 도착했다는 보고를 받으신 뒤에야 관람석에 들어서시였다. 폭풍같은 환호가 장내를 뒤흔들었다.

군인회관의 뒤좌석을 차지한 군인가족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눈물을 뿌렸다. 평양과 멀리 떨어진 산골에서 김정일동지를 뵙게 되리라고는, 또 그이를 모시고 공훈합창단공연을 관람하게 되리라고는 미처 생각 못했던 녀인들은 솟구치는 감격과 흥분을 누르지 못한채 목메인 소리로 만세를 불렀다.

공연이 시작되였다.

수령결사옹위의 노래가 울려퍼졌다. 폭발적이며 위용에 찬 노래소리가 가슴들을 높뛰게 했다.

공연종목이 바뀔 때마다 우렁찬 박수갈채가 터졌다.

곡목이 전시가요들로 넘어갔다. 적탄이 비발치는 격렬한 싸움터, 노호하는 아군의 포성, 적의 아성을 들부시며 돌진하는 기계화부대들, 전호가에 모여앉아 떠나온 고향과 련인들과 부모처자를 그리며 승리의 날을 확신하는 병사들, 축포가 터지는 7월의 환희!

김정일동지께서는 탁자우에 두손을 올려놓으신채 주의를 집중하시였다. 합창소리도 가늠하시고 연주가들의 자세도 여겨보시였다. 관람석이 얼마나 무더운지 열기가 확확 풍겼다.

그이께서도 연신 손수건으로 땀을 씻으시였다. 어느새 잠바깃이 화락하니 젖었다. 조명록총정치국장이 죄스런 눈길로 그이께서 앉아계신곳을 계속 여겨보며 안절부절했다. 미리 랭풍장치를 설비하지 못한것을 두고 후회하는것 같았다. 하지만 그이께서 절대로 허용하지 않으시리라는것도 알기에 그저 속앓이만 하는것이다.

그이께서는 무대의 맨 가녁에서 불안한 자세로 노래부르는 가수의 모습을 띄여보시였다. 혁명가극 《당의 참된 딸》을 창조할 때에 단역배우로 출연한적이 있는, 그후에는 늘 합창대에서 보게 되는 가수였다. 이름이 서윤호라고 했던지… 자세로 보아 몸이 좀 불편한것 같았다.

왜서인지 선창자들인 석지민이나 김중영, 홍성훈이도 자감상태에 빠져들지 못하고 지휘자의 요구에 따라 노래를 억지로 부르는것처럼 느껴지시였다.

대체로 공연이란 오후시간에 하는것이 보통인데 이례적으로 오전시간을 택한데다가 배우들이 어뜩새벽에 길을 떠나오다나니 피로해서 그런것이 아닌가 생각되시였다. 했어도 자기의 능력을 한껏 발휘하지 못하는것이 서운하시였다.

그이께서 아끼시고 내세우시는 공훈합창단은 단순한 예술단체가 아니였다. 공훈합창단의 정신으로 전군을 만탄창시키고 합창단의 붉은기정신으로 온 나라를 물들이자는것이 그이의 의도였다. 공훈합창단이 부르는 노래에는 죽어도 혁명신념을 버리지 않을 그리고 미래를 락관하는 조선혁명가들의 신성한 감정이 비껴있었다.

장내에 고요가 얼핏 깃들더니 노래 《내가 지켜선 조국》의 배합관현악선률이 흐르기 시작했다. 관람석은 숨소리마저 사라진듯 했다. 노래선률에 흘러넘치는 조국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병사들의 가슴을 흔들었다.

노래가 2절로 넘어갔다. 전호가의 노을을 배경으로 휘날리는 람홍색기발의 우렷한 형상이며 한없이 귀중한 조국을 지켜 한생 총잡고 전호에 살려는 병사의 맹세가 구절구절을 통해 맥맥히 흘렀다.

노래를 조용히 따라부르는 군인들의 목소리를 가려들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곁에 앉은 심진성에게 몇마디 지시를 주시였다.

심진성이 놀란 눈길로 장내를 휘둘러보더니 허리를 굽힌채 회관밖으로 나갔다.

노래가 끝나자 박수가 터졌다. 흥분의 파도가 관람석에 넘쳤다.

그런데 뜻밖에도 노래 《내가 지켜선 조국》의 인상깊은 선률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관람석에서 일시에 《야!》하는 탄성이 울렸다. …

공연이 끝난 뒤에 김정일동지께서는 회관대기실로 인민군협주단 지휘성원들과 창작가들 그리고 선창자들을 부르시였다.

《동무들이 제시간에 도착 못할가봐 근심했는데 그만하면 제대로 되였소. 행군로상에선 별다른 정황이 없었소?》

다심한 정이 느껴지는 그이의 말씀에 유진수는 행군도중 한대의 자동차가 고장나서 좀 애를 먹었다는것과 그래서 인원과 기재들을 다시 편성하다보니 간신히 시간을 지킬수 있었다고 보고드렸다. 하면서도 군인이라면 어떤 난관이 있어도 마땅히 수행해야 할 최고사령관의 명령을 두고 하물며 그런 하찮은 문제까지 보고드리게 되는것이 죄송스럽다고 말씀드렸다.

《불의에 정황을 주니 역시 문제가 생기는구만. 운수기재란 말이지.… 배우들이 적재함에서 시달리다나니 혼쌀났겠소. 그 피로감이 공연에서 알리거던.》

사실 그이께서는 이번 전승절공연을 조직하시면서 공훈합창단이 앞으로 독자적인 정예화된 군가집단으로서의 자기 면모를 완성하도록 하는데 주의를 돌리시였다. 지금처럼 인민군협주단에 소속되여서는 당에서 요구하는 높이에서 국가적인 공연활동을 보장할수 없다고 보시였던것이다.

그래서 이번 공연을 평양이 아닌 전선지대의 련합부대에서 진행하도록 하시였고 더구나 앞으로는 최고사령부와 함께 멀고 험한 전선길을 달려 인민군대의 사상적진지를 강화하는데 이바지해야겠기에 무리할 정도로 요구성을 높이시였다.

《순회공연을 보장하자면 아무래도 전용뻐스가 있어야 할것 같소. 당에서 운수기재를 해결합시다. 악기들과 의상들이 있으니 여느 려객뻐스와는 다르게 공간배치를 해야겠소.》

그이께서는 유진수에게 공연에 대한 군인들의 반영을 물으시였다.

《이런 산골에서 공훈합창단공연을 보게 될줄은 몰랐다고 하면서 실지 공연을 보니 정말 불소나기가 쏟아지는것 같고 그 위력에 힘이 솟는다고 한결같이 말합니다.》

《군인가족들도 반향이 대단합니다. 그러면서 모두들 최고사령관동지께 감사의 인사를 드려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유진수의 보고에 뒤이어 심진성이도 흥분한 어조로 말씀드렸다.

《그러니 유진수동무도 그렇고 심진성동무도 오늘 진행한 공연이 만족스럽다는 소리겠소?》

그이께서는 다소 실망어린 어조로 뇌이시며 두팔을 결어 가슴우에 얹으시였다. 유진수와 심진성의 몸가짐이 굳어졌다.

《음향조건이나 무대시설이 원만치 못한 상태이지만 그런 속에서도 공연이 비교적…》

유진수의 어조에는 자신감이 없었다.

《옳소. 동무들이 공연하던 극장에 비하면야 무대조건이 무척 불비하지. 또 회관안이 얼마나 더운지 가수들의 얼굴로 땀이 철철 흐르더구만. 그렇다고 공연이 정말 소리치며 자랑할 정도로 진행되였는가?…》

김정일동지께서는 유진수만은 공연의 전모를 랭철하게 분석하기를 바라시였다. 그런데 그 역시 다른 사람들의 일반적인 견해 즉 《공훈합창단의 위력》에 대해 자찬하고있었다. 무대에 선 배우들의 어딘가 지친듯 한 그리고 열정이 느껴지지 않는 모습들의 뒤에 탈색된 후광처럼 비껴있는 창작지도일군들의 그림자를 발견하게 되시였다.

유진수는 음악과 헤여져서는 순간도 살수 없는 사람이였다. 음악담을 나누어도 말귀를 알아들을줄 알았고 자신의 의도를 제때에 파악하고 음악적으로 형상할수 있는 지도일군이였다. 그래서 더 사랑하시였고 요구성도 높이시였다.

《내 생각엔 그렇지 못한것 같소.》

그이께서는 결함을 두고 어루만지거나 감싸고싶지 않으시였다.

《명절날에 이런 말을 하자니 나도 속이 좋지 않소. 그러나 내가 아니면 누가 동무들에게 이야기하겠소. 난 동무들이 창작해서 올려보낸 노래를 보고받을 때 일부러 창작가의 이름을 보지 않소. 대개 나와 함께 일하던 동무들인데 이름을 보고 노래를 들으면 정이 앞서서 다 좋게만 생각되거던. 그래서 노래를 세번나마 듣고 결론을 내린 다음에야 이름을 찾아보오. 난 오늘 낯익고 정을 나는 동무들의 얼굴을 보지 않고 객관적으로 공연을 평가하자고 하오.》

유진수가 급히 웃주머니를 더듬하며 수첩을 꺼내들었다. 얼굴의 피기가 가셔져 별스레 해쓱해보였다.

《뭘 좀 이야기하자면 수첩부터 꺼내드니 어디 툭 터놓고 말하겠소? 허허, 함께 의견을 나눠보자는거요.》

김정일동지의 누긋하신 음성에 일순 분위기가 가벼워졌다.

《합창에서 안정감이 느껴지지 않소. 부단장동무의 생각엔 어떻소?》

《미처…》

유진수가 말끝을 분질렀다.

《편곡에 원인이 있는것 같소. 아직 옛날식의 관현악편성에서 벗어나지 못했소. 손풍금과 어은금을 배합한 관현악의 소리색갈을 독특하게 살리자면 편곡에 힘을 넣어야 하오. 도식에만 매달리지 말고 대담하게 혁신해야겠소. 그러자면 편곡을 잘해야 하오.》

《알았습니다.》

유진수의 푹 꺼져든 목소리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주눅이 든 유진수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으시였다.

《그리고 화성에도 문제가 있소. 작품의 성격에 맞게 다양하게 써야겠는데 한본새로 쓰고있거던. 옛날에 나온 노래도 현대감정에 맞는 화성에 태우면 듣는 멋이 달라지오. 화성을 그저 엇바꾸어 쓰는것으로 대치하지 말고 창조적으로 현대적미감이 나게 쓰는것이 좋겠소.》

그이의 시선이 창작가들의 자책어린 얼굴을 스쳐 창문가까이에 서있는 심진성의 넙죽한 얼굴에서 멎었다. 심진성이도 무엇인가를 부지런히 수첩장에 쓰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에게 중요한것은 음악에 대한 정책적안목이라고 생각하시였다.

심진성이 문득 그이의 시선을 느꼈는지 수첩을 덮으며 안경을 벗어들었다. 슬그머니 감싸쥐였다.

사연이 있는 안경이였다. 그가 부국장으로 임명되여 처음으로 당중앙군사위원회에 참가하였을 때 김정일동지께서는 안경을 낀 그의 모습을 처음 보게 되시였다. 그때에도 심진성은 그이의 시선을 받고 황망히 안경을 벗어 주머니에 넣었다. 글자들이 잘 보이지 않는지 자꾸 궁싯거리며 눈을 슴벅거렸다.

회의가 끝난 다음 심진성을 부르시였다.

《부국장은 안경을 쓴 모습이 더 틀져보이더군. 맞겠는지 모르겠는데이걸 한번 껴보오.》 하시며 그이께서는 새 안경곽을 열어보이시였다.

몸둘바를 몰라하던 심진성은 그이께서 재촉하시여서야 정중히 받아들었다. 테넓은 안경을 낀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안경이 그쯤해야 어울리지.》

그이께서는 인민군대의 정치사업을 지도하려면 문건도 많이 보고 예술작품들도 건건이 평가해야겠는데 아무쪼록 안경이 도움되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시였다. 그때부터 안경은 심진성에게서 떨어질줄 모르는 호신부가 되였는데 아마 자책감때문에 안경을 벗은것 같았다.

《부국장, 그러다가 안경을 떨구겠소. 또 부탁하자는건 아니겠지?》

그이의 해학적인 말씀에 심진성의 얼굴이 벌개졌다. 지휘성원들이 가벼운 웃음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안경을 쓰오. 안경이 없는 부국장이야 눈에 설지.》

김정일동지께서는 말씀을 이으시였다.

《…합창소리도 시원치 않소. 소리는 지르는데 힘이 느껴지지 않아. 모두가 지향성은 같은데 서로 다른 소리가 나오게 되는건 마음을 합치지 못했기때문이요. 정이 없는 뉴대는 있을수 없고 뜻이 통하지 않는 정이란 감상주의에 불과하오.

노래들의 특성에 맞게 합창성부편곡을 잘해야 하오. 합창에서 성부편곡을 제대로 하지 못한 약점을 관현악반주로 보충하려고 하는데 합창은 어디까지나 성악을 가지고 완성하여야 하오.》

《알았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저희들이 요구성을 높이지 못했습니다. 》

유진수의 자책어린 소리에 그이께서는 조용히 웃으시였다. 유진수가 자신의 의도를 제때에 파악하는것이 기쁘시였다.

《합창 내가 지켜선 조국의 전단부에서처럼 선률이 은은히 흐를 때에는 손풍금을 두드러지게 살려써야 제맛을 돋굴수 있소. 어은금과 손풍금을 배합한 관현악에서 기본선률악기는 손풍금이요. 손풍금을 잘살려쓰는데 주의를 돌려야 할것 같소. 사실 손풍금과 어은금을 배합한 새로운 관현악은 성공한 관현악이라고 할수 있소.

병사들의 심장을 울리는데 음악의 힘이 있다는걸 명심하고 편곡에 꼭 주의를 돌리오. 실무에 빠지면 심장이 뜨거워질수 없다는걸 명심해야 하오.》

《알았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얼마간 여유를 두시며 무대를 보니 서윤호의 기색이 편안치 않은것 같더라고 말씀하시였다.

《요즈음 다리를 잘 쓰지 못해서 지팽이신세를 지고있습니다.》

유진수의 대답이였다.

《…사실 이번 공연에 따라서지 못할가봐 걱정했는데 마지막까지 견디여냈습니다.》

《내 군의국에 따로 임무를 주겠는데 평양에 돌아가면 모두 건강검진을 해야겠소.》

그이께서는 다시 두팔을 껴잡으시며 지휘성원들과 선창자들을 둘러보시였다.

《공훈합창단을 세계적인 군가집단으로 만들자는것이 당의 의도요. 관현악도 관현악이지만 기본은 합창단의 얼굴이 성악배우들인것만큼 성량과 음색, 표정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인 본보기가 되여야 하오. 그리고 우리 식 행진곡을 더 발전풍부화시키는데도 주의를 돌려야겠소.》

그이께서는 사람들을 불러일으키는데서는 행진가요가 제일이라고 하시면서 그래서 음악예술부문을 지도하시던 지난 70년대에도 창작가들에게 행진곡을 발전시킬데 대한 과업을 주시였다고 말씀하시였다.

《지금 보면 많은 나라들이 저마다 자기 나라 행진곡의 정통성을 주장하기때문에 얼핏 보면 세계적으로 그 류형이 여러가지인것 같지만 사실은 크게 두가지요. 하나는 프랑스식행진곡이고 다른 하나는 로씨야식행진곡이요. 프랑스식은 인터나쇼날식으로 숭엄하면서도 장중하고 호소적인것이 기본이고 로씨야식은 전투적이면서도 생활적인것이 특징이요. 그밖의것들은 다 이 두가지 류형에 속하거나 그로부터 갈라져나온것이요.》

김정일동지께서는 각 나라들의 행진곡을 실례를 들어 설명해주시였다. 원주필을 쥔채로 그이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던 유진수가 무엇인가 깨달은듯 급히 수첩장에 적어넣었다.

《우리 식 행진가요는 곡이 장중하고 기백이 있으면서도 선률성이 있어야 하오. 이것이 제3류형의 행진곡이라고 할수 있소. 동무들은 행진곡분야에서도 세계를 압도할 야심을 가져야 하오.》

그이께서는 문득 현실체험의 길에서 띄여보신 조혁작곡가를 화제에 올리시며 창작가들이 당이 바라는 1선참호를 차지한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씀하시였다.

《…땅크에 올라 강을 건느는 모습을 보니 땅크가 작곡가를 태우고가는게 아니라 노래에 실려 땅크가 둥둥 떠가는것 같았소. 만나지는 못했지만 반가왔소. 현실에 들어가야 하오. 그래야 당이 바라는 훌륭한 음악가가 될수 있소. 문제는 혁명군대예술인답게 언제나 당에 대한 충실성과 높은 창작적열의로 심장을 불태우며 신심을 잃지 않는것이요.》

《알겠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유진수는 창작가가 힘을 내여 일어서도록 걸음걸음 이끌어주시고도 그 모든 영광을 창작가에게 돌려주시는 그이에 대한 한없는 고마움과 경모의 마음을 금치 못했다.

《내가 왜 평양에서 보아도 될 공연을 굳이 전선부대에서 보았는가? 사실 생각이 많았소. 이 무더위에 동무들이 행군을 하다가 더위를 타지 않겠는지, 혹은 쓰러지는 동무들은 없겠는지 걱정되였소.

그러나 언제인가 말한것처럼 최고사령부나팔수가 되여 군인들의 가슴속에 당의 노래를 꽉 채워줘야 할 영예로운 사명을 지닌 동무들이기에 화선무대로 부른거요. 그래서 오늘 전승절인줄 알면서도 동무들에게 공연에서 나타난 결함들을 찍어서 말해주었소.

그런데 동무들은 내가 지적하면 아래돌을 뽑아 웃구멍을 메우는 식으로 창작창조활동을 벌리는데 이건 나와 동무들사이에 간격이 있다는걸 의미하오. 나와 동무들은 뜻과 정으로 맺어진 동지적관계요. 이게 바로 우리의 일심단결이요.》

김정일동지께서는 합창단성원들이 화염내 풍기는 전호가와 훈련장에 나가면 총기름내 풍기는 군인이 되고 공장과 농촌에 나가면 쓰러지면서도 기대곁을 떠나지 않는 로동계급이 되고 땀으로 이랑을 적시는 농업근로자가 되여 노래를 불러야 한다고 강조하시였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전상근과 유진수의 앞에서 멈춰서시였다.

《공훈합창단은 그 어느 예술단체보다 당의 령도에 충실하여야 하며 오직 최고사령관의 지시에 의해서만 움직여야 하오. 공훈합창단은 철저히 나의 합창단이요. 인민군공훈합창단은 나의 영원한 길동무이며 충실한 방조자요. 나는 동무들이 혁명적이며 전투적인 예술창조사업과 공연활동을 힘있게 벌림으로써 우리 당의 기수, 최고사령관의 나팔수로서의 영예로운 사명과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기 바랍니다.

자, 이만합시다. 오늘 군단에서 전승절을 맞는 동무들을 위해 예술선전대공연을 준비하고 국수도 마련했다는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바라오.》

대기실을 나서시던 김정일동지께서 다시 돌아서시였다.

《부단장동무, 이곳 부대에 대대장을 하는 아들이 있더구만. 아들을 만나 사진도 찍고 노래도 함께 부르는게 좋겠소. 아마 아들에게 큰 힘이 될게요.》

유진수의 얼굴에 감격의 파도가 물결쳤다.

최고사령관동지, 구실을 못해서 늘 걱정만 앞서는데…》

《됐소. 앞으로 잘하면 되오.》

친근한 음성에 유진수는 가슴이 흥건히 젖어들었다.

(최고사령관동지, 꼭 기대에 보답하겠습니다.)

 

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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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서 《불멸의 향도》]군가뢰성 (제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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