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회)

 처음이야기

 

쿵, 쿠궁!-

삼복의 찌는듯 한 더위를 간신히 넘기고 선들선들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달아올랐던 몸을 식히고있던 대지는 남쪽에서 들려오는 포소리에 꿈틀 놀랐다.

그바람에 중천으로 황급히 날아오른 령험한 까마귀들은 머지않아 들이닥칠 불길한 조짐을 예고하듯 소란스럽게 울어댔고 그에 련쇄반응을 일으키듯 활엽수들도 황이 들지 않은 잎사귀들을 성급하게 떨구었다.

돌연 어디선가 말발굽소리가 들려오더니 산릉선밑으로 우불구불 뻗어간 길우에 세필의 군마가 불쑥 나타났다.

《쩌!- 쩌어!-》

상체를 잔뜩 구부리고 말을 짓모는 기마수들은 한명의 군관과 두명의 전사였다. 어디서 떠났고 또 얼마나 달려왔는지 그들의 군복은 금방 물에서 건져낸것처럼 흠뻑 젖어있었다.

산모퉁이를 돌아선 세 기마수가 남쪽으로 질풍처럼 내달리는데 갑자기 머리우에서 우르릉- 우르릉- 하는 발동기소리가 들려왔다.

《련락군관동지, 적기입니다!》

군관의 뒤를 따르던 다부진 몸집의 중사가 다급히 알려주었다.

힐끗 상공을 쏘아본 련락군관은 목쉰 소리로 명령하였다.

《계속 달릴것!》

주인들의 불같은 독촉을 받은 군마들은 주둥이에 허연 거품을 부그그 끓이며 죽어라 하고 내달렸다.

그때 한대의 적기가 먹이를 노리는 독수리마냥 급강하하기 시작하였다.

귀를 멍멍하게 하는 아츠러운 발동기소리, 마구 뒤흔들리는 땅…

네굽을 안고 달려가는 군마들의 뒤에서 누런 먼지가 타래쳐올랐다.

별안간 적기에서 시뻘건 불줄기가 뿜어나왔다.

뚜루룩, 뚜루룩!-

적탄은 기마수들의 머리우를 스쳐지나 그들이 지나온 땅에 푹푹 박혔다.

실패한 적기는 기마수들을 거대한 그림자로 뒤덮었다가 아직도 길우에 떠도는 먼지를 들쓰며 공중으로 솟구쳐올랐다.

앙갚음이라도 하듯 이번에는 다른 적기가 달려들었다.

앙, 앙!-

기마수들과 적기가 부딪칠듯 가까와졌을 때 비행기의 배때기에서 시꺼먼 쇠공 같은것들이 뚤렁뚤렁 떨어졌다.

쾅, 꽈광!-

평평하던 땅이 갈기를 일으키며 곤두섰다.

뜨거운 열풍, 숨막히는 화약내, 공기를 썰며 날아다니는 파편…

순간 기운차게 달리던 공골말이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허공으로 뿌려졌다.

《와!- 와아!-》

서둘러 말을 멈춰세운 두 기마수는 갈기갈기 찢어진 말의 시체옆에 쓰러져있는 전우한테로 달려갔다.

그러나 머리에 치명상을 입은 전사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인철동무!… 인철이!-》

두눈도 감지 못한 전사를 와락 끌어안은 중사가 주먹으로 땅을 치며 통곡하였다.

《그만하오!》

옆에서 날아온 격한 목소리에 중사는 가까스로 울음을 멈추었다.

《임무를 생각해야지.》

이렇게 부르짖는 련락군관의 두눈에서도 눈물이 끓고있었다.

잠시후 산릉선에 전우를 안장한 그들은 또다시 적기의 래습을 물리치며 무섭게 달려갔다.

 

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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